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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조진웅 “24시간 겨울서 고통받는 피해자들”…9년전 인터뷰도 재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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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

    배우 조진웅(본명 조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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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이른바 ‘소년범 논란’을 겪고 있는 배우 조진웅(49)의 9년전 인터뷰가 다시 주목받을 조짐이다.

    조진웅은 지난 과오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21년간 배우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상황이다. 그의 과거가 알려지며 여론은 냉담한 가운데, 일각에선 과거 소년보호처분 이력을 문제 삼아 비난하는 일이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나오는 모습이다.

    조진웅은 지난 2016년 1월 유튜브 채널 ‘tvN DRAMA’에서 올린 영상 ‘Signal 조진웅 인터뷰, 세상에 잊어도 될 범죄는 없다’에 출연한 적이 있다.

    당시 조진웅은 드라마 ‘시그널’ 촬영 관련 질문에 응했다.

    ‘시그널’에서 열혈형사 이재한 역을 맡았다고 소개한 조진웅은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마음이 아팠던 사례를 묻는 질문에 “(여자가)살해당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장면을 찍을 때 괴로웠다”며 “사건을 접할 때마다 ‘아, 다음 페이지 안 넘기고 싶다’, 이런 생각도 많이 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정말로 그런 사건의 피해자분들, 그 아픔 그 굴레가 어떻게 치유되겠습니까만 최소한 그런 깊은 감정을 갖고 작업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조진웅은 ‘강력사건 피해자를 돕는 캠페인에 대해 한마디’라는 말에선 “시그널이라는 드라마가 사실 그 부분에 대해 꼭 짚고 있다”며 “작업을 하면서도 많이 느끼고, 그렇기에, 여러분도 거기에 대해 다시 한 번 각성을 하시면, 그리고 항상 건강히 잘 지내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진웅은 “24시간 추운 겨울 속에서 살고 있는 고통받는 피해자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눠주십시오”라고 덧붙였다.

    “청소년 잘못 어디까지?” vs “피해자는 평생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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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조진웅.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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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계 은퇴 의사를 밝힌 조진웅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일각에선 아쉽다는 의견도 일부 나왔다.

    그가 불미스러운 일에 연관되기는 했지만 과거 일인 만큼, 반성과 속죄가 충분했다면 재기 기회를 줘야한다는 논리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조진웅의 은퇴 선언 일부를 인용, “청소년 시절의 잘못을 어디까지, 어떻게, 언제까지 책임져야 하는가”라고 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도 “조진웅 배우의 청소년기 비행 논란이 크다. 저도 깜짝 놀랐다”면서도 “대중에게 이미지화된 그의 현재(모습)는 잊힌 기억과는 추호도 함께 할 수 없는 정도인가”라고 반문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개인 선택은 존중한다만 모든 선택은 가역적”이라며 “변함없는 팬인 저는 ‘시그널2’를 꼭 보고 싶다”고 했다.

    법조인 중에서도 조진웅 편에 선 목소리가 있었다.

    한인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조진웅의 경우)청소년 시절에 잘못을 했고,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았다”며 “소년이 어두운 과거에 함몰되지 않고 수십년간 노력해 사회적 인정을 받는 수준까지 이른 것은 상찬받을 것이다. 지금도 어둠속에 헤매는 청소년에게도 지극히 좋은 길잡이고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 명예교수는 “생매장 시도에 조진웅이 일체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건 아주 잘못된 해결책”이라며 “그런 시도에는 생매장당하지 말고, 맞서 일어나는 모습으로 우뚝 서야 한다”고 했다.

    반면 야권에선 조진웅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거센 분위기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다들 제 정신인가. 조진웅은 가명을 쓰고 범죄 전과를 감추며 온갖 정의로운 척 위선으로 지금의 지위를 쌓았다”며 “피해자들은 평생을 고통에 헤맨다. 가명 때문에 당시 극악했던 범죄자가 조진웅인지 모르고 지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것이 감쌀 일인가”라며 “당신들 가족이 피해자라도 청소년 길잡이라고 치켜세울 수 있는가”라고 따졌다.

    장예찬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또한 “조진웅은 단순히 소년 시절의 지나간 범죄가 뒤늦게 드러난 게 아니다”라며 “처벌을 다 받았으면 자영업을 하든 일자리를 구하든 자유지만, 대중의 사랑을 계속 받는 일을 하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지금 조진웅에게 관용을 베풀자는 사람들은 보수 성향 인물의 과거 전력에도 똑같이 관용을 이야기한 적이 있는가”라며 “피해자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지금처럼 뻔뻔한 이야기를 늘어놓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조진웅 “모든 활동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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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조진웅. [헤럴드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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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조진웅은 지난 6일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한다”며 “앞으로 한 인간으로서 스스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고교 시절 범죄를 저질러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하루 만의 일이었다.

    소속사는 “배우에게 확인한 결과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면서도 “성폭행 관련한 행위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조진웅은 ‘시그널’, 영화 ‘경관의 피’, ‘독전’ 등에서 형사 역을 맡았다. 여러 영화에서 독립투사로 등장해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에 국민 특사로 참여하고, 올해 제 80회 광복절 경축식에서는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대표 낭독했다.

    이번 소년범 논란은 그가 배우로 쌓은 강직하고 정의로운 이미지와 괴리가 큰 내용이라 충격을 더 강하게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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