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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N인터뷰]① '풍상씨' 신동미 "간분실은 '인생캐' 전부 쏟아부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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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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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지난 14일 종영한 KBS 2TV 수목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에서 유일하게 숨통을 틔어주는 캐릭터는 배우 신동미가 연기하는 간분실이었다. 이풍상(유준상 분)의 아내로 오랜 시간 시댁 식구들의 뒷바라지를 하며 살아온 그는 자신을 돌보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동생들을 뒷바라지를 하는 이풍상과 개념 없는 시동생들에게 '팩트 폭행'이 담긴 발언을 해 시청자들에게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줬다. 그러면서도 간암에 걸린 이풍상을 끝내 외면하지 않고 돌보며 애틋한 가족애를 드러냈다.

극과 극 감정을 오가는 간분실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 신동미는 "배우가 감정노동자이지만 이렇게까지 징글징글하게 감정의 끝을 간 역할은 나도 처음"이라며, '왜그래 풍상씨'를 통해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했다고 털어놨다. 매회 우는 신이 있어 너무 힘든 나머지 체중도 3kg이나 빠졌다고. 또한 신동미는 감정 연기뿐만 아니라 외적으로도 간분실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캐릭터의 초췌함을 표현하기 위해 민낯으로 촬영을 강행하며 간분실에 녹아들었다. 덕분에 시청자들에게서 '간분실은 인생캐'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에 '왜그래 풍상씨'는 그에게 소중한 작품이다. 특히 '드라마를 보고 남편을 꼭 안아줬다'는 댓글을 봤을 때는 작품을 하길 잘했다며 스스로를 칭찬했다고. '왜그래 풍상씨'가 가슴 따뜻한 가족극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신동미를 뉴스1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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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그래 풍상씨'가 종영했다. 많은 걸 쏟아부은 작품인 만큼 시원섭섭하겠다.


▶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내일도 촬영을 하러 가야 할 것 같다.(웃음) 15회부터 분실이가 나한테 붙은 느낌이라 '이제 분실스러운 게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드라마가 끝나서 아쉽기도 하다. 사실 그전까지는 분실이를 찾아가고 있었는데 이제 붙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풍상이와도 진짜 부부 같았다. (촬영을 하다가) 내가 미세먼지 때문에 목소리가 안 나왔던 적이 있는데 유준상 선배님이 나를 앉혀주고 약을 주시더라. 그걸 지켜보던 스태프들이 우리에게 부부 같다고 했다.

- 시청률 20%를 넘지 않았나. 이렇게 호응을 얻을 것이라 예상했나.

▶ 우리끼리는 시청률이 13%만 넘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그 힘은 현장에서 나온 게 아닐까 한다. 다들 너무 열심히 한다. 누구 하나 고함지르지 않고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다. 현장 분위기가 좋아서 즐겁게 촬영했다.

- 드라마 속에서 간분실은 매회 절절한 감정을 표현해냈다. 그 연기도 쉽지 않았겠다.

▶ 너무 힘들었다. 매회 우는 신이 있었다. 배우가 감정노동자이지만 이렇게까지 징글징글하게 감정의 끝을 간 역할은 나도 처음이다. 너무 힘들었다. 매회 산을 넘었다. 스스로 한계에 도전하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니) 소화불량도 왔다. 정말 하얗게 불태웠다. 촬영 마지막 날까지 버티다가 끝난 다음날부터 아프기 시작했다. 감정의 깊이를 많이 느낀 것 같다. 이 작품을 하면서 3kg이 빠졌다.

- 극에서 민낯으로 등장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 간분실이 이풍상과 동갑 설정이었다. 어떻게 하면 캐릭터와 접점을 맞출까 하다가 민낯으로 촬영하자고 감독님에게 제안했다. 화장을 아예 하지 않았다. 얼굴이 번들거리면 투명 파우더로 누르는 정도였다. 1~2회에서 피부가 너무 좋아 보인다고 해서 검은 칠을 한 적이 있는데, 모세혈관이 안 보이더라. 근데 그게 보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 3~4회 이후로는 아예 민낯으로 나가게 됐다. 내가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처음에는 어떻게 봐주실까 두려웠는데, 이것이 연기의 부스터가 된 것 같아서 다행이다.

- 유준상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 내가 파트너 복이 있는 것 같다. '오빠가 아니었으면 잘 못했을 거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왜그래 풍상씨'가 오빠와 함께하는 네 번째 작품인데, 그중에 직접 호흡을 맞춘 건 '풍상씨'를 포함해 두 작품이다. 그전에 한 게 '꿈꾸는 해몽'이었는데,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우리끼리 '이거 같이 하려고 그 영화도 같이 했나 봐'라고 말했다. 같이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연말 연기대상에서 베스트 커플상을 노리고 있다.(웃음)

- 실제 남편은 이풍상과 다른지.

▶ 남편 허규? 모든 남편은 복장 터지는 존재다.(웃음) 사실 큰 힘이 된다. 친구 같은 존재라 너무 좋다. 가끔 반주하면서 대화도 하고. 내가 바쁘니까 집안일을 못하는데, 남편이 본인 일이 있는데도 많이 도와준다. 또 드라마를 봐주는 1등 시청자다. 최고의 남편이다.

- 아버지로 출연한 배우 박인환, 딸로 등장한 김지영과 '케미'도 좋았다.

▶ 내가 인복이 많은 것 같다. 박인환 선생님은 정말 최고다. 선생님은 현장에서도 권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신다. 내게 장난도 많이 쳐주시고 너무 재밌다. 딸처럼 대해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덕분에 '케미'가 좋지 않았나. 지영이는 연기도 잘하고 밝다. 이 아이가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된다. 잘될 것 같아서 유준상 선배님이랑 내가 얼마나 잘해줬는지 모른다.(웃음) 다음에 좋은 작품으로 다시 만났으면 한다.

- 문영남 작가와의 작업은 어땠나.

▶ 처음에 대본 리딩을 할 때 작가님 옆자리여서 부담이 되더라. 그러다 1부 리딩이 끝나고 쉬는 시간을 가졌는데, 작가님이 '분실, 사실 어려 보여서 내가 반대했었어. 그런데 리딩을 하고 보니 톤이 안정적이어서 좋네. 우리 잘해보자'라고 해주시더라. 너무 좋았다. 리딩할 때도 캐릭터의 느낌을 많이 잡아주셔서 도움이 됐다. 작가님이 많이 믿어주셔서 분실의 캐릭터가 잘 나오지 않았나 한다.

- 간분실로 '인생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의하나.

▶ 각자 '인생캐'의 기준이 다르겠지만 나는 동의한다. 정말 다 쏟아냈다. 3년 동안 울 걸 다 운 것 같다.(웃음) 이 작품을 계기로 스스로 한 계단을 올랐다는 느낌이다. 사실 '왜그래 풍상씨'를 하기 직전에 슬럼프가 왔었다.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서 '이 드라마를 해도 되나' 싶었는데 그걸 스스로 이겨낸 것 같다. 내겐 의미 있는 캐릭터다.

<[N인터뷰]②에 계속>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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