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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수)

김민재 멱살 잡혔다! "우승 세리머니 해"…다이어와 '브로맨스', 그리고 번쩍번쩍 트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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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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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김민재가 다이어에게 멱살을 잡혔다.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 세리머니에서 김민재가 특별한 장면으로 화제를 일으켰다.

이날 경기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음에도, 우승 세리머니 중심에 선 그는 동료 수비수 에릭 다이어에게 멱살을 잡힌 채 무대 앞으로 끌려나왔고, '마이스터샬레'라 불리는 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를 힘차게 들어 올리며 팬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는 뮌헨 팬들에게 김민재가 시즌 내내 팀에서 어떤 존재였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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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는 시즌 마지막 홈경기이자 33라운드를 맞아 축제 분위기로 가득 찼다.

뮌헨은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두며 리그 11번째 홈경기 승리를 챙겼고, 이미 지난 라운드에서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지은 덕분에 경기 종료 후 트로피 시상식과 공식 우승 세리머니가 열렸다.

관중석을 꽉 채운 팬들이 자리를 메웠고, 구단은 우승 축하 행사를 위해 레이저쇼, 폭죽, 대형 현수막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뮌헨은 경기 전 이미 김민재의 결장 소식을 발표했다. 김민재는 부상으로 인해 그라운드 위가 아닌 벤치 뒤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하지만 경기 후 이어진 트로피 시상식에는 빠지지 않고 당당히 등장했다.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우승의 주역임을 스스로 증명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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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이 시작되자 주장 마누엘 노이어가 가장 먼저 시상대에 올랐다. 노이어는 마이스터샬레를 전달받았지만 이를 곧장 들지 않았다. 그는 팀의 상징적인 존재이자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는 토마스 뮐러에게 트로피를 건넸다.

뮐러는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트로피를 가장 먼저 들어 올렸고, 이후 해리 케인, 다이어 등 주요 선수들이 차례로 트로피를 치켜들었다. 시상식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이어졌지만, 그 중심에 김민재는 아직 서지 않았다.

바로 그때, 다이어가 결단을 내렸다. 멀찍이 떨어져 있던 김민재에게 다가가 그의 멱살을 잡고 시상대 앞으로 강하게 끌어낸 것이다.

김민재는 웃으며 저항하는 듯한 몸짓을 보였지만, 다이어는 단호하게 그를 세리머니의 중심으로 이끌었고, 이 장면은 생중계 카메라와 경기장 대형 스크린에 그대로 잡히며 수많은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옆에 있던 해리 케인과 토마스 뮐러도 김민재의 등을 밀며 적극적으로 참여를 유도했다.

떠밀려 무대 앞으로 나선 김민재는 처음엔 쑥스러운 듯 트로피를 가슴 앞에 든 채 웃음을 지었고, 한동안 들어 올리는 듯하다가 다시 멈춰 관중들을 한 번 더 웃게 만들었다. 이후 마침내 마이스터샬레를 힘차게 들어 올리며 하늘 위로 치켜들었고, 이를 본 동료들은 환호하며 그의 등을 두드렸다.

짧지만 인상적인 이 장면은 단순한 트로피 퍼포먼스를 넘어, 그가 이번 시즌 동안 겪은 굴곡을 결국 긍정적으로 마무리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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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초반 김민재는 뮌헨 수비의 핵심으로 중용됐다. 특히 시즌 전반기에는 뮌헨 수비 라인의 중심을 잡으며 독일 현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즌 후반기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뮌헨이 성적 부진에 빠지자 현지 언론은 김민재를 포함한 수비진을 집중 비판했다. 이후엔 아킬레스건 통증이 겹치며 본래 실력이 나오지 않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실수가 이어지자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뮌헨과 분데스리가 공식 채널이 김민재를 우승 관련 영상에서 김민재를 누락해 논란이 발생했다. 인종차별 의혹까지 불거지며 비판 여론이 일었고, 이에 구단은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축하 게시물을 별도로 올리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민재가 보여준 우승 세리머니는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팀 내 주전 수비수 중 한 명이자 시즌 중 김민재와 포지션 경쟁을 펼쳤던 다이어는 이날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김민재를 챙겼다.

비록 다이어는 이번 시즌 후 프랑스 리그앙 소속 AS 모나코로 떠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김민재의 존재를 팬들에게 알리고자 했다. 동료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케인, 뮐러와 같은 베테랑 선수들이 세리머니 내내 김민재와 함께 움직였고, 트로피를 나누어 들며 그를 우승 주역으로 대우했다.

우승 세리머니 막바지, 김민재는 또 한 번 주목받았다. 독일의 전통적인 '맥주 샤워' 세리머니에서 그는 자신에게 맥주를 뿌리려는 동료들로부터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해당 영상 속 세르주 그나브리가 손에 맥주잔을 들고 다가오자, 이를 눈치챈 김민재는 재빠르게 몸을 돌려 달아났다.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순간까지도 한 방울도 맞지 않은 채 유유히 사라진 김민재의 모습은 팬들에게 또 다른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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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우승으로 김민재는 한국 축구 역사상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그는 유럽 5대 리그 두 곳에서 리그 우승을 경험한 첫 한국인 선수가 됐다.

2022-2023시즌 나폴리 소속으로 세리에A를 제패한 데 이어, 뮌헨 유니폼을 입고 불과 두 시즌만에 다시 분데스리가 정상에 올랐다.

경기 출전 여부나 부상, 현지 비판과 무관하게, 팀 내에서 김민재는 여전히 중심적인 존재임이 이날 세리머니를 통해 명확히 드러났다.

동료들의 적극적인 지지, 팬들의 환호, 그리고 웃음 속에 이뤄진 멱살 세리머니는, 단순한 우승 퍼포먼스를 넘어 김민재가 뮌헨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를 보여줬다.

김민재는 시즌 종료 후 부상 회복을 위한 재활에 돌입할 예정이다.

여름 이적시장에 대한 소문도 끊이지 않지만, 현 시점에서 그는 분명 뮌헨의 리그 우승을 함께 이룬 주역 선수다. 이미 뮌헨 클럽 역사에 이름을 깊게 새긴 김민재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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