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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이 배우가 궁금하다] ‘내 사랑 치유기’ 소주연의 연기, 마음을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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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사진=엘삭)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시청자들이 배우들의 연기를 평가할 때 주로 감정이 극대화되는 장면에서 감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작 배우들을 만나 물어보면 극한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보다 그 반대의 상황에서 설득력있는 연기를 행하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이런 가운데 요즘 안방극장에 그 어려운 일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 신예가 있어 눈에 띈다. MBC 주말드라마 ‘내 사랑 치유기’(극본 원영옥, 연출 김성용)에서 양은주 역을 맡은 소주연 얘기다.

‘내 사랑 치유기’에서 은주는 바르고 여린 성품을 지닌 동시에 심지 굳은 인물로 묘사된다. 그 속이 얼마나 단단하느냐 하면 스물넷 나이에 하룻밤 실수로 가진 아기를 낳기로 결정,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정도다.

은주의 이 같은 성정은 ‘내 아이라는 증거가 있냐’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인 아기 아빠 박전승(임강성)과 대비돼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전승은 이후로도 은주와 아기 하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설상가상 은주가 아들의 앞길을 막는다고만 생각하는 시어머니(박준금)는 모진 시집살이를 시키기도 했다. 이에 은주는 또 다시 쉽지 않은 결정을 한다. 아기를 데리고 독립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때 은주가 전승에게 가한 일침이 안방극장을 울렸다. 은주는 끝까지 이기적인 언행으로 상처를 주는 전승에게 “(그동안은) 지우라고 한 애기를 낳았으니 어떤 말을 들어도 다 참았던 것”이라며 “하늘이를 나 혼자 만든 것처럼 그러지 말라. 24살 여자애가 혼자 아이 낳아서 부모님에게도 못 가고 사는 심정이 어떤지 알기나 하냐. 함부로 말하지 말라. 난 내 선택 후회하지 않는다. 끝까지 우리 하늘이 지킬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간 온순하게만 그려졌던 은주의 가슴 아프지만 통쾌한 한 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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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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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치유기’에서 은주는 수많은 조연 중 하나인 캐릭터다. 그렇지만 존재감만큼은 크게 두드러진다. 일부 무책임한 남자들 때문에 미혼모가 될 수 밖에 없는 여성의 삶을 대변하는 데서 안방극장에 던지는 메시지가 남다른 것은 물론, 이를 연기하는 배우 소주연의 연기가 현실감을 부여하며 시청자들을 인물에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덕분이다.

스물넷 어린 엄마 역으로 외유내강의 정석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는 소주연은 데뷔 2년이 채 되지 않은 신인이다. 2017년 CF 모델로 대중을 처음 만난 그는 이전까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고 한다. 모델이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으며 한동안은 직장 생활과 병행했다는 것. 그러던 중 SNS 등을 중심으로 소주연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그를 찾는 곳도 많아졌다. 존박과 옥상달빛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고 2017년 인기 웹드라마 ‘하찮아도 괜찮아’를 통해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타고나기를 맑은 인상과 경험에서 비롯된 일상 연기로 호감을 산 소주연은 이후 배우로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지난해 개봉한 공포영화 ‘속닥속닥’으로 처음 주연을 꿰차는가 하면 KBS2 모큐멘터리(허구의 상황이 실제처럼 보이게 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프로그램) ‘회사 가기 싫어’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화장품부터 통신사·패밀리레스토랑·주류·식품 등 장르 불문 다양한 브랜드 광고 모델로 기용되며 자신이 가진 호감형 이미지를 십분 활용했다.

여기에 신예들에게 스타등용문으로 통하는 주말극 막내 며느리 자리까지 올랐다. ‘내 사랑 치유기’는 소주연이 데뷔 후 처음 출연하는 지상파 정극이다. 그 자리가 상당히 무거울 법도 한데 소주연은 캐릭터에 완벽히 이입한 듯한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어린 나이에 엄마가 돼 강해져야만 하는 은주의 상황이 단순 상상으로는 구현해내기 쉽지 않음을 고려할 때, 은주 그 자체가 되어 감정 연기를 펼쳐내는 소주연의 모습이 더욱 감탄을 자아낸다.

이런 가운데 최근 ‘내 사랑 최유기’에서 은주는 전승의 집을 떠나 새로운 일자리를 구한 모습이 그려졌다. 이제는 전(前) 시아버지가 된 박주한(김창완)에게 “세무 회계사무실에 취직했다”고 자랑하는 은주의 미소가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만든 바. 드라마 속 은주가 야심차게 새 출발에 나선 것과 같이 평범한 일상을 포기하고 연기에 발을 들인 소주연의 미래에 꽃길이 펼쳐지기를 기대해본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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