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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YG' 양현석, YG 떠났다...영욕의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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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현석 (사진=YG제공)




[이데일리 스타in 박현택 기자] YG(양군, 양현석)가 YG를 떠난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는 14일 모든 직책과 업무를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20년간 직접 키워온 YG엔터테인먼트에서 손을 뗀다는 의미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양군’으로 시대를 풍미했던 댄스가수는 1996년 ‘현기획’을 설립하고 제작자의 길에 접어든다. 97년 M.F엔터테인먼트, 98년에는 설립자 양현석의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별명 ‘양군’을 딴 양군기획을 거쳐, 99년 ‘YG엔터테인먼트’를 세웠다.

초기 지누션과 1TYM, 렉시 등을 키워내며 트로트와 발라드, 댄스곡 중심의 가요계에 흑인음악을 심었다. 이후 세븐, 빅뱅, 2NE1의 초대형 성공으로 회사는 전성기를 맞이하고 양현석은 최고의 제작자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빅뱅은 투어를 통해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왔고, 2NE1은 히트곡을 양산했다. 풍족해진 환경에서 위너, 아이콘 등 ‘미래’들이 속속 데뷔했고, 싸이와 에픽하이 등이 영입됐으며, 악동뮤지션, 이하이 등 오디션 스타들도 YG에 합류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 안’이 드라마처럼 대중에게 공개됐고, 회사의 대소사를 결정하는 양현석의 권력과 안목이 대중에게도 전달되며 실제 YG엔터테인먼트의 성공과 함께 높게 추앙받았다.

‘음악 방송 출연’, ‘언론 대응’ 등에 있어 기존 가요계의 공식을 따르지 않으며 ‘YG만의 길’을 걸었다. 조금씩 YG엔터테인먼트만의 자존심과 ‘스웨그’는 ‘멋’으로 치환됐다.

소속 가수들은 촌스러운 단체복 보다 명품 옷을 입었고,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협업했다. 그 사이 소속된 가수와 제작자들은 하나같이 ‘인플루언서’로 등극했다. 그들이 입는 옷과 착용하는 악세서리는 곧 ‘유행’ 이 됐고, 라이프 스타일은 ‘트렌드’가 됐다. 무엇보다 무수히 쏟아진‘명곡’들이 YG엔터테인먼트에 차별점을 줬다. 제작로서 입지를 다진 양현석은 배우 영입 , 부동산 추자, 사업 영역 확장으로 사업가로서도 성공 가도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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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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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질주하던 YG였지만 ‘구설수’로 인해 회사는 흔들렸다. 그 멋진 ‘인플루언서’들은 마약, 성접대 등 논란을 일으키며 얼룩져갔다. 한류의 선봉장이었던 빅뱅은 탑과 승리로 이어지는 마약-버닝썬 사태로 멍들었다. 승리는 팀과 회사를 떠났다. 2NE1은 박봄의 마약 스캔들 등 홍역을 치르다 전성기를 오래 이끌지 못하고 사라졌다. 이 사이 YG와 양현석의 자존심은 점차 ‘아집’, ‘고집’ 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아이콘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데뷔전부터 ‘스타’에 등극하며 기대주로 손꼽혔지만 작사, 작곡에 프로듀싱까지 도맡던 선장 비아이가 마약 구매 투약 의혹으로 YG를 떠났다. 위너 역시 남태현을 내보낸 후 이승훈의 한서희 관련 구설수로 위기를 맞이했다.

블랙핑크의 활약과 함께 제 2 사옥을 짓고, 빅뱅의 전역을 기다리며 트레저 데뷔를 준비하던 YG의 길은 가시밭길이었다. 비난이 끊이지 않았고, 구설수도 멈추지 않았다. 결국 ‘약국’ 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양현석이 백기를 들었다. 23년간 영욕을 맛 본 양현석은 이제 사업가, 제작자가 아닌 또 다른 인생을 설계한다. 대표이사 직을 맡으며 회사의 경영을 책임지던 친동생 양민석 역시 YG를 떠난다.

양현석은 “저는 지난 23년간 제 인생의 절반을 온통 YG를 키우는데 모든 것을 바쳐왔습니다”라며 “최고의 음악과 최고의 아티스트들을 지원하는 일이 저에게 가장 큰 행복이었고 제가 팬들과 사회에 드릴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이라 생각해 왔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더 이상 YG와 소속 연예인들, 그리고 팬들에게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물러나는 것이 그들이 능력을 더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하루빨리 YG가 안정화될 수 있는 것이 제가 진심으로 바라는 희망사항”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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