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5 (금)

“훌륭한 사람 못돼도 바르게”...‘미우새’ 배정남, 이 시대 진국남 [Oh!쎈 레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OSEN=유지혜 기자] 배우 배정남이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힘들게 자란 어린 시절을 숨김없이 공개했다. 배정남의 하숙집 할매 찾기 과정은 왜 그가 이 시대의 ‘진국남’으로 통하는지를 알게 한다.

지난 16일 오후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배우 배정남이 초등학교 때 살던 하숙집의 주인 할머니를 찾기 위해 고향 친구와 길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배정남은 ‘미운 우리 새끼’에서 몇 차례 밝혔듯, 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머니 손에 컸고,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하숙집 할머니 집에서 자랐다. 홀로 어렵게 자랐지만, 배정남은 항상 할머니와 하숙집 할머니가 많은 사랑을 줘서 다행이었다며 할머니들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내온 바.

이번 기회에 배정남은 마음 속에만 담아뒀던 하숙집 주인 할머니인 차순남 할머니를 찾기로 했다. 그의 어릴 적 동네 할머니들은 모두 배정남과 차순남 할머니를 기억하고 있었다. 한 할머니는 “정남이와 어떤 아이가 싸워서, 그 아이 엄마가 정남이만 벌을 세우고 있었는데 순남 할머니가 ‘왜 우리 새끼만 벌세우냐’고 쫓아와서 싸웠다. 기억 나냐”며 배정남에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다.

OSEN

배정남도 차순남 할머니를 친할머니처럼 기억하고 있었다. 그의 초등학교 졸업식에도, 운동회 때도 배정남을 찾아온 건 차순남 할머니였다. 그는 자신이 어릴 적 하숙하던 집을 둘러보며 “밤에 혼자 무서워서 할머니 방 앞에서 ‘무서워요’라고 했더니 할머니가 들어오라며 나를 꼭 안아줬다”고 회상했다. 그는 “할머니가 사랑을 참 많이 주셨다”며 진짜 손자도 아닌데 자신을 살뜰하게 챙겨줬던 차순남 할머니를 그리워했다.

OSEN

배정남은 극적으로 차순남 할머니의 아들과 전화 연결을 할 수 있었고, 차순남 할머니가 진해의 한 요양원에서 지내고 계시다는 걸 알게 됐다. 차순남 할머니의 아들도 “그 꼬맹이. TV 잘 보고 있다”며 배정남을 기억했다. 한달음에 진해로 내려간 배정남은 20년 만에 만난 할머니를 보고 “늦게 찾아와 죄송하다”며 그만 오열하고 말았다. 차순남 할머니는 그런 배정남에게 “괜찮다. 늦지 않게 왔다. 이렇게 찾아줘서 고맙다”고 함께 눈물지었다.

어렵게 살았던 시절이지만, 할머니의 사랑 덕분에 배정남은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열심히 살아왔다고. 배정남은 “할머니가 잘 키워줘서 잘 컸다. 훌륭한 사람 못 돼도 바르게 커야겠다고 생각했다. 할매가 엄마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할머니가 비엔나 소시지를 해줬던 추억을 떠올렸고, 차순남 할머니도 “너에겐 다 해주고 싶었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배정남은 “이제 마음이 후련하다. 난 할머니의 막내아들이다. 손주 많이 낳아 기쁘게 해드리겠다. 손주 볼 때까지 오래오래 사시라”며 할머니 손을 꼭 잡았다.

OSEN

배정남은 그동안 자신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서도 꼭 할머니들을 떠올렸다. 그는 “어릴 땐 원망도 많이 했다. ‘난 왜 이렇게 컸을까’하는 생각도 했다”라면서도, ““하지만 그런 경험이 낯선 타향살이에 밑거름이 됐다”고 누구보다 강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런 배정남의 마음가짐은 하숙집 할머니 앞에서 말한 “훌륭한 사람은 못 돼도 바르게 커야겠다고 생각했다”는 말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진국남’이었다. 왜 배정남이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사는지, 그의 말 한 마디가 왜 울림을 주는지는 ‘미우새’를 보면 단번에 알 수 있었다. / yjh0304@osen.co.kr

[사진] ‘미운 우리 새끼’ 방송 캡처.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