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이 배우가 궁금하다] ‘도깨비’부터 ‘진심이 닿다’까지...진짜 판매왕 박경혜의 비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사진=다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배우 박경혜는 한때 ‘판매왕’이었다. 약 2년 전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그는 꿈을 이루기 전 휴대전화 판매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밝혔다. 당시 박경혜는 본인만의 수완으로 손님들을 끌어 모았다고. 손님을 응대하는 방식부터 신뢰를 주는 방식까지, 방송에서 보여준 박경혜의 스킬은 현란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룬 지금, 박경혜는 자신의 개성과 능력을 어필할 줄 아는 출중한 세일즈맨이 됐다.

현재 박경혜는 tvN 수목드라마 ‘진심이 닿다’에서 변호사 단문희를 연기하고 있다. 단문희는 극 중 활력소이자 웃음을 주는 역할이다. 소심하지만 필터링 없이 튀어나오는 직설적인 말로 반전을 주는가 하면,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의 기질이 있어 샌드위치집 아르바이트생, 카페 사장, 퀵서비스 직원 등 수많은 이들에게 반해 고백을 서슴지 않는다. 그런 와중 앙숙인 최윤혁(심형탁)과 벌이는 신경전으로도 유쾌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다만 점점 윤혁이 남자로 보이는 자신을 외면하려는 모습으로 또 다른 설렘을 보여주고 있다.

박경혜는 이런 단문희를 세심하게 연기하고 있다. 그는 톡톡 튀는 탄산 같은 청량한 발성으로 대사를 내뱉으며 소심하지만 어딘가 기가 세 보이는 모습을 구현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고민하고 또 상처를 받을 때마다 힘들어하는 면모를 진지하게 혹은 귀엽게 표현하며 단문희의 여린 매력도 살리고 있다.

이와 같은 박경혜의 표현법은 그의 개성 있는 비주얼과 어우러져 자신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있게 만들었다. 어딘가 얄밉고 세 보이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을 갖추고 있는 감초 역할은 이제 그와 한몸이 됐다.

헤럴드경제

(사진=tvN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작부터 그랬다. KBS2 ‘TV소설 저 하늘에 태양이’(2016)로 브라운관에 데뷔한 박경혜는 그 해 바로 ‘도깨비’ 속 처녀귀신으로 얼굴을 알렸다. 극 중 그는 지은탁(김고은)을 따라다니는 귀신친구였다. 때로는 장난도 치고 솔직한 말들로 정곡을 찌를 때도 있었지만, 외부의 위험요소로부터 지은탁을 지키고 진심으로 좋아했다.

‘도깨비’가 최고 시청률 20%(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돌파하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던 것도 박경혜가 눈에 띈 이유가 되겠다. 하지만 이를 뛰어넘어 웃음과 감동을 모두 준 박경혜의 연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박경혜는 뜨거운 주목 속 쉴 틈 없이 드라마 활동을 이어나갔다. 2017년에는 ‘조작’에서 똑부러진 성격을 지닌 서나래를, ‘저글러스’에서는 사내의 소식통의 역할을 하는 풍문 바이러스 구계영을 연기했다.

‘흉부외과’(2018)에서는 실력 좋고 직언도 할 줄 아는 간호사 이선영으로 분했다. 간호사의 한계를 느껴 ‘그만 둬야지’ 하지만 비상 알림에 몸이 먼저 달려가고 있는 프로페셔널하고 따뜻한 인물이었다. 아울러 박경혜는 같은 해 ‘복수가 돌아왔다’에서 윤리 선생님 장지현을 연기했다. 장지현은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원칙주의자에 한치 앞만 보는 경향이 있어, 상대가 나를 좋아한다는 착각도 하는 인물이다.

간호사부터 선생님, 변호사, 심지어 귀신까지 다양한 직업군을 거쳐 온 박경혜다. 스크린에서 또한 마찬가지다. 드라마에 앞서 2011년 영화 ‘애드벌룬’으로 데뷔한 박경혜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2013), ‘빅매치’(2014), ‘장수상회’(2015), ‘꿈의 제인’(2017), ‘1987’(2017), ‘마약왕’(2018), ‘내안의 그놈’(2019) 등을 거치며 넓은 스펙트럼을 경험했다.

헤럴드경제

(사진=다인엔터테인먼트 제공)


다만 유독 드라마 속 캐릭터의 성격은 어딘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달리 말해 박경혜가 자신이 지닌 강점을 시청자들에게, 제작진에게 잘 어필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결국 작품을 선택한 것은 본인 자신. 그는 자신의 마스크와 연기 톤을 부끄러워하거나 감추려 하지 않고 오히려 바깥으로 드러내 독보적인 신스틸러가 됐다. 튀는 개성으로 인한 한계에 부딪히기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잘 할 줄 아는 분야를 찾아 나선 것이다. 심지어 ‘도깨비’ 촬영 당시에도 귀신인데 아무 분장 없이 본인의 날카로운 눈빛을 내세웠다.

박경혜는 ‘라디오스타’에 나왔을 당시 양악수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심한 부정교합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을 선택했다. 그러면서 박경혜는 “예뻐지는 게 무서웠다”고 말했다. 너무나 좋아하는 자신의 얼굴을 잃을까봐 걱정됐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처럼 자신의 개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직업적으로도 활용하며 사랑할 줄 아는 것, 이게 박경혜가 배우로서 특출한 ‘세일즈맨’이 될 수 있던 진정한 비결이다.

culture@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