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홍진영(34·사진)이 소속사 뮤직K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최근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홍진영은 23일 인스타그램에 “소속사와의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법적 절차를 밟게 됐다”며 장문을 적었다.
홍진영은 ▲자신의 체력을 감안하지 않고 일정을 강행시키는 점 ▲이면계약 등이 의심되는 정산 방식 등을 전속계약 해지 사유라고 설명했다.
홍진영은 “힘들어도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티 내지 않겠다고 신인 때부터 혼자서 약속했는데 여러분께 이런 모습을 보여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아래는 홍진영이 인스타그램에 적은 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홍진영입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갑작스럽지만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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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데뷔 후 지금까지 10년 넘게 가족처럼 생각했던 소속사와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법적 절차를 밟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정을 하기까지 지난 4월부터 오늘날까지 하루하루가 너무나 고통스러웠고 많은 고민과 망설임 그리고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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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저는 의리와 신뢰 하나로 소속사에 제 의사를 제대로 주장해본 적이 없었으며 스케줄 펑크 한번 없이 일에만 매진해 왔습니다.
종종 돈독이 올랐단 댓글들을 보며 그렇게 비춰지고 있는 저 자신이 너무 싫을 때가 있었고 제 몸을 좀 쉬게 해주고 싶을 때도 잦았으나, 하루에 여러 차례 한 달에 많게는 수십건의 행사를 묵묵히 열심히 하는 게 보잘것없는 저를 키워준 회사에 대한 보답이라 항상 생각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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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느 순간 건강도 급격히 나빠지고 6월 초엔 하복부 염증이 심해져 수술까지 받는 일이 생겼습니다. 스케줄을 소화하는 게 너무 힘들었고 수차례 고통을 호소했음에도 소속사는 일정을 강행하였습니다.
그 와중에 저도 모르는 사이 많은 일이 제 이름으로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모르는 광고주와의 이면계약,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매달 수수료 명목으로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 빠져나간 것으로 의심되는 불투명한 정산 방식, 제가 원치 않았던 공동사업계약에 대한 체결 강행, 행사 및 광고 수익 정산 다수 누락 등. 고민 끝에 저는 지난 6월 소속사에 전속계약 해지 통지서를 전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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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리라곤 저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한 식구라 철석같이 믿으며 일해왔던 그동안의 시간이 시간인 만큼 오해가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지막까지 진실한 설명과 반성을 기대했고 끝까지 믿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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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소속사는 사과 한마디 없이 변명으로만 일관한 채 어떠한 잘못도 시인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본 전 도저히 더 이상의 신뢰관계가 유지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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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는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였습니다. 그리고 한 식구라 여겼던, 그래서 더 배신감과 실망감이 컸던 소속사 관계자들을 고소하기로 하였습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것에 저 또한 마음이 너무 많이 아픕니다. 저와는 어울리지 않게 그동안 잠도 편히 잘 수 없었고 또 매일매일 혼자 숨죽여 울었고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눈물이 납니다.
항상 밝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힘들어도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티 내지 않겠다고 신인 때부터 지금까지 저 혼자서 약속했는데. 여러분께 이런 모습 보여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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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십년이란 세월이 무색할 만큼 이 회사를 너무나 믿었기에 지난 몇 개월 동안 회사로부터 받은 배신감과 실망감이 너무나도 큰 상처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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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는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하고 이 소식을 제가 직접 전해드리는 게 맞겠다는 판단에 이렇게 부득이하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를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께 걱정을 끼쳐 죄송합니다.
김용준 온라인 뉴스 기자 james1090@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홍진영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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