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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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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귀연 “소맥 사주는 이도 없어” 민주 “이게 룸살롱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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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살롱 접대 의혹 놓고 공방 가열

조선일보

민주당 “접대 증거” 사진 3장 공개 - 19일 오후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이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룸살롱 출입 의혹과 관련된 증거라면서 사진 3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지 부장판사가 두 명의 지인과 함께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가운데에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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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을 담당하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제기한 ‘룸살롱 접대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19일 반박했다. 이날 민주당은 지 부장판사가 찍힌 사진 등 관련 사진 3장을 공개했지만, 의혹을 입증할 직접적인 장면은 없었다.

지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에 앞서 “(민주당의) 의혹 제기 내용은 사실이 아니고, 그런 데(룸살롱) 가서 접대받는 생각도 해본 적 없다”며 “무엇보다 그런 시대 자체가 아니다. 삼겹살에 소맥(소주·맥주)도 사주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지난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이 의혹을 제기한 지 5일 만에 처음 입장을 밝힌 것이다.

조선일보

그래픽=정인성


지 부장판사는 이어 “중요 재판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판사 뒷조사에 의한 계속적인 의혹 제기와 외부의 자극·공격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는 것 자체가 재판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재판의 신뢰성 유지 차원에서 입장은 밝히지만, 향후 민주당의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진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룸살롱 접대 의혹’은 지 부장판사가 지난해 8월쯤 강남 룸살롱에서 직무 관련자들로부터 수백만 원 상당의 접대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지 부장판사가 의혹을 부인하자, 민주당은 ‘룸살롱 접대 증거 사진’이라며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지 부장판사가 남성 2명과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 1장, 해당 장소의 내부 사진 1장, 외부 홀에서 여성들이 앉아 있는 사진 1장 등이다. 지 부장판사가 찍힌 사진에는 술이나 접객원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노종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사진이 있는데 뻔뻔하게 거짓말한 판사에게 내란 재판을 맡길 수 없다”며 “하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명운이 달린 내란 사건의 재판장이라니 가당키나 한가”라고 비판했다. 지 부장판사는 이에 대해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의혹의 장소는 ‘라이브 카페’라고 불리는 주점인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위생법상 룸살롱은 1종 유흥주점을 말하는데, 이곳은 2종 단란주점인 것이다. 내부에는 단체석이 있는 방 3개와 공개된 홀에 테이블 4~5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피아노, 기타, 스크린 등이 갖춰져 있다고 한다. 해당 주점 관계자는 “가끔 오던 변호사가 지난주 초 예약을 했는데, 당일 예약자와 다른 사람 2명이 찾아와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어갔다”면서 “홀에 있는 다른 손님들까지 찍어서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 부장판사라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고, 가게에 왔었는지 기억도 없다”고 했다. 이곳에는 최근 대법원 윤리감사관실 관계자들이 찾아와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법부장 출신 한 변호사는 “민주당이 확실한 증거도 없이 ‘아니면 말고’식으로 중요 사건의 재판부를 흔들고 있다”며 “대법원이 관련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하는데, 해당 조사 결과를 기다리면 될 일 아니냐”고 했다.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지난 16일“가능한 모든 방법을 검토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2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로 법원에 공개 출석한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탈당 관련해 입장이 없느냐’ ‘의원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에 대해 입장이 없느냐’ 등 기자들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법정 안에서도 윤 전 대통령은 직접 발언하지 않고 대부분 눈을 감은 채 증인 신문 등을 들었다. 계속 눈을 감고 있자 재판장인 지 부장판사는 “피고인, 혹시 주무시는 건 아니죠?”라고 묻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답변 대신 고개만 끄덕였다.

재판에선 박정환 육군 특수전사령부 참모장(준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특히 계엄 당일 ‘의원들을 끌어내라’ 등 각종 지시를 누가 했는지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박 참모장은 검찰 측 신문에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계엄 당시 누군가와 통화하며 ‘문을 부수고서라도 들어가겠습니다’라고 복창했다”며 “이후 표결 못 하게 의원을 끌어내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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