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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챗GP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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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빛 고래 한 마리가 글로벌 산업계를 흔들고 있다.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이야기다. 놀라운 가성비의 생성형 AI를 앞세워 전 세계 주식시장에 충격을 주고 기술 경계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이미 상용화에 성공한 AI 모델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데 딥시크의 등장이 혁신적인 것일까? 딥시크는 정말 빅테크의 기술력을 넘어섰을까? 오픈AI 챗GPT o3와 딥시크 R1을 직접 비교해 봤다. 범용적 측면에서는 우위를 가릴 수 없었지만 정밀한 사고가 필요하거나 민감한 상황에서 성능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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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된 수학 22번. 가장 오답률이 높았던 문제다. [사진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
8일 매경닷컴은 추론 기능을 고도화한 o3와 R1에게 2025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수학 영역 22번 문제에 대한 정답을 요구했다. 이 문제는 수열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필요하다. 이에 최고 오답률(96%)을 기록하며 사실상 킬러 문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o3는 2분 만에 정답인 64를 도출했다. 수식 분석, 핵심 조건 분석, 작은 수 대입, 결론 등 순서로 문제를 풀었다. 반면 R1은 6분이 넘는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면서도 9라는 오답을 내놨다. R1은 추론 과정을 공개한다. 기자가 문제 풀이 내역을 확인하니 R1은 모든 숫자를 대입하는 노가다 방식을 선택했다. 또 중간에 실수했다며 다시 계산을 시도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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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딥시크, 챗GPT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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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불거진 관세 전쟁의 승자를 가늠해 보라는 질문에도 반응이 엇갈렸다. o3는 결과 예측이 쉽지 않다면서도 갈등 장기화 시나리오, 부분적 절충안 시나리오, 중·장기적 전망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딥시크는 추후 다시 이용해 달라(Please try again later)는 메시지를 띄우며 대답을 회피했다.
서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는 질문도 마찬가지였다. 딥시크는 챗GPT가 키워드인 질문에 모두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o3는 딥시크에 대한 회사·제품 정보나 기술적 특성을 명확히 파악 중이라면서 이용자에게 적합한 AI 모델을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다만 국어 영역과 영어 영역에서는 o3와 R1의 정답률이 동일했다. 온라인상에서 유행어처럼 쓰이는 ‘직우상 얻떤 번역깃돋 일끌 슈 없쥐많 한국인듦은 쉽게 앗랍볼 숫 있는 한끌의 암혼화 방펍잇 잊댜(지구상 어떤 번역기도 읽을 수 없지만 한국인들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한글의 암호화 방법이 있다)’는 문장도 얼추 번역해냈다. o3와 R1 모두 한국인을 위해 한글로 쉽게 암호화하는 방법이 있다는 답변을 뽑아냈다. 핵심 내용이 다르지 않았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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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와 딥시크 서비스 시작 화면. 청보랏빛 고래 로고를 제외하면 비슷해 보인다. [사진 = 챗GPT, 딥시크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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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서는 챗GPT가 딥시크보다 똑똑해 보인다. 하지만 딥시크의 매력은 저비용 고효율에 있다. 지금까지 AI 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다. 다수의 후발주자가 비용을 확보하지 못해 AI 사업을 그만두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딥시크는 R1을 출시하기 한 달 전에 V3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 딥시크는 기술보고서까지 공개했다. 딥시크는 AI 훈련에 엔비디아의 저사양 칩 H800를 2408개 사용했고, 278만8000 GPU 시간 훈련에 557만6000달러(약 80억원)을 투입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빅테크가 쏟아부은 개발비의 10분의 1 수준이다.
물론 함정은 있다. 알고리즘 설계 비용과 데이터 연구 비용, 인건비 등이 제외됐다. R1이 아닌 범용 모델 V3에 대한 기술보고서인 만큼 상위 모델인 R1에는 더 많은 돈이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경쟁사 데이터 무단 수집 의혹과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금지령까지 내려졌다.
그럼에도 방송인 전민기가 라디오에 출연해 남긴 발언처럼 빅테크의 독주를 무기력하게 바라보며 격차를 벌리기만 했던 AI업계에 딥시크가 유의미한 변화구를 던진 것은 확실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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