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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지난 14일 종영한 KBS 2TV 수목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에서 유일하게 숨통을 틔어주는 캐릭터는 배우 신동미가 연기하는 간분실이었다. 이풍상(유준상 분)의 아내로 오랜 시간 시댁 식구들의 뒷바라지를 하며 살아온 그는 자신을 돌보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동생들을 뒷바라지를 하는 이풍상과 개념 없는 시동생들에게 '팩트 폭행'이 담긴 발언을 해 시청자들에게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줬다. 그러면서도 간암에 걸린 이풍상을 끝내 외면하지 않고 돌보며 애틋한 가족애를 드러냈다.

극과 극 감정을 오가는 간분실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 신동미는 "배우가 감정노동자이지만 이렇게까지 징글징글하게 감정의 끝을 간 역할은 나도 처음"이라며, '왜그래 풍상씨'를 통해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했다고 털어놨다. 매회 우는 신이 있어 너무 힘든 나머지 체중도 3kg이나 빠졌다고. 또한 신동미는 감정 연기뿐만 아니라 외적으로도 간분실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캐릭터의 초췌함을 표현하기 위해 민낯으로 촬영을 강행하며 간분실에 녹아들었다. 덕분에 시청자들에게서 '간분실은 인생캐'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에 '왜그래 풍상씨'는 그에게 소중한 작품이다. 특히 '드라마를 보고 남편을 꼭 안아줬다'는 댓글을 봤을 때는 작품을 하길 잘했다며 스스로를 칭찬했다고. '왜그래 풍상씨'가 가슴 따뜻한 가족극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신동미를 뉴스1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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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①에 이어>

- 드라마에서 '복장 터지게'하는 캐릭터가 많은데, 그중 가장 밉상이 있다면.

▶ 내겐 풍상이가 제일 밉상이었다.(웃음) 화상이(이시영 분)와 진상이(오지호 분)도 있었지만 가장 밉상은 풍상이다. 복장 터지는 모든 일의 원인이 풍상이에게 있다. 방송을 보면 내용을 알고 있는데도 화가 나더라. 특히 풍상이가 정상이(전혜빈 분)에게 소고기를 사줬을 때 정말 화가 났다. 중이도 다음날 촬영하러 와서 '아빠가 고모 소고기 사줬다'고 서운해하더라.(웃음)

- 풍상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했나.

▶ 풍상이가 극에서 맏형으로 표현되긴 했지만, 우리 부모님 세대가 아닐까 했다. 어린 나이에 동생들을 맡다 보니 부모와 같은 책임감이 들었을 거다.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돌아보기보다 동생을 바라보는 삶이 전부였다. 그게 엄마, 아빠의 시대를 대변하는 게 아닌가 한다. 물론 남편으로는 최악이다. 식당에 갔는데 주방에서 일하시던 어머니가 나오셔서 '이혼해'라고 하시더라.(웃음)

- '풍상씨'가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도 있지 않았나. 작품 속 이야기에는 공감이 됐는지.

▶ 막장이 아닌, 현실적인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그런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 갖다 놔서 보는 시청자들의 대미지가 큰 게 아닐까 싶다. 나는 '왜그래 풍상씨'를 보면서 '정말 이렇게 사는 사람이 있구나' 싶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가족에 대해 한 번 돌아보게 됐다. 또 최고보다는 최선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부족할 수 있지만 최선을 다했다.

- 최근에 '왜그래 풍상씨'부터 '하나뿐인 내편'까지 가족물이 인기를 끌고 있지 않나. 이유가 뭐라고 보나.

▶ 드라마에도 유행이 있지 않나 한다. 한동안 법정물, 형사물 등 장르물들이 많이 나와서 중장년층이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없어진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가족극이 인기인 게 아닐까. 요즘 같은 시대에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았나 한다.

- '왜그래 풍상씨'가 어떤 드라마로 남았으면 하나.

▶ 가슴 따뜻한 가족 드라마, 다시 한번 가족을 돌아보는 드라마였으면 한다. '드라마가 끝나고 자고 있는 남편을 안아줬다'는 댓글을 보고 이 작품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런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한다.

- 앞으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 진실된 연기를 하는 배우. '왜그래 풍상씨'를 통해 연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내가 잘하는 것보다 즐겁고 재밌게 연기를 하는 게 좋다는 걸 알았다. 이 작품을 계기로 다음 작품을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더욱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겠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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