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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 배우가 궁금하다] ‘SKY 캐슬’ 김보라, 드디어 터뜨린 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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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사진=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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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그야말로 짧고 굵게 임팩트를 남기고 떠난 배우다. 김보라는 드라마 ‘스카이(SKY) 캐슬’ 중반부에 등장해 극 중 죽음을 맞이하면서 엔딩까지 함께 달리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김보라가 남긴 여운은 캐슬 주민에게나 시청자들에게나 여전하다. 기구한 사연들이 드리운 성장배경 속 일찍이 철이 들 수밖에 없었던, 그래서 강단 있고 영악하기까지 한 김혜나를 표현하는 김보라의 연기가 너무도 섬세했기 때문이다.

김보라는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에서 비극적인 가정사를 지닌 김혜나를 연기했다. 김혜나는 혼자 힘으로 어떻게든 세상을 살아내야 하는 처지였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캐슬의 소용돌이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는 세상을 떠나는 상황 속에서도 철저하게 사회에서 소외당한 약자였다. 김혜나는 강준상(정준호)에게 자신이 딸이라는 것도 알리지 못한 채, 심지어 강준상의 권력욕에 밀려 충격적인 죽음을 맞았다.

김혜나의 등장부터 퇴장까지, 그가 몰고 온 폭풍은 캐슬을 뒤덮은 주요 사건이 됐다. 시청자들은 그의 죽음을 두고 갖은 추측을 내놓으며 토론을 불태우고 있다. 이는 드라마의 성과로도 이어졌다. 시청률 1%대(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시작한 ‘SKY 캐슬’은 현재 19%대를 넘어 비지상파 역대 2위 드라마로 올라선 상황. 김혜나의 존재만으로 치솟은 성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의 활약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나아가 ‘김혜나’라는 인물을 통해 김보라는 ‘낯선 얼굴’에서 ‘궁금한 배우’로 거듭났다. 김혜나는 결코 ‘악역’이라고 부를 수 없는 인물. 착하고 여린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거친 현실 앞에서 ‘뻔뻔함’이라는 가면을 쓸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김보라는 거대한 상대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상대를 도발하지만 뒤돌아 눈물 흘리고 흔들리는 눈동자를 감추지 못하는 어려운 역할을 디테일하게 소화했다. 심지어 염정아, 김서형 등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연기력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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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김보라의 탄탄한 연기는 아역시절을 거쳐 오랫동안 쌓아온 경력과 김헤나의 성격과 조금씩 부합하는 캐릭터의 결합으로 탄생했다.

김보라는 앳된 외모와 교복을 입은 차림으로 시청자들의 눈에 띄었으나 지난 2004년 드라마 ‘웨딩’으로 데뷔한 16년차 배우다. 2006년에는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에 출연했다. 2007년에는 드라마 ‘있을 때 잘해’, 영화 ‘좋지 아니한가’ ‘이장과 군수’ 등에서 단역을 연기하며 차근차근 발판을 밟았다.

이후 김보라는 드라마 ‘김치 치즈 스마일(2007)’, ‘TV소설 큰 언니’(2008), ‘정글피쉬2’(2010), ‘못난이 송편’2012), ‘예쁜 남자’(2013), ‘S.O.S 나를 구해줘’(2014), ‘후아유-학교 2015’(2015), ‘화려한 유혹’(2016) 등에 출연하며 쉴 틈 없는 행보를 걸었다. 스크린에서도 영화 ‘천국의 아이들’(2012), ‘용의자X’(2012), ‘미생 프리퀄’(2013), ‘몬스터’(2013), ‘내 심장을 쏴라’(2015), ‘시간이탈자’(2016), ‘소년, 소녀를 만나다’(2016) 등을 통해 관객들과 만났다.

2017년부터는 보다 인지도 높은 드라마와 트렌디한 웹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더욱 널리 얼굴을 알렸다. 그 해에는 ‘부암동 복수자들’에 출연했고, 지난해에는 ‘SKY 캐슬’에 출연하기 전까지 웹드라마 ‘연애포차’ ‘피어나’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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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점은 김보라가 맡은 캐릭터에는 조금씩 김혜나의 모습이 묻어난다는 점이다. 우선 아역배우부터 시작한 김보라는 교복을 입은 역할을 꽤 많은 작품에서 보여줬다. 그래서인지 현재 1995년생으로 25세인 김보라이지만 교복을 입은 모습이 결코 낯설지 않다.

아울러 김보라는 ‘못난이 송편’의 서유민, ‘부암동 복수자들’의 백서연처럼 안타까운 속사정을 지니고 있거나 사연이 있어 보이는 미스터리한 인물을 연기한 바 있다. ‘후아유-학교 2015’에서는 소외된 학생을 연기했다. 반면 ‘예쁜 남자’의 귀지처럼 부족함 없이 자라 당당한 캐릭터나 ‘엄마의 정원’ 김수아처럼 밝고 씩씩한 성격까지 소화했다. 웹드라마 ‘연애포차’에서는 조용해 보이지만 강단 있는 백하연을 맡았다.

이렇게 비슷한 듯 다른 성격의 옷을 입어온 김보라의 내공은 ‘SKY 캐슬’을 통해 터졌다. 극 중 강예빈(이지원), 황우주, 강예서를 대할 때 각각 다른 온도차, 황우주의 고백에 “너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말해야 하는 처참한 현실을 담아내는 복잡한 표정은 그냥 나왔던 게 아니다. ‘SKY 캐슬’ 속 김혜나가 눈을 감았지만 계속해서 영향력을 미치는 것처럼, 김보라 또한 이번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여전히 회자되는 배우로 남을 듯하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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