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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Y터뷰①] 박승건 "세 번째 런던패션위크…다시 시험대 오르는 기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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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전 세계 패션 피플의 이목은 이곳에 집중된다. 바로 세계 4대 패션위크 중 하나인 런던패션위크. 이곳에 세 번째로 서는 한국 디자이너가 있다. 바로 유니크한 매력으로 사랑받는 브랜드 '푸시버튼'을 이끄는 박승건(44)이다.

런던패션위크를 한 달여 앞둔 지난 13일. YTN Star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푸시버튼' 쇼룸에서 박승건 디자이너를 만났다. 이날도 그는 런던패션위크 준비를 위한 릴레이 회의로 바쁜 와중에 인터뷰에 응했다.

박승건 디자이너는 대중에게도 친숙한 인물이다. '트렌드리포트필3', '겟잇스타일1' 등 패션프로그램에 출연해 유쾌한 입담을 보여줬고, '해피투게더', '마이리틀텔레비전', '나혼자산다' 등 다수의 인기 예능에도 출연했다.

특히 지난해 방송된 '나혼자산다'에서는 그가 런던컬렉션에 함께할 한국 모델을 뽑는 오디션이 전파를 타 화제를 모았다. 런던행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 하지만 그는 "다시 시험대에 올라가는 것 같다"며 상기된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푸시버튼'은 런던패션위크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쪽 다리만 노출된 팬츠를 선보였는데, 바이어들의 러브콜이 쇄도했다. 이번에도 이 디자인에서 나아가 '빈티지 퓨처리즘'이라는 주제 하에 유니크한 패션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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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세 번째…'빈티지 퓨처리즘' 선보일 것"

런던패션위크는 뉴욕, 밀라노, 파리 패션위크와 함께 4대 패션위크로 꼽힌다. 전 세계 패션인들의 관심이 쏠리는 만큼, 경쟁 역시 치열하다. 벌써 이번이 세 번째이지만 심사를 받아야 했기에 떨렸던 마음을 박승건 디자이너는 진솔하게 풀어놨다.

"2019SS 때 처음 갔고, 이제 2020SS를 가게 됐으니까 서클이 다시 돌아온 거죠. 시험대에 올라가는 것 같아요. 첫 컬렉션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계속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지만 심사를 또 받아야 했어요. 계속했으면 좋겠단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정말로 하게 될지는 몰랐어요."

지난해 첫 컬렉션 당시 '푸시버튼'이 선보인 디자인은 바이어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물론 쇼를 취재하러 오는 기자들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 반응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기자와 바이어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외줄타기를 잘 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지난해 한쪽 다리만 노출된 팬츠를 선보이면서도 '이건 쇼피스로만 생각하자'로 했는데, 바이어가 구매를 했고 리오더가 이뤄졌어요. 희한하다고 생각했죠. 세계시장에서는 의외로 기본 아이템보다도 조금 더 재미있고 유니크한 걸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이번에도 '푸시버튼'은 실험적인 디자인을 준비 중이다. 앞은 스커트, 뒤는 바지로 된 디자인도 있다. 콘셉트는 '빈티지 퓨처리즘'. 단순히 실험적인 패션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생각했던 미래가 잘못 생각했던 것임을 풍자하는 것이 재밌을 거란 생각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예전에 나온 영화 중에 미래를 그린 작품을 보면, 사람들은 항상 은박지 같은 제복을 입고, 사이보그 강아지를 키우는 장면 등이 나왔어요. 하지만 아직도 우린 올드팝을 듣고, 진짜 강아지를 키우잖아요. 그들이 잘못 생각한 미래를 해프닝처럼 생각해서, 더 복고적으로 표현하고자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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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집돌이…일상생활서 영감 받는 편"

패션 디자이너는 SS시즌과 FW시즌이 펼쳐지는 6개월을 주기로 컬렉션을 준비하며 계속 새로운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생각해내야 한다. 크리에이티브한 감각을 유지하고 영감을 얻기 위한 노력은 필수. 하지만 박 디자이너는 "낯을 많이 가리는 스타일"이라며 웃었다.

"의외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걸 즐겨 하진 않아요(웃음). 파티를 간다던가 모르는 사람과 만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집돌이'라 강아지와 산책하는 걸 더 좋아하고, 일상생활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이죠. 고전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며 생각도 많이 하는 편이고요."

그렇게 이야기는 강아지로 이어졌다. '푸시버튼'에게 강아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두 반려견들의 이름은 각각 '푸시'와 '버튼'으로 브랜드명 '푸시버튼'을 따라 지었다. 반려견 사랑은 패션에도 영향을 줬다. 그가 리얼 퍼를 쓰지 않고, 대체재로 페이크 퍼를 쓰게 된 이유다.

"이번엔 런던에 2주 동안 머무르려고 해요. 패션위크가 끝나면 뮤지엄도 다니고 재충전을 할 시간을 가지려고요. 그동안 반려견의 거처에 대한 플랜도 짜야 해요(웃음). 2011년 FW부터 리얼 퍼를 쓰지 않게 됐어요. 비건 디자이너까진 아니지만, 강아지를 키우며 그런 생각을 하게 됐죠."

사실 그의 이력을 알고 나면, 이런 '집돌이' 성향은 더욱 의외로 다가온다. 박승건은 디자이너로 데뷔하기 전 가수와 스타일리스트를 거쳤다. 로드캐스팅을 통해 1995년 데뷔 앨범을 냈지만 자유분방했던 그의 성향과 패션에 대한 관심 때문에 디자이너로 전향했다.

"가수를 해보고 싶었지만, 사람을 많이 만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향이라 그런 부분에선 맞지 않았어요. 비주얼에 신경 쓰고 싶지만 남자 가수가 꾸미는 느낌도 많이 없었고, 너무 '사회'이기도 했죠. 2집 준비를 하지 못하겠다고 했고, 스타일리스트 형 누나들을 쫓아다니며 보고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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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 더 많이 해보고파…마지막 직업 디자이너이길"

런던패션위크를 마치고 돌아오면, 곧바로 10월 중국에서 열리는 쇼를 준비하게 된다. 푸시버튼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유럽, 중국 등에서의 반응이 좋고, 의류를 구매하는 연령층 역시 10대부터 40대 중반까지 넓다. 하지만 향후 10년의 방향성을 묻자 그는 '푸시버튼' 자체는 축소하고 싶다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직원들이 조금씩 더 늘고, 그런 모습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내가 하고자 하는 방향도 있지만 소득이 있어야 하는 부분이 슬프기도 하고, 철이 든 것 같기도 해요. 더 커머셜한 서브 라벨을 만들어 진행하고 싶고, 푸시버튼은 축소하고 싶어요. 많지 않더라도 하고 싶은 옷을 더 많이 만들고, 수작업, 실험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인터뷰는 패션에 대한 사랑으로 귀결됐다. "디자이너로 죽고 싶은 생각이에요. 제 마지막 직업이 디자이너였으면 좋겠어요. 가수를 할 땐, 조금씩 다 잘하는 것 같은데 이러다 내가 아무것도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옷을 만들면서 재미도, 흥미도 느꼈고 참을성도 필요하구나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욕심 보다도, 그냥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만은 갖고 있어요."

YTN Star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출처 = 푸시버튼/박승건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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