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가인. 사진 | 제이지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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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마른하늘에 날벼락일까, 아니면 예견된 참사였을까.
가수 송가인이 미국 비자 발급 문제로 LA 콘서트를 불과 3일 앞두고 전격 취소했다. 무대를 향한 가수의 뜨거운 진심도 차가운 국경의 벽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당초 송가인은 14, 15일 미국 LA 페창가 시어터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가인달 The 차오르다’ 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그간 해외 공연 취소의 주된 원인이 ‘티켓 미달’이었던 것과 달리, 톱 클래스 가수가 비자 문제로 발을 묶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비자 심사가 ‘현미경 심사’라 불릴 만큼 까다로워진 탓이다. 과거 2주면 충분했던 발급 기간이 이제는 한 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송가인 측 관계자는 “평소대로 준비했으나 철저하지 못했다.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 데이터가 가른 국경...‘로펌’ 갖춘 아이돌 vs ‘홀몸’인 트로트
비자 장벽의 높이가 아티스트의 체급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 송가인뿐이 아니다. 자우림은 뉴욕 공연, 김창옥 강사는 스태프와 출연진 비자 발급이 늦어져 LA 행사가 무산됐다.
반대로 하이브 소속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르세라핌, 코르티스 등 대형 아이돌 그룹은 이전 정부와 다름없이 원활하게 콘서트를 소화하고 있다. 수십억 원대 전문 로펌의 행정 지원과 빌보드·스포티파이 데이터로 증명된 ‘글로벌 대중성’ 덕분이다.
미국 이민국 입장에서 유명 아이돌은 ‘확실한 수익을 보장하는 외빈’이지만, 객관적 데이터가 부족한 K-트로트 가수는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현지 한인 행사용 가수’다. 결국 행정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장르적 소외’가 이번 취소 사태의 본질인 셈이다. 국내 최정상 트로트 가수 송가인 역시 글로벌 인지도가 발목을 잡았다.
◇ “중국인은 더 깐깐하게”…국적 차별에 해외 스타도 낙마
아이돌이라도 방심은 금물이다. 글로벌 그룹 내에서도 국적에 따른 ‘핀셋 규제’는 존재한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인기 그룹 내 중국인 멤버는 유독 심사가 까다롭다. 인터뷰 횟수와 서류 요구량이 월등히 많다”며 “미국이 외화벌이와 안보를 명분으로 보이지 않는 차별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폐쇄성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도 아니다. 영국의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 캣 스티븐스 역시 지난해 10월 미국 비자가 나오지 않아 공연을 취소했다. 그는 당시 “티켓을 사고 여행을 계획한 팬들을 생각하면 화가 난다”고 비판했다.
◇ 빅테크 엘리트도 발 묶인 ‘미국 감옥’
트럼프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은 산업 전반을 마비시키고 있다. 구글과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미국 내 외국인 직원들에게 ‘출국 자제령’을 내렸다. 해외에 나갔다가 재입국 비자 스탬프를 받지 못해 최장 1년까지 복귀하지 못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세계 최고의 인재들조차 비자 문제로 ‘미국 내 감옥’에 갇힌 셈이다. 특히 인도, 아일랜드, 베트남 등 주요 국가에서 예약 지연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미국의 정책 기조가 바뀐 상황에서, 글로벌 시스템이 취약한 가수들은 이제 ‘진심 이상의 전략’이 필요해졌다. 노래 하나로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낭만의 시대는 끝났다. 제2의 송가인 사태를 막기 위해선 아티스트의 열정을 뒷받침할 정교한 행정 시스템과 리스크 매니지먼트 구축이 시급하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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