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 특수교사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녹음 파일에 대한 효력을 인정한 1심과 달리 "몰래 한 녹음은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봤습니다.
이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항소심 재판부가 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특수교사에 대해 1심 판단을 뒤집고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해당 교사는 지난 2022년 자폐성 장애가 있는 주씨 아들을 도맡아 가르쳤습니다.
수업 도중 아이에게 "버릇이 고약하다", "싫어 죽겠다"는 등의 발언을 했고, 이 내용은 주씨 측이 아이의 외투에 넣어 보낸 녹음기에 모두 담겼습니다.
결국 해당 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지난해 2월 첫 재판이 열렸고, 1심 법원은 유죄 판단을 내리고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녹음이 아니면 학대 정황을 확인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몰래 한 녹음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겁니다.
교사는 즉시 항소했습니다.
[A씨/특수교사 (2024년 2월) : 녹음기를 넣기 전에 의혹을 해소하기 위하여 학부모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았나…]
그리고 오늘(13일) 열린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런 녹취록은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공개되지 않은 대화'에 해당한다"며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1심과 달리, 몰래 녹음한 내용은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본 겁니다.
교사 측과 특수교사 단체는 "정의를 지켜낸 판결"이라며 환영했습니다.
[김기윤/특수교사 측 법률대리인 : 아동학대 정황도 없이 이렇게 녹음부터 한 행위에 대해서 법원에서 경종을 울렸다…]
패소한 주씨는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장애 아동 학대 사실 증명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주호민/웹툰 작가 : 장애아가 자신이 피해를 당했을 때 그것을 증명하는 방법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이번 판결을 통해서 다시 한번 느꼈고요.]
주씨는 검찰 상고 방침 등이 결정되는 대로 향후 절차에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이주원 / 영상편집 구영철]
이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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