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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주사이모 게이트’ 키, 책임지는 태도를 가린 ‘11일의 침묵’ [함상범의 옥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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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서울

    샤이니 키. 사진 | 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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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잘못을 인정했다. 과오를 자신의 무지로 돌렸다. 의미 없이 누군가를 탓하지도 않았다. 샤이니 키가 이른바 ‘주사이모 게이트’에 입을 열었다. 알맹이 없는 변명으로 일관했던 박나래와는 확연한 차이를 둔 ‘책임지는 태도’다. 평소 영리하고 의식 있는 언행을 보여온 그의 행보와 일맥상통한다.

    키는 병원에서 우연히 만난 ‘주사 이모’를 의사로 오인했다는 경위와 함께, 외부 의료행위를 안일하게 받아들인 무지함을 명백히 고했다. 인기 프로그램인 MBC ‘나 혼자 산다’와 tvN ‘놀라운 토요일’ 하차 의사도 밝혔다. 간결하고 정확한 메시지다.

    그럼에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바로 ‘해명 타이밍’ 때문이다. 논란이 불거진 뒤 11일, 너무 늦은 시점에 입을 열었다.

    그 사이 키는 ‘2025 키랜드: 언캐니 밸리’ 미국 투어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했다. 로스앤젤레스부터 시애틀까지 6개 도시를 돌았다. 일각에서 “위약금을 피하기 위해 해명을 미루고 투어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유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투어보다 해명이 먼저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침묵의 시간만큼 대중의 피로감과 실망감은 커졌다.

    그러나 이 대목을 단순히 ‘위약금 문제’로만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 투어 취소는 가수의 위약금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키를 보기 위해 비행기에 오른 팬들의 비용, 이미 투입된 무대 장치와 스태프들의 인건비 등 제반 비용과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어쩌면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투어를 완주한 것은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또 다른 책임감’이었을 수 있다.

    진짜 아쉬움은 바로 여기에 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차후에 입장을 밝히겠다”는 ‘최소한의 소명’이 부재했다는 점이다.

    당장 해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묵묵부답으로 버틸 것이 아니라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 “일정을 마친 뒤 책임지겠다”는 짧은 메시지 하나만 있었더라도, 그가 번 시간은 ‘회피’가 아닌 ‘수습을 위한 인내’로 해석됐을 수 있다. 팬들과 대중에게 적절한 시그널을 주지 못한 채 흘려보낸 11일이 뼈아픈 이유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2008년 데뷔 후 큰 스캔들 없이 성실하게 활동해온 키이기에, 이번 실수가 재기 불능의 치명상은 아닐 전망이다. 적절한 자숙을 거친다면 복귀도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평소 그답지 않게 세심하지 못했던 대처, 그 ‘한 끗’이 짙은 아쉬움을 남긴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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