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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5 (토)

고글 쓰다가·야옹 소리에 '펑'…러시아, 우크라 폭발물 공격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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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받은 고글에서 폭발물 발견…전원 켜면 폭발

지난해 레바논 헤즈볼라 '삐삐 테러' 연상케 해

뉴스1

러시아군이 기부받은 고글들. 매 제품마다 폭발물이 장착되어 있는 것이 발견됐다..(사진출처: 키이우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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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인도주의적 지원'이라며 러시아군이 기부받은 고글 안에서 폭탄이 발견됐다. 지난해 레바논 헤즈볼라가 당했던 무선호출기(삐삐) 테러와 유사한 방식의 사보타주(파괴 공작)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와 타스 등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가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지역 통합 조정협의회 공동 의장인 블라디미르 로고프는 "인도주의적 원조를 가장해 기부받은 중국 스카이존 사가 개발한 코브라 모델 X v4 FPV 고글에서 폭발물이 발견됐다고 전선의 군 관계자로부터 정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고글은 드론을 제어할 때 사용하는 특수 안경으로, 드론에서 전송되는 영상을 고해상도 LCD화면으로 보여준다. 로고프는 이 사건이 고립된 것이 아니며 이런 사례 보고가 군 관계자로부터 여러 건 있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 전자전 장비 개발 공급업체 'JSC NPP'의 이고르 포타포프 대표도 지난 7일 폭발물이 설치된 고글에 대해 경고하면서 "이 고글을 로만이라는 남성이 인도주의 라인을 통해 건네주었는데, 고글의 전원을 켜자 폭발하게 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기부받은 고글 상자를 열었을 때 모든 제품에서 10~15그램의 플라스틱 폭발물이 장착되어 있었다. 만약 폭발했다면 착용자는 사망하고 주변 사람들도 다치게 됐을 것으로 보인다. 포타포프 대표는 "어떤 후원자가 돕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나타날 때, 그것은 물론 훌륭한 일이지만, 항상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고글이 어느 연대나 여단에서 발견됐는지나 인명피해가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한 공병 소대 사령관은 동정심을 이용해 폭사를 시도한 사례도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스피커가 달린 폭발 장치를 찬장과 침대 옆 탁자에 붙인 후 야옹거리는 소리로 사람들을 유인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를 들어 찬장에서 야옹 하는 소리가 들려 동정심을 갖고 찬장을 열면 폭발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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