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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테이 "제 인격 대부분인 음악, 베토벤과의 접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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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루드윅:베토벤 더 피아노'서 베토벤 연기

연합뉴스

테이
[과수원 뮤지컬 컴퍼니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위대한 음악가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갈등이 주된 내용이라 베토벤을 연기하는 것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었어요."

25일 서울 대학로에서 만난 가수 겸 뮤지컬 배우 테이(36·본명 김호경)는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에서 베토벤 역을 연기하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는 베토벤의 천재 음악가로서가 아닌 인간 베토벤의 모습을 그리는 작품이다.

테이는 "누구나 이미지를 갖고 있을 유명한 분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며 "나이든 루드윅을 연기하기에 제가 아직 젊어서 어쩔 수 없이 캐릭터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부분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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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
[과수원 뮤지컬 컴퍼니 제공]



그러나 결국 베토벤과 자신의 "접점을 찾았다"고 테이는 강조했다.

"베토벤은 음악 때문에 어린 시절에 힘들었고 음악을 버리고 싶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도 가장 좋아하는 것이 음악이라서 떠날 수 없었거든요. 작곡가인데 이명 때문에 음을 듣지 못한 채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잘 안 가요. 그런데도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인생을 살았잖아요. 저도 노래하는 것이 힘들어서 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었죠. 그러나 그 괴로움이 다시 음악을 통해 치유되더라고요. 제 인격 대부분에는 음악이 있거든요. 베토벤 역시 그랬기 때문에 접점이 있었죠."

그는 "베토벤이 나이가 들수록 더 성숙해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는 한창 청년일 때의 모습으로 평생을 살지 않았을까 싶다"며 "인생의 굴곡에 따른 깊이보다는 내면의 고민에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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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
[과수원 뮤지컬 컴퍼니 제공]



자신 안에 있는 의외의 면도 발견했다고 한다.

"조금은 괴팍하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베토벤을 연기하다 보니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날카롭게 했구나' 깨닫는 부분도 생기고 베토벤의 격한 감정을 표현할 때 강하게 표현돼서 스스로 놀랐어요. 제가 기존에 알던 테이보다 훨씬 에너지가 많고 깊은 부분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새로운 발견이 많았습니다."

2004년 가수로 데뷔한 테이는 SBS TV 드라마 '사랑은 아무나 하나'(2009)로 첫 연기에 도전했다. 2012년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로 뮤지컬까지 활동 반경을 넓혔다. 이후 '잭 더 리퍼'(2016),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2018), '여명의 눈동자'(2019) 등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저는 뮤지컬을 계속하고 싶어요. 전 노후에는 연기자로 있고 싶거든요. 그러려면 관객들 머리에 있는 테이의 이미지를 비워내고 제가 맡은 인물로 잘 흘러가야죠. 이게 저에게는 어려운 작업이에요. 잘 쓰이고 싶어요. 배우들로부터 인정받고 싶고요. 우선은 뮤지컬을 즐겁게 하려고요."

그는 "가수로는 사랑받는 곡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며 "판소리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식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준 그는 최근 수제버거 가게를 열기도 했다.

"제 가족이 원래 대식가예요. 추천받아서 예능 프로그램에 나갔다가 대식가 이미지가 생겼고, 밖에서 사 먹으면 돈이 많이 드니까 요리를 했던 것뿐인데 '골목식당' 섭외가 들어왔고요. 많이 먹는 것을 좋게 봐주시는 게 신기하죠. 발라드 가수는 이미지 때문에 많이 못 먹는데…. 그래서 제가 요즘 발라드를 못 부르고 있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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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 뮤지컬 컴퍼니 제공]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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