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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신선하고 대중적이었던 ‘호텔 델루나’…“엔딩만 더 좋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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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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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 함상범 기자] 판타지와 로맨스, 공포 등 다양한 장르를 한데 섞은 tvN ‘호텔 델루나’가 많은 사랑으로 막을 내렸다. MBC ‘최고의 사랑’, SBS ‘주군의 태양’ 등의 홍자매 작가가 집필하고 배우 이지은(아이유)과 여진구의 ‘호텔 델루나’는 삼국시대와 현재, 현생과 사후세계를 오고가는 독특한 세계관과 함께 ‘객잔’ 또는 ‘호텔’을 소재로 신선함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았다.

첫 방송을 7.3%(닐슨코리아 유료가입가구 기준)을 기록한 ‘호텔 델루나’는 방송이 진행되면서 10% 안팎을 기록하다, 마지막회에서 12%, 최고점을 찍으며 마무리했다. 판타지와 공포, 멜로를 섞은 복합장르인 ‘호텔 델루나’는 매회 만화적인 색감으로 드라마의 차원을 넘어선 훌륭한 영상미를 선보였다. 아울러 장만월로 나온 아이유의 주도적인 캐릭터와 화려한 비주얼에 현실성을 갖춘 구찬성을 연기한 여진구의 안정감에 더불어 신정근, 배혜선, 강홍석 등 주연급 비중을 차지하는 조연들의 열연까지 힘을 보탰다.

마지막회는 호텔 직원 3인인 김선비(신정근 분)와 최희서(배혜선), 지현중(표지훈 분)은 자신을 묶어둔 한을 풀어내면서 저승으로 향했다. 김선비는 ‘음란 서생’이라는 불명예를 벗고 고고한 선비로서의 자태를 유지하며 이승을 떠났고, 아이를 지키지 못한 자신에 대한 한을 풀어낸 최서희도 눈을 감았다. 자신을 죽인 친구로부터 사과를 받은 지현중은 사랑하는 연인 김유나(강미나)를 두고 비교적 기쁜 마음으로 저승을 택했다.

오랜 기간 함께 했던 친구들을 하나 둘씩 떠나 보내며 아픈 마음을 달랬던 만월 역시 보름달이 뜨면서 호텔을 떠나야 했다. “다음 생에 반드시 다시 만나자”라는 약속을 넘긴 만월은 1000년 넘게 지킨 호텔 델루나를 떠났다. 구찬성은 마고신에게 그가 찾는 가위를 돌려주며 만월과 함께 겨울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청했다. 이후 구찬성은 시점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순간에 만월과 겨울을 만끽했다.

이후 그리움이 묻어나는 찬성의 눈빛이 비춰지는 순간 언제 어딘지 모르는 현실에서 연인으로 마주한 만월이 등장했다. 마주한 두 사람의 얼굴에서 “언젠가, 시간을 건너 건너 어느 생엔가 우리가 같이 한다면, 그 생에선 당신 곁에서 늘 함께이기를 바라본다”는 찬성의 내레이션으로 ‘호텔 델루나’는 16시간의 긴 여정을 마쳤다. 끝으로 에필로그에서 ‘호텔 블루문’과 함게 김수현이 등장하며 화려한 엔딩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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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을 중심으로 그려진 ‘호텔 델루나’에서 아이유는 또 한 번의 뛰어난 연기로 자신의 재능을 증명했다. 아이유는 예민하고 날카로우면서도 매서운 기질을 갖고 주도적인 캐릭터인 만월의 모습과 함께 내면에 내재된 결핍까지도 표현했다. 평소에는 거친 말을 앞세우지만 사람들과 헤어질 때 나오는 절제된 눈물로 만월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또한 매신마다 옷이 바뀌는 화려한 비주얼은 언제나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냈다.

여진구 역시 성실하고 바른 구찬성을 통해 연기력을 증명했다. 시점과 공간을 비롯한 모든 것이 판타지였던 ‘호텔 델루나’에서 여진구는 구찬성에 현실감을 부여하며 중심을 잡았다. 그가 묵묵히 비춰낸 현실감 덕분에 만월은 물론 등장하는 호텔 3인 등 주요 인물에 공감이 가능했다.

두 사람뿐 아니라 신정근, 배해선, 표지훈, 강홍석, 조현철 등 대다수 배우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롤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더불어 섬세한 연출력으로 인간의 심리를 유쾌하고 발랄하게 또는 깊고 강하게 표현한 오충환 감독의 면모 또한 빛났다.

드라마 전반에서 다양한 에피소드로 흡입력을 이끈 플롯은 물론 인스타그램이나 개그맨 김준현 등 실제 현실과 맞닿아있는 소재를 이용한 톡톡 튀는 부분은 홍자매만의 장점이다. 아울러 삶과 죽음을 새로운 관점으로 펴낸 메시지와 이별의 아픔을 디테일하게 묘사한 부분 역시 호평의 요소다.

많은 장점이 있었던 작품이지만 일부 아쉬움도 남는다. 특히 16화에서 보여진 엔딩은 ‘용두사미’로 남는다. 앞서 풀어둔 여러 소재들을 주워 담지 못하고, 만월과 찬성의 만남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등의 설명을 생략한 채 이해하기 힘든 열린 결말로 느슨하게 마무리한 지점이 특히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온라인에서는 만월이 꽃을 들고 유도교에서 미소 짓는 장면에서 마무리 됐으면 더 좋았겠다는 평들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아쉬움이 있으나 ‘호텔 델루나’는 다양한 장르를 교묘하게 섞어냄과 동시에 아름다운 영상미와 독특한 세계관 속에서 다양한 역사와 현실을 접목시킨 대목, 모든 출연자들의 뛰어난 연기력을 갖추는 등 장점이 더 많았던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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