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10 (목)

'라부부' 인기에 잘나가던 팝마트 주가 급락 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팝마트, 홍콩증시서 이틀 연속 하락

中 관영매체 "소비중독 위험" 경고

모건스탠리 관심 철회로 투심 '흔들'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전 세계적 인기를 얻은 캐릭터 ‘라부부’(LABUBU)를 만든 중국 기업 팝마트의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했다.

중국 관영 언론이 팝마트의 핵심 사업모델인 ‘블라인드 박스’가 충동구매를 부추긴다며 규제를 촉구한 데다가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까지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면서 투자심리가 흔들리면서다.

이데일리

중국 베이징에 있는 팝마트의 테마파크 팝랜드 전시장에 라부부 캐릭터가 전시돼 있다.(사진=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일 CNBC는 홍콩증시에 상장된 팝마트 주가는 이날 5% 이상 하락해 전날 5.3% 하락한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팝마트 주가는 주간 기준 낙폭은 13%를 넘어섰으며, 이는 지난달 이후 첫 주간 단위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올 들어 팝마트 주가가 150% 이상 급등하며 고공 행진을 이어온 점을 고려하면 과열에 따른 차익 실현과 중국 정부 당국의 규제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CNBC는 분석했다.

주가 하락의 중심엔 팝마트가 선도한 소비문화가 있다. 팝마트는 라부부 판매에 꺼내 보기 전에는 외양을 할 수 없도록 한 블라인드 박스 마케팅과 한정판 마케팅을 도입해 희소성을 높이면서 소비자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이날 ‘블라인드 박스와 블라인드 카드는 어떻게 아무 규제가 없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블라인드 판매 방식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불문하고 소비 자제력이 부족한 아동·청소년의 충동구매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블라인드 판매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은 아동과 청소년 등 어린 소비자들이 쉽게 구매 중독에 빠지도록 미성년자의 심리적 약점을 교묘하게 겨냥해 설계됐다”고 주장했다.

해당 내용에서 팝마트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무작위 추첨형 패키지 방식의 소비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사실상 팝마트 사업 모델 전반을 겨냥하며, 규제 필요성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세관 당국은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라부부 모조품의 국경 반입을 여러 건 적발했다고 발표하면서 브랜드 보호와 지식재산권 강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데일리

중국 베이징에 있는 팝마트의 테마파크 팝랜드 전시장에 라부부 캐릭터가 전시돼 있다.(사진=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모건스탠리는 19일(현지시간) 자사의 중국·홍콩 투자 집중 리스트에서 팝마트를 제외하는 대신 중국 보험사 PICC P&C를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별도의 구체적 사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팝마트의 2025년 실적 성장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고평가된 주가는 앞으로의 추가 상승 여지를 제한한다”고 분석했다. 당시 모건스탠리는 팝마트의 목표주가를 기존 224홍콩달러에서 302홍콩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도 “장기 성장에 대한 시장의 확신은 약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팝마트의 라부부 시리즈는 최근 미국·영국 등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 해외 매출만 51억 위안을 달성해 2021년 전체 매출(44억9000위안)을 넘어섰고, 중국 본토에서 매출도 79억7000만원에 달하며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베이징에서 진행된 경매에서는 키 120㎝ 크기의 라부부 인형이 약 2억3000만원 상당에 낙찰되면서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에서도 라부부 열풍을 집중 조명했다. 팝마트는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봉제 인형, 쿠션 등 파생 상품군을 확대하며 수익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제이콥 쿡 WPIC 마케팅 대표는 CNBC 인터뷰에서 “팝마트의 성공은 단순히 ‘운’이라기보다는, 성인 소비자들이 장난감에 지출을 아끼지 않는 소비문화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며 “지난해에도 중국 내에서 ‘카피바라 인형’ 열풍이 있었는데 항상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새로운 귀여움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