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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눈이 부시게' 알츠하이머 김혜자, 행복했던 기억만 떠올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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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눈이 부시게' 캡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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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지현 기자 = '눈이 부시게' 김혜자가 행복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19일 오후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 마지막회에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김혜자(김혜자 분)는 며느리 정은(이정은 분)에 이어 아들 대상(안내상 분)까지 알아보지 못했다.

이날 대상은 다리가 불편한 자신을 차갑게 대했던 엄마 김혜자(한지민 분)를 떠올렸다. 하지만 김혜자는 남편 이준하(남주혁 분)를 잃고, 아들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혹여나 눈길에 아들이 넘어질까 아침 일찍부터 눈길을 쓸었던 김혜자. 대상은 모든 걸 알고 오열했다. 대상은 경비 일을 관두고 엄마와 함께 시골에 가서 살겠다고 선언했다. 아내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대상은 "평생 엄마를 옥죄었던 내 다리, 그 기억이 엄마에게서 사라졌다"고 말하기도.

특히 김혜자는 알츠하이머로 인해 눈이 부시에 아름다웠던 기억들만 떠올리게 됐다. 그는 대상을 이웃으로 생각하고 얘기를 나눴는데, 언제 이사왔냐는 질문에 "그러게. 언제 이사 왔더라"고 당황했다. 대상은 "생각 안 나는 건 굳이 기억 안하셔도 된다. 그냥 행복했던 시간만 기억하면 된다"고 얘기했다.

이에 김혜자는 살면서 제일 행복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그는 "대단한 날은 아니고, 난 그냥 그런 날이 행복했다. 온 동네가 밥 짓는 냄새가 나면 나도 솥에 밥을 하고, 그때 아장아장 걷던 우리 아들 손을 잡고 마당으로 나간다. 그럼 저 멀리서부터 노을이 진다. 그때가 제일 행복했다"고 말했다. 자신과 남편, 아들까지 세 식구가 함께했던 단란했던 그 시절이었다.

대상은 "어머니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신다. 하지만 어쩌면 가장 행복했던 시간 속에 살고 계신지도 모른다"고 혼잣말을 해 뭉클함을 선사했다.

방송 말미 김혜자는 "내 삶은 때로는 불행했고, 때로는 행복했다. 삶이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다. 어느 하루 눈 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별 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다"며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말아라. 오늘을 살아가라.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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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 캡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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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김혜자, 이준하의 결혼 생활이 공개됐다. 행복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던 이준하는 아들 대상에게 정을 주지 못 했지만 김혜자의 말에 힘을 얻었고 행복을 되찾았다.

그러던 어느 날 기자였던 이준하가 경찰서에 잡혀갔고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 김혜자는 오열했고 담당 경찰의 손목에 이준하의 시계가 있었다. 김혜자는 시계를 되찾기 위해 그의 손목을 잡다 상처를 냈다.

휠체어 할아버지의 손에 이 상처가 있었다. 그는 병실에 있던 김혜자를 찾아갔다. 그리고 시계를 건넨 뒤 오열했다. 김혜자는 그를 다독였다. "나의 인생이 불행했다고 생각했다. 억울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당신과 행복했던 기억부터 불행했던 기억까지 그 모든 기억으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었던 거였다"고 독백했다.

김혜자는 "그 기억이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무섭기만 하다. 당신이 죽었던 날보다도 지금이, 당신을 잊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더 무섭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이준하의 제사를 지낸 날, 김혜자는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당신은 어찌 해가 바뀌어도 나이를 안 먹네. 곱다 고와. 거기는 어떠냐. 꿈에도 한 번 안 나오는 걸 보면 좋긴 한가 보다"며 "당신이 좋아하던 시계 가져오려다 그만뒀다. 미안하다. 시계 못 가져와서. 그리고 평생 외로웠던 사람, 혼자 가게 해서 미안하다"고 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적셨다.
l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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