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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6 (수)

'가나다'도 모르던 구순 할머니가 이제 대학생…'만학도 16명' 대학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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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글을 모르던 할머니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감동입니다. 늦게나마 글을 배우고 공부에 힘쓰며 마침내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올해부터는 어엿한 대학생이 되는 할머니들은 평생소원을 이뤄 꿈만 같다며 졸업식에서 눈물을 쏟았습니다.

이성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경남 거창 아림고등학교의 졸업식 날. 평균 나이 75세의 3학년 3반 학생 16명이 담임 선생님과 마지막 조회를 합니다.

최명화 / 만학도반 담임 교사
1학년부터 3학년까지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여러분들이 건강하게 잘 버텨 주고...

평생 농사와 가사로 편할 날 없던 할머니들은 배움에 목이 말랐습니다.

특히 올해 아흔이 된 맏언니인 강금순 할머니는 학교에 가본 적이 없어 글자를 몰랐고, 그렇게 못 배운 한에 평생 가슴이 아팠습니다.

강금순 / 최고령 만학도
이야기하는 거 무엇인지 못 알아 듣겠고요. 그래서 너무 창피하고 어떨 때는 억울하고 눈물이 나고 그랬어요.

그랬던 할머니들은 지난 3년간 교복을 입고 손주뻘 학생들과 똑같이 공부했고, 지난해 11월에는 대입 수능시험도 응시했습니다. 평생 못 받을 줄 알았던 졸업장을 받은 기쁨에 모두 눈시울을 적십니다.

정하순 / 만학도반 대표
저희들한테 항상 잘한다 잘한다 하시면서 칭찬만 해주시고 그래서 항상 고맙고...

할머니들은 수시에도 지원해 거창대학에 모두 합격해 올해부터는 어엿한 대학생이 됩니다.

이귀남 / 만학도반 졸업생
대학생까지 되니까 더 즐겁고 좋아요 여기까지 올 줄 몰랐어요. 저는 아직 겨울이 깊지만, 배움에 설레는 할머니들은 빨리 봄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TV조선 이성진입니다.

이성진 기자(nav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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