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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팝인터뷰종합]"스타보다는 배우로"..정일우, '하이킥'→'해치'가 일깨운 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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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POP=천윤혜기자]그야말로 성공적인 복귀다. 정일우는 대체복무 이후 SBS '해치'를 통해 사극으로 완벽하게 돌아왔다. 쉽지 않은 캐릭터인 젊은 영조 이금 역을 맡아 그는 인기와 호평 모두를 잡아내며 배우로서의 인생 2막을 활짝 펼치고 있다.

2일 서울 강남구 학동로의 한 갤러리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정일우는 "2년 넘게 공백기를 갖다가 쉴 틈 없이 촬영해서 6개월간 바쁘게 달려왔다. 복귀작이 고민이 많았지만 좋은 작가님, 좋은 감독님, 좋은 대본, 좋은 캐릭터라 결정했다. 하는 동안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다. 캐릭터 자체로도 어려운 부분이 많았고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잘 마무리될 수 잇었던 것 같다"고 '해치' 소회를 전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목표는 연기적인 것들이 군대 이전보다 성장했다는 얘기를 듣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 노력을 했는데 좋은 이야기들을 해주셔서 아쉬운 점도 많지만 만족하며 끝냈다. 이번에는 최대한 얼굴을 안 쓰면서 연기하려 했다. 제가 데뷔작이 시트콤이고 로코 등을 해오면서 표정이나 눈이 과하게 나올 때가 있는데 그걸 자제하고 마음에서 진정성 있게 하고 싶었다. 최대한 얼굴과 눈을 안 쓰면서 연기해야겠다 생각했고 테크닉적인 것 보다는 진정성을 가지고 연기를 한 부분이 이전과는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 싶다."

사극이라는 이유로 따로 부담됐던 부분은 없었다던 정일우. 그는 하지만 '해치'를 마친 후 여전히 만족하지는 못한다고. "만족은 안 한다. 사실 아쉬운 게 많고 부족한 게 많다.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 보니까 몇 테이크 더 하고 싶은데 항상 작품 끝나면 아쉬운 게 많다. 한 번도 만족을 해본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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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에서 대체복무를 하며 그는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2년을 보냈다. 요양원이라는 곳 특성상 정일우는 삶과 죽음이라는 부분에 대해 직접 경험한 것. 그는 또한 '해치' 촬영 중 10년 넘게 키우며 가족처럼 지내던 강아지를 잃는 아픔도 겪었다.

"강아지도 이번에 떠나보내면서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있는 한순간을 감사하고 즐기고 내 곁에 있는 사람들한테 볼 수 있을 때 좀 더 좋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제 주위사람도 언제 떠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며 지금 현재를 즐기고 앞으로보다 현재에 충실하면서 살아가는 게 가장 후회도 없고 행복한 게 아닌가 싶다. 이번 대체복무는 인생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였다. 요양원에서 일을 하며 제가 모시던 분들도 떠나시기도 했다. 하지만 붙잡을 수도 없지 않나. 인생무상이었다. 죽음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군복무를 하면서 조금 더 진지하게 하게 됐다."

그러면서 "대체복무를 하고 30대 되니 20대 때 가장 후회된 건 공백기가 길었다는 거다. 제가 공백기가 1년 반이나 2년씩 있었다. 그 때 왜 그렇게 쉬면서 일했나 싶다. 20대 때 할 수 있었던 역할을 지금은 못 한다. 마찬가지로 40대가 되면 30대만 할 수 있는 역할도 있지 않겠나. 다작이라기보다는 많이 하면서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작품이 좋은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만 기회가 주어졌을 때 쉬지 않고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사실 정일우는 데뷔작에서부터 화려하게 시작했다. 지난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방송된 MBC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이윤호 역을 맡으며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며 데뷔하자마자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하이킥'이 끝날 때 가장 바랐던 건 '이 작품 안 끝났으면 좋겠다', '이 시간이 안 멈췄으면 좋겠다'였다"고 고백했다.

"'하이킥' 찍고 나서 사실 다운됐다. 작품이 잘 되도 문제 안 되도 문제더라. 데뷔작인데 준비가 안 됫 상태로 크 사랑을 받아서 감당이 안 됐다. 20살이었고 감당하기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이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다 나 때문인 것 같았다. 그런데 이제는 시청률이나 흥행을 못한다고 해도 상처받지 않는다. 얻은 게 있다면 그걸로 만족하는 거다. 차기작을 고를 때는 이 작품을 했을 때 무언가를 얻어낼 수 있을까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는 이어 물의를 일으키지 않고 롱런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하며 '하이킥' 당시 자신에게 많은 것을 알려줬던 이순재에 대해 언급했다. "데뷔 첫 작품에 이순재 선생님이 귀가 닳도록 '너는 정말 감사하면서 살아야한다. 네가 이렇게 한순간에 사랑을 받는다고 해서 안주하지 말고 대중의 사랑을 갚으면서 나아간다고 생각해야 한다. 우쭐하지 말라'고 하셨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에게도 많이 듣기도 했다. 그런 부분들을 어릴 때부터 들으며 자아가 형성되지 않았나 싶다. 기본만 잘 지키고 사는 게 쉽지는 않지 않나. 하지만 문제가 될 만한 일들만 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부분은 배우가 아니더라도 당연히 지켜야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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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우는 스타가 아닌 롱런하는 배우로서 자신만의 확고한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복귀할 때부터 든 생각은 감사하게도 데뷔작부터 큰 사랑을 받으면서 활동했는데 군대 가기 전에도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는 스타라는 건 한순간이라고 생각하고 배우로서 인정 받고 내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임해야 평생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롤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욕심난다면 단역이라도 출연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다. 제가 40~50대로 흘러가면 제게 주어진 롤이 줄어드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제게 주어진 작품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배우로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음 차기작에서는 뭘 해야지보다는 흘러가는 대로 내가 잘 소화할 수 있는 걸로 하다보면 점점 발전하는 배우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 "배우 정일우를 떠올렸을 때 대중분들께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는 배우로 남고 싶다.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 공인은 아니지만 큰 영향력을 끼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심하고 노력하겠지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해 배우로서의 선한 영향력을 강조했다.

사진=J1in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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