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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스태프가 사는 세상] 바늘ㆍ실ㆍ다리미... 무대의상의 '구급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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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스타일리스트들의 현장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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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터졌다, 빨리 줘 봐”. 아이돌그룹 방송사 대기실은 때론 세탁소가 된다. 공연 직전 무대 의상이 찢어진 걸 발견하면 스타일리스트는 바로 수선사가 된다. 올해 10년 차인 김나연 스타일리스트에게 바느질은 누워서 떡 먹는 일이 됐다.

방송 직전 무대 의상에 얼룩이 묻은 걸 확인했다면? 역시 스타일리스트는 옷을 들고 인근 화장실 등으로 달려간다. 세정제로 얼룩을 지운 뒤 다시 대기실로 달려와 다리미로 구겨진 부분을 다려 아무렇지 않은 듯 일을 끝낸다. 바늘과 실부터 티슈, 구둣주걱 때론 다리미까지.... 이 모든 것이 ‘현장 가방’에 담겨 있다. 119 구급 대원이 비상용 의료 박스를 챙기듯 스타일리스트들이 현장에 나갈 때 꼭 챙기는 구급상자다.

가방 크기와 연차는 반비례한다. 연차가 낮을수록 가방의 크기는 커진다. 연차 낮은 이의 비애는 어디든 똑같다.

“한 번은 무대 의상이 너무 늦게 나와 녹화 5분 전에 옷이 도착한 적이 있어요. 가수에 바로 입힌 채로 크기를 수선해 간신히 공연 직전에 끝냈죠. 참 아슬아슬하죠?”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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