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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방탄소년단 “웸블리 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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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심장’ 웸블리서 6월 공연

라이브 에이드 퀸 무대 열린 곳

2013년 첫 공연 보다 45배 커진 규모
한국일보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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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구 악스홀).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작은 공연장이다. 이곳에서 방탄소년단은 2014년 가을에 첫 단독 공연을 열었다.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의 출발은 ‘소박’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그룹 빅뱅이 2006년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그룹 엑소가 2014년 같은 곳에서 첫 단독 공연을 연 것과 비교하면 ‘작은 공연 데뷔’였다. 방탄소년단은 당시엔 관객 동원력이 높지 않았다. 대형 가요 기획사 출신이 아니라 K팝 팬들과 언론의 관심을 데뷔 초엔 크게 받지 못한 탓이었다.

4년 뒤 상황은 확 달라졌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0월 미국 프로야구 뉴욕 메츠 홈구장인 시티필드에서 4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세계적인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 등만 무대에 서는, 대관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이 경기장에서 공연을 연 한국 가수는 방탄소년단이 처음이었다. 지난해 5월 낸 앨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등으로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을 차지하고, 같은 해 9월 뉴욕 유엔본부 연단에 올라 세계의 청소년을 향해 “너를 사랑하라”는 연설을 하고 난 뒤 생긴 180도 위상 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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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퀸이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라이브 에이드 공연을 하고 있다. 이십세기폭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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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역전의 아이돌’로 꼽히는 방탄소년단의 올해 무대는 더욱 넓어진다. 20일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6월 1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공연한다. 웸블리 스타디움은 최근 록밴드 퀸 멤버인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열풍을 계기로 전세대의 주목을 새삼 받은 ‘라이브 에이드’ 공연(1985)이 열린 곳이다. 9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공연장이다. 방탄소년단 데뷔 공연장 보다 무려 45배 커진 무대다.

웸블리 스타디움은 영국에서 대중음악과 스포츠의 ‘성지’다. 록밴드 비틀스를 비롯해 그룹 아바, 가수 엘튼 존과 마이클 잭슨, 비욘세 등 세계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아티스트들이 공연했고, 영국 국가 대표 출정식이나 세계적인 축구 경기 결승전 등이 열리는 곳이다. 2011년 ‘맨유의 심장’ 박지성 선수가 스페인 프로축구팀 바르셀로나의 메시와 맞섰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였다. 김상화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의 웸블리 스타디움 입성은 그룹의 높아진 위상과 ‘10대 밴드’ 이상의 문화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라고 의미를 뒀다. 방탄소년단의 웸블리 입성에 대해 영국 프로축구팀 토트넘 훗스퍼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웰컴 투 웸블리, BTS!’라고 환영했다. 손흥민 선수가 활약 중인 토트넘은 웸블리 스타디움을 임시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웸블리 공연은 세계 순회 공연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일환으로 성사됐다. 방탄소년단은 5월부터 북ㆍ남미, 유럽, 일본 등 8개 도시에서 10회 공연한다. 5월 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로즈볼 스타디움을 시작으로, 25일 브라질 상파울루 알리안츠 파르크, 6월 7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 7월 13~14일 일본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로 이어지는 일정이다.

웸블리를 비롯해 로즈볼 스타디움,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는 모두 월드컵 결승이 열렸던 곳으로, 7만명 이상을 수용하는 대형 경기장이다. 방탄소년단이 공연할 7곳 모두 수용 관객이 5만명을 넘는다. 지난해 2~4만명을 불러 모을 수 있는 곳에서 세계 순회공연을 열었던 것과 비교하면 ‘덩치’가 확연히 커진 셈이다.

영국의 유명 음악전문지 NME는 방탄소년단의 웸블리 입성 소식을 이날 전하며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르는 등 지난해 새 역사를 썼다”고 소개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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