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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와칭] 동심 파괴 19금 애니메이션, '소시지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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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을 위한 애니메이션 '소시지 파티'. [사진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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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일단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이해한다. 수입업자가 마구잡이로 붙인 제목은 아니고 원제가 ‘Sausage Party’이긴 한데, 뭐 사실 당신이 처음 생각한 그 의미가 틀린 건 아니다. 19금 초 저질 농담들이 여기저기서 작렬하니까 일단 연로하신 부모님이나, 초등학생 자녀들과 함께 볼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겠지?

■ 와칭(watc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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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칭(watchin')은 중앙일보 뉴스랩이 만든 리뷰 서비스입니다. 넷플릭스 리뷰 모아놓은 곳, 믿을 만한 영드·미드·영화 추천을 찾으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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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와 핫도그빵이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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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신'이라 믿고 찬양의 노래를 부르는 마트의 팝콘들. [사진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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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줄거리 소개. 주 무대는 거대한 마트 식음료 매장이다. 남주인공은 흔히 프랑크 소시지라라고 불리는 긴 핫도그용 소시지 프랭크(세스 로건이 목소리 연기. 아, 얘기 안 했나? 이거 애니메이션이다), 그리고 여주는 역시 핫도그에 쓰는 빵(bun) 중 하나인 브렌다(크리스틴 윅)다. 여기서 또 한번 에잇 휙 하려는 분들, 조금만 더 참기 바란다.

이 마트의 광활한 매장에 전시된 식음료 제품들은 매일 신을 찬양하는 희망의 노래로 아침을 연다. 이들에게 신은 매장에 온 인간 고객들이며, 이들의 바람은 신에 의해 직접 선택돼 쇼핑 카트에 담기는 것이다. 신들에게 이끌려 매장 밖으로 나가면 거기엔 천국이 있고, 그곳에선 신들과 함께 영원한 행복을 누린다고 이들은 굳게 믿고 있다. 그래서 신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유통기한(!)이 지나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은 이들의 가장 큰 악몽이다.



B급 유머+기발한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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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인간이 너그러운 신이 아니었다고? [사진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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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조작된 믿음(마트에서 사온 소시지, 감자칩, 주스들이 어떤 운명을 맞는지 이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속에서 식품들은 평화롭게 영생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완벽한 세계란 없는 법. 누군가 세상의 비밀을 깨달으면서 주인공들의 파란만장 대모험이 펼쳐진다.

일단 세스 로건이라는 배우 이름을 아시는 분이라면 그가 절친인 마이클 세라, 조나 힐, 제임스 프랑코 등 일군의 배우들과 함께 수시로 돈이 되든 안 되든 B급 유머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뭉친 영화들을 끝없이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도 아실 듯. 그렇게 해서 나온 영화들이 북한의 김정은을 욕보인 ‘인터뷰’를 비롯해 ‘디스 이즈 디 엔드’, ‘슈퍼배드“ 등 벌써 수십편이다. 감독 그렉 티어넌이 귀여운 아기 기차들이 나오는 ‘토마스와 친구들’을 만든 사람이라는 것도 매우 동심 파괴적이고 충격적이다.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기대는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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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신에게 먹히기 직전! [사진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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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과연 나는 얼마나 탈 권위적으로 살고 있나’에 대한 리트머스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 영화가 기독교적 세계관에 대한 아주 질 나쁜(!) 농담이라는 건 이미 아셨을 테고, 그 밖에도 현실 세계에 대한 풍자가 하나 가득이다.

마트 안에서 유효기간 없는 물건들은 스스로를 불사신(immortal)이라고 부르고, 아랍인들이 먹는 라바시(lavash)와 유태인들이 전파한 베이글(bagel)은 여기서도 ‘매대를 함께 쓸 수 없는’ 사이다. 혼자 주말 늦은 밤에 보면서 ‘아 이런 즈질스러운 놈들!’ 하면서 낄낄거리고 웃게 되는 영화, 바로 그런 용도에 딱 맞는 작품이다. 하지만 주의사항: 이 영화는 절대 절대 PC(Political Correctness)하지 않다. 그러기엔 너무 직설적이다. 그 점만큼은 꼭 유념하시길!

글 by 송군. 10년차 방송인, ‘보난자’로 미드 입문


제목 소시지 파티 (Sausage Party, 2016)

연출 그렉 티어넌, 콘래드 버논

출연 세스 로건, 크리스틴 윅, 마이클 세라, 셀마 헤이엑, 에드워드 노튼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평점 IMDb 6.2 로튼토마토 83% 에디터 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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