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 코치. 사진|쿠팡플레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온라인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도 ‘진짜 축구’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흔치 않다.
쿠팡플레이 예능 ‘슈팅스타2’는 바로 그 빈자리를 채운다. 대본 없는 승부와 감정이 오가는 경기, 그리고 은퇴 후에도 여전히 필드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단순히 공만 차는 예능이 아니라 ‘한때의 선수들’이 다시 그라운드에 서며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가는 리얼 성장 서사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방영된 시즌 1에서 FC슈팅스타는 K4리그 팀들과 경기를 펼쳤다. 올 8월부터 방영 중인 시즌2에선 한 단계 격상된 K3리그에 도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한복판에는 설기현 코치가 있다.
“시즌1 때는 진짜 모든 게 잘 풀렸어요. 팀이 기대 이상으로 뭉쳤고, 결과도 좋았죠. 그래서 솔직히 시즌2도 비슷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부딪혀보니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경기력 차이가 너무 컸어요.”
K3리그 진출은 그에게도, 팀에게도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도전이었다. 막상 마주한 K3의 현실은 냉정했다. 경기장은 더 거칠었다. 상대는 더 영리했다. 체력과 전술, 그리고 정신력까지 한층 업그레이드된 무대였다.
“K4리그 때까진 솔직히 자신 있었어요. 근데 K3는 달라요. 경기 템포부터가 달라요. 상대 팀들은 프로 못지않게 준비돼 있고, 조직적으로 움직여요. 방송을 보고 우리 스타일을 이미 다 분석하고 들어오더라고요.”
‘슈팅스타2’. 사진|쿠팡플레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리그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고, 매 경기가 시험대 같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의지가 되는 건 언제나 최용수 감독이었다. 은퇴 후 감독과 코치를 오가며 지도자의 길을 걸어온 그는 이번 시즌에서도 최용수 감독과 함께 ‘FC 슈팅스타’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사실 처음엔 감독님이랑 별로 안 친했어요(웃음). 코치가 감독보다 늦게 오는 경우가 없는데 제가 그랬거든요. 감독님이 ‘너 같은 코치는 처음 봤다’고 하셨어요. 그래도 뭐, 끝날 때쯤엔 괜찮았죠. 회식 때 좋아졌어요. 저는 좀 FM 스타일이에요. 훈련, 전술, 시스템 이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근데 감독님은 그걸 넘어서요. 선수들의 감정을 읽고, 가진 것 이상의 걸 끌어내는 능력이 있어요. 그건 진짜 배워야겠다 싶어요.”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슈팅스타’의 진짜 의미로 옮겨갔다. 설기현에게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승부의 장이 아니었다. 은퇴 이후 방향을 잃은 선수들에게 ‘다시 뛰어도 된다’는 메시지를 주는 무대였다.
“선수들이 은퇴를 앞두면 다 똑같아요. 어릴 때부터 공만 찼는데 갑자기 그걸 내려놓으라 하니까 두려운 거죠. 저도 그랬어요. 근데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실제로 은퇴한 선수들이 ‘형, 나도 나가고 싶어요’라고 연락해요. 그만큼 이 무대가 가진 의미가 커요. 그리고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지잖아요. 시즌1 때 함께한 어린 친구가 U-20 대표팀에 갔을 때, 진짜 뿌듯했어요.”
설기현에게도 ‘슈팅스타’는 인생의 후반전이었다. 더 이상 경기의 승패만이 아니라, 다시 뛰려는 마음 그 자체가 중요했다.
“결국 ‘슈팅스타’는 다들 다시 일어서는 이야기예요. 누군가는 감독으로, 누군가는 코치로, 또 누군가는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면서요. 제게도 이 무대는 그런 의미예요. 축구를 가르치는 동시에, 나 자신을 다시 배우는 자리죠.” khd9987@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