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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1 (수)

    전람회 멤버 故 서동욱 1주기… 김동률이 전한 먹먹한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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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HN스포츠

    김동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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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HN 홍동희 선임기자) '기억의 습작'을 남기고 떠난 영원한 단짝, 전람회의 서동욱이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흘렀다. 홀로 무대에 남은 김동률은 여전히 그를 그리워하고 있었지만, 동시에 음악과 팬들의 힘을 빌려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친구를 떠나보내고 있었다.

    가수 김동률이 전람회 멤버였던 고(故) 서동욱의 1주기를 맞아 자신의 SNS를 통해 가슴 먹먹한 심경을 고백했다. 이번 글은 단순한 추모사를 넘어, 지난 11월 열렸던 단독 콘서트 '산책'에서 그가 왜 그토록 노래를 잇지 못했는지, 그리고 그 순간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털어놓는 뒤늦은 고해성사이기도 했다.

    김동률은 고인과의 인연을 '첫사랑'이라는 곡으로 회상했다. 고교 시절, 습작으로 만든 데모 테이프를 우연히 들은 서동욱이 장문의 감상문을 보내오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됐다. 휘문고와 연세대 동문, 1993년 대학가요제 대상. 우리가 아는 듀오 '전람회'의 화려한 이력 이면에는, 음악으로 교감했던 두 소년의 순수한 우정이 있었던 셈이다. 김동률은 "그 계기로 친구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의기투합하게 되었다"며 전설의 시작을 담담히 회고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최근 콘서트에서의 일화다. 김동률은 7회에 걸친 장기 공연 내내 전람회의 초기 곡인 '첫사랑'을 부르는 것이 가장 큰 난관이었다고 고백했다. 프로 가수로서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고 싶었지만, 떠난 친구 생각에 목이 메어 노래를 끝까지 부르지 못한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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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 '미완의 무대'를 완성한 것은 다름 아닌 관객들이었다. 김동률은 "제가 못다 한 파트를 관객 여러분들께서 조용히 채워 주셨다"라며, 친구의 빈자리를 팬들의 목소리가 메워주었음을 밝혔다. 그는 비록 프로답지 못했을지라도, 그 순간이 자신에게는 친구를 떠나보내기 위해 꼭 필요한 통과의례였음을 인정했다. 관객들 역시 김동률의 눈물과 침묵을 통해, 그리고 그 빈 공간을 자신들의 목소리로 채우며 함께 고인을 추모했던 것이다.

    오늘(1주기), 김동률은 고인을 사랑했던 지인들과 함께 미사를 드리고 식사를 하며 그를 기릴 예정이다. "아직도 많이 보고 싶고, 힘들다"는 그의 말에서는 30년 지기를 잃은 상실감이 여전히 깊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김동률은 슬픔에 잠식되지 않기로 했다. 그는 "때론 웃으며, 어쩔 수 없을 땐 울기도 하면서 오랫동안 전람회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다짐했다. 서동욱은 떠났지만, 그가 쓴 가사와 김동률이 붙인 멜로디는 여전히 남아있다. '취중진담', '졸업', '기억의 습작' 등 전람회의 명곡들은 이제 김동률의 목소리를 통해, 그리고 그 노래를 함께 부르는 팬들의 기억을 통해 영원히 생명력을 얻게 될 것이다.

    김동률의 이번 고백은 스타의 화려함 뒤에 가려진 인간적인 슬픔, 그리고 음악이 가진 치유의 힘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친구는 떠났지만, 전람회의 노래는 끝나지 않았다.

    사진=뮤직팜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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