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중 반복되는 각성… 단순 불면 아닌 뇌-호흡 연결의 문제 가능성
렘(REM, Rapid Eye Movement) 수면은 꿈을 꾸는 단계로 알려져 있으며, 뇌는 각성 상태에 가까울 정도로 활발하게 작동하지만 신체는 마비된 듯한 휴식 상태에 머무르게 된다. 이 시기에는 특히 호흡이 불규칙하거나 약해질 수 있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이러한 상태가 몸에 부담을 주지 않지만, 렘수면호흡장애가 있는 사람은 뇌가 미세한 질식 신호를 감지해 반복적으로 잠에서 깨게 된다.
실제로 일부 환자들은 “갑자기 깨서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든다”, “악몽을 꾸다 깼는데 몸에 힘이 없고 숨이 차다”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이처럼 깨어난 후에도 피로감이 가시지 않고, 낮 동안 졸림이나 집중력 저하가 계속된다면 단순한 불면증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렘수면호흡장애는 일반 수면무호흡증과 달리 특정한 수면 주기에서만 호흡이 엉키는 특징이 있다”며 “2~3시간 간격으로 렘수면이 발생할 때 마다 호흡의 리듬이 깨지고 뇌가 각성하게 되며, 횡경막 기능 저하로 인해 야간 배뇨도 자주 동반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수면무호흡협회(MASBA)의 메리 움라우프(Mary Umlauf) 박사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약 84%가 야간 배뇨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고령층의 배뇨 문제로 간과되기 쉽지만, 밤중에 소변이 자주 마려워 깨는 경우, 그 원인이 수면 호흡장애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증상이 장기화될 경우, 우울감, 불안장애,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 높아질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40대 이후 중년층과 폐경기 여성, 만성 스트레스에 노출된 직장인에서 이 같은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야간 각성이 주 3회 이상, 3주 이상 지속될 경우 반드시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와 같은 전문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렘수면호흡장애나 행동장애는 일반적인 불면증 치료로는 개선되지 않으며,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에 맞는 치료가 병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 원장은 “밤마다 반복적으로 잠에서 깨는 것을 단순히 ‘나이 들어서’라고 넘기지 말고, 신경과나 수면클리닉을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조기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은 물론 심혈관 질환, 치매 등의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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