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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이 배우가 궁금하다] 이종석 향한 두 번째 짝사랑? 정유진과 정유진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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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사진=tvN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배우 정유진은 2016년 방영한 MBC 드라마 ‘더블유(W)’에서 친구이자 상사인 강철(이종석)을 짝사랑하는 윤소희를 연기했다. 윤소희는 유능한 비서에 시크한 성격, 도도한 외모의 소유자였지만 강철 앞에서만큼은 무너지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3년이 안 된 지금,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재회했다. tvN 토일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통해서다. 다만 그 사이 정유진은 달라졌다. 그 당시 차도녀의 면모에서 더 나아가며 자신만의 옷을 만드는 능력을 키워온 그다.

정유진은 극 중 ‘도서출판 겨루’에서 1대 마녀 고유선(김유선)에 이어 ‘2대 마녀’라고 불리는 편집팀 대리 송해린을 연기하고 있다. 송해린은 자신을 동료로 착각하고 본인 험담을 늘어놓는 신입사원에게 아무런 티를 내지 않다가 한 방에 반전을 선사하는 흔들림 없는 인물이다. 철없는 신입사원에게는 무섭게 혼쭐을 내며 회사사람들까지 안절부절 못 하게 만드는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이렇게 차가운 얼음 같은 해린이 긴장을 풀고 대하는 유일한 인물은 자신이 짝사랑하는 선배이자 도서출판 겨루의 편집장 차은호(이종석). 해린은 술에 취하면 은호의 집을 찾아가 책장에 몰래 러브레터를 숨기기도 하고, 짝사랑하는 티를 내지 않으면서도 속으로는 절절한 고백을 한다. 그런가 하면 한 치 곁도 내주지 않을 것 같던 모습 뒤 강단이(이나영)에게 마음을 여는 틈도 보여준다. 송해린은 직장 내에서는 후배이지만 나이로는 한참 위인 단이에게 친한 언니에게 고민 상담을 하듯 일에 대한 열정과 누군가를 혼자 좋아하는 씁쓸함을 공유할 줄도 아는 사람이었다.

이전과 비슷한 캐릭터로, 똑같은 상황에서 만난 정유진과 이종석의 인연이 신기하다. 더 나아가 이렇게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도도한 캐릭터를 유지하면서도 점차 풍부해진 내면을 보여주고 있는 정유진의 연기 또한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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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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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은 2015년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로 데뷔했을 당시부터 할 말은 할 줄 아는 당돌한 캐릭터 장현수를 연기했다. 이후 ‘처음이라서’(2015), ‘무림학교’(2016)‘ 등을 통해서도 도도한 걸크러시를 내뿜는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에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똑똑하고 세련미 넘치는 가맹운영팀 대리 강세영 역을 소화했다. 강세영은 한 눈에 반한 서준희(정해인)에 저돌적으로 대쉬할 줄 아는 성격이었다.

같은 해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유진은 강희수라는 캐릭터를 통해 당당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을 보여줬다. 여기에서는 무대디자인 회사 ‘채움’의 대표로, 대리에서 대표로 승진(?)했다. 정유진은 이 작품에서 센스 있는 감각부터 하이힐을 신고 오토바이 라이딩을 하는 터프함에 일을 척척 해내는 능력, 짠한 공우진(양세종)에 느끼는 묘한 모성애와 애정까지 다양한 캐릭터의 면면을 보여줬다. 정유진이 그간 외적인 이미지와 비례하는 캐릭터를 맡아 이미지를 굳혔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자신에게 맞는 배역을 스스로 찾아낸 모습이었다.

이는 정유진이 겉보기에 비슷해 보이는 캐릭터에 각기 다른 개성을 불어 넣는 노력을 꾸준히 해 온 덕분이다. 실제로 정유진은 앳스타일과 인터뷰에서 비슷한 역할을 소화하는 것에 대해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같은 듯 다른 캐릭터다. 그 안에서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정유진이기에 그에게 결코 같은 배역은 없었다. 정유진을 거쳐 간 인물들은 늘 새롭고 재밌는 상대였다. 그리고 그렇게 반복된 캐릭터는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만나 다시 한 번 제대로 지은 옷 한 벌이 됐다. 타의에 의해 만들어진 기성복이 아닌 본인에게 딱 맞는 맞춤복이다. 그 덕분에 ‘로맨스는 별책부록’ 속 송해린은 정유진이기에 해낼 수 있는, 정유진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배역으로 다가온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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