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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인터뷰]`나쁜형사` 조이현, 아름드리 나무서 발견한 반가운 꽃망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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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배우 조이현은 '나쁜형사'에서 배여울 역을 맡아 시청자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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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아름드리 나무를 보다, 작게 움튼 꽃망울을 발견하다. 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드라마 '나쁜 형사'가 발굴한 신인 배우 조이현(19)을 만난 첫 느낌이다.

조이현은 최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나쁜형사'에서 비운의 여고생 배여울 역을 열연, 시청자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자신이 목격한 살인사건의 용의자와 뜻하지 않게 대면, 공포에 질려 절규하는 그의 모습은 드라마 종영 후에도 시청자들의 기억에 생생하다. 아직은 낯선, 백지 같은 조이현이 보여준 기대 이상의 '한 방'이었다.

"생각한 것보다 너무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시청자분들께 감사해요. 노력한 것보다 더 칭찬을 받은 것 같아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 그리고 욕심이 생기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최근 서울 충무로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조이현은 시청자들의 호평에 기분 좋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들뜨기보단 차분하게, 조곤조곤 이야기를 이어갔다.

극중 조이현이 맡은 배여울이 은선재(이설 분)의 어린 시절로 드러나면서 우태석(신하균 분)과의 악연의 물꼬가 트였다. "오디션 당시엔 인물 관계를 알지 못했다"는 조이현은 "대본을 보고 내가 은선재라는 걸 알게됐는데, 신선하게 느껴졌다.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 신선했고, 빨리 촬영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눈을 반짝였다.

평범하던 고교생 배여울은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가족을 잃고 사이코패스 은선재가 돼 우태석 앞에 돌아왔다. 은선재가 저지른 범죄 역시 용인될 수 없으나, 인물의 전사를 살펴보면 딱하다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캐릭터의 비극적 운명을, 조이현은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을까.

"제가 여울이 입장으로 봤을 때, 여울이 스스로는 본인을 불쌍하게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조이현이 여울이를 볼 때 불쌍하게 느끼면 그 표현이 더 극대화될테니까, 그 부분에 신경을 썼죠. 대본을 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프긴 했지만, 잘 해보자는 마음이 컸어요. 내용이 너무 신선하고 좋아서, 어떻게 하면 더 멋있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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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형사'에서 배여울 역을 열연한 조이현이 우태석 역의 신하균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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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형사'는 쫀쫀한 스토리와 탁월한 연출,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져 초반부터 호평을 받았다. 수사물의 특성상 빠질 수 없는 살인사건 현장이 리얼하게 그려진 탓에 지상파에서 보기 드문 '19세 이하 시청불가 드라마'로 화제가 되기도. 조이현이 본 '나쁜형사'는 어땠을까.

"19금이라는 것 자체도 신선하게 다가왔고, 그 안에서의 내용도, 조금은 어려운 장면이 있을 수도 있지만 내용이 좋아서 전혀 잔인하게 생각되진 않았어요. 대본을 보는 입장에서 타당하게 분석이 됐고, 좋은 연기라면 시청자들에게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드라마 팀의 막내였지만 쟁쟁한 선배들 속에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연기로, 튀지 않고 단연 돋보였던 조이현. 시청자들의 연기력 칭찬에 대해 언급하자 연신 쑥스러워한 그는 "감사하고 신기하기도 한데, 칭찬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신)하균 선배님 덕분"이라며 신하균에게 공을 돌렸다.

연기 하면 '하균신(神)'으로 통하는, 신하균과의 호흡은 첫 대면부터 떨림과 설렘 자체였다고. "처음에는 정말 긴장이 많이 됐어요. 일단 선배님 별명부터 '하균신'이잖아요. 너무 영광인데, 떨리고 긴장됐죠.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절대로 폐가 되지 않아야겠다 생각하고 갔는데도 떨렸어요. 그런데 다행히 선배님이 편하게 풀어주셔서 편하게 촬영했고, 점점 뒤로 갈수록 저도 더 편해져서 준비한 것들을 더 많이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극중 배여울의 인생을 180도 바꿔놓은 살인마 장혁민 역의 김건우와의 촬영 에피소드도 전했다. "장혁민은, 완전 나쁜 사람이죠. 저는 늘 오빠(김건우)를 보면서 공포에 떨어야 했고, 오빠는 제 공포에 희열을 느껴야 하는 사람이었는데 현장에서 오빠가 '이현아, 너 왜 맨날 나를 불쌍하게 쳐다봐, 마음 아파서 못 하겠어'라고 하더라고요. 만약 건우오빠가 진짜 장형민처럼 무뚝뚝한 성격이었다면 진짜 무서웠을텐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배여울에게는 우태석, 장형민 외에 또 하나의 '적'이 있었다. 바로 전춘만(박호산 분) 형사다. 조이현은 "여울이 입장에선 우태석이 나쁜형사였겠지만, 시청자 입장에선 전춘만이 나쁜형사가 아닐까 싶다. (박)호산선배님이 대질심문만 안했어도 여울이가 그렇게 될 일이 없었고, 잘 살고 있었을텐데... 나는 호산선배님이 나쁜형사라고 생각한다"며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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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이현은 고교 재학 중 JYP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 합격, 최장수 연습생을 거쳐 안방극장에 강렬하게 데뷔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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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또 다른 자신을 연기한 이설에 대해 언급하자 조이현은 유독 반색하며 '팬심'까지 드러냈다. "개인적으로 (이)설언니가 너무 매력 있다고 생각했어요. 첫 리딩 때부터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고, 설언니가 제 성인 역할이라 너무 좋았죠. 현장에서는 두세번 밖에 마주치지 않았지만 만날 때마다 먼저 다가와 잘 챙겨주셔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설)언니가 제 연기를 보고 '여울이 너무 잘 나올 것 같다'며 본인도 열심히 하겠다고 같이 파이팅하기도 했죠."

'나쁜형사'와 직전 드라마인 '배드파파' 두 편의 드라마에서 활약하며 시청자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조이현. "중3 때 뮤지컬 '위키드'를 보고 배우의 꿈을 갖게 됐다"는 그는 한림예고 뮤지컬과에서 내실을 다진 뒤 경희대학교 연영과에 한 번에 입학한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고교 재학 중 JYP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 합격, 연습생으로 쌓아온 실력이 '나쁜형사'를 만나 그야말로 '포텐 터진' 것.

이제 겨우 배우로서 출발선에 선 만큼, 오디션을 거쳐 늘 선택 '받아야' 하는 입장이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며 "힘든 적도 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마음으로 극복이 되더라"고 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나만의 강점을 꼽아달라 하자 고개를 가로저으며 "'나쁜형사'에 캐스팅된 건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겸손하게 답한 조이현. 그는 "오디션은 늘 최선을 다 해 보지만, 떨어진 오디션도 많았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간절한 눈빛을 보여드리는데 '나쁜형사'에서 그 간절함이 잘 보인 게 아닐까 싶고, 나를 선택해주신 만큼 더 열심히 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2019년 조이현의 목표는 심플, 담백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는 "이제 시작이니까, 보여드릴 게 많으니까, '나쁜형사'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나오길 많이 연습하고 있을테니 많이 궁금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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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본격적인 활동을 앞둔 배우 조이현은 "보여드릴 게 많다"며 "많이 궁금해해줬으면 좋겠다"는 당찬 포부를 내놨다.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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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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