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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프리랜서 6년 차' 최희, 냉정과 열정 사이 [한복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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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최희 / 사진=방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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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방송 활동 10년 차. 프리랜서 6년 차. 익숙해질 만도 한데 여전히 '성장'의 압박감에 시달린다. 냉정한 자기반성 속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방송인 최희는 냉정과 열정 사이 그 어딘가에 서 있었다.

최근 최희는 스포츠투데이와 곱디고운 한복을 입고 한복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희에게는 10년 내내 자신을 따라다니는 타이틀이 있다. 바로 '야구 여신'이다. 그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KBSN Sports의 대표 프로그램인 '아이 러브 베이스볼'의 MC를 맡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금의 최희를 있게 한 프로그램이자 최희가 가장 잊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2013년 '아이 러브 베이스볼'을 떠나 프리랜서를 선언한 그는 3년 3개월 만에 친정으로 돌아가 2년 더 MC 자리를 지켰다.

최희는 "제가 프리랜서로 나왔다가 다시 '아이러브 베이스볼'로 돌아갔던 것은 너무 감사한 일이다.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기회를 주셔서 2년 동안 친정이었던 방송국, 팀원들과 같이 일하니까 좋았다"며 뿌듯하게 웃었다.

지금은 후배 아나운서들에게 자리를 넘기고 떠났지만, 최희는 '아이 러브 베이스볼' MC 자리를 자부심으로 여겼다. 그는 "제가 야구 프로그램 최장수 MC인데 그건 다른 어떤 것보다 영광스러운 타이틀이다. 지금까지 했던 일 중에서 제일 보람 되고, 애정을 쏟았던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이 러브 베이스볼' 다시 오라고 했을 때 1년 정도만 더 해도 감사하다고 생각했는데 두 시즌을 했다"며 "제가 정규직 아나운서가 아니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저를 선택할 때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런데도 저를 불러준 것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책임감에 뒤따르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즐거움이 더 컸다. 좋은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 즐겁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다시 익숙함을 맛봤지만 최희는 새로움을 찾아 친정을 떠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엄밀히 말하면, 후회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최희는 "프리랜서 선언을 후회한 적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만족한다"고 운을 떼며 "프리랜서가 되면서 여러 고충과 고민들이 생겼다. 안정감과 소속감이 없고 끊임없이 뭔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희는 그 압박감을 이겨내고 싶었다. 냉정하게 자신을 뒤돌아보고, 자신이 추구하는 삶을 다시 한번 고민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론은 역시 "잘했다"였다.

최희는 "제가 가진 고민은 모든 프리랜서가 가진 공통적인 것이었다. 그런 고민들에도 프리랜서는 제 성향에 더 맞는 일"이라며 "저는 관심 있는 분야도 많고,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다. 근데 제가 직장인이었다면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제 일과 관심사 사이에서 충돌이 있었을 것 같은데 프리랜서의 가장 좋은 점은 '자유' 아닌가. 뭐든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도전할 수 있으니까 저와 잘 맞는 것 같다"고 웃었다.

이렇듯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하는 일도 많은 최희는 자신의 시간을 쪼개서 살고 있다. 프리랜서 생활이 조금은 익숙해진 지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닌 실천에 옮기고 있다.

그는 "올해부터 행동에 옮기고 있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었는데 일에 쫓겨서 생각만 했었다면 이제는 진짜 실행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그가 생각한 많은 일들 중 최희가 가장 신경을 쏟는 일은 바로 유튜브다. 그는 3개월 전부터 '최희의 노잼희TV'를 개설해 많은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3개월 만에 2만 5천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최희. 유튜브는 그가 추구하는 새로운 도전의 선봉에 서 있다.

최희는 "유튜브를 정말 해보고 싶었는데, 올해 시작해서 3개월 정도 됐다. 기획이나 찍는 건 제가 다 한다"고 운을 뗐다. 주요 콘텐츠는 가감 없는 일상을 공개하는 것. 부담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방송보다 부담이 덜하다는 것. 꾸미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자 새로운 반응도 뒤따랐다. 가장 색달랐던 것은 바로 여자 팬들의 반응이었다.

방송 활동 내내 '야구 여신'으로 살아온 탓에 자연스럽게 남자 팬들과 가깝게 소통했던 최희는 유튜브로 여자 팬도 얻었다. 그도 그럴 것이 최희의 유튜브 내용은 연애나 결혼, 메이크업, 고양이 등 여성 친화적인 콘텐츠이기 때문. 최희는 자신을 향한 여자 팬들의 반응이 신기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제가 아무래도 스포츠 쪽에 있었으니까 남자 팬들이 더 가까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유튜브 하면서 여자 팬들이 '친해지고 싶은 언니 스타일'이라는 얘기를 해주실 때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일상이나 이야기에 공감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좋더라"라며 "스트레스 해소법도 공유하고, 댓글을 보다 보면 동기 부여가 되고 저 또한 위로를 받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새롭게 시작한 유튜브는 최희에게 많은 변화를 안겼다. 그래서일까. 최희의 열정에는 더욱 불이 붙었다. 연기 공부, 운동, 스포츠 사회학 석사 도전까지. 그는 말 그대로 24시간이 모자란 사람이었다.

심지어 요즘에는 골프에도 힘을 쏟고 있다기에 취미냐고 물었더니 "스포츠 관련 일은 계속하고 싶다. 골프도 일하기 위해서 배웠다"는 놀라운 답이 돌아왔다. 언제 골프 프로그램이 들어올지 모르니 미리 준비해놓는다는 것. 이렇듯 최희는 자신의 모든 가능성을 열고 에너지를 쏟아 붓는 노력파, 그 자체였다.

최희는 "주변 사람들이 저를 보기만 해도 지친다고 한다"며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강박이랄까. 쉬는 걸 까먹은 것 같다. 원래도 그런 성향이 있는데 프리랜서 선언 후에 더욱 심해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프리랜서의 특성상 한가할 때는 마냥 한가할 수도 있는 법이지만 최희는 그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 그는 "한가해질 때 가장 게을러진다. 그러면 잠시 쉬는 게 아니라 의욕이 떨어진다"며 "삶의 열정이 떨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한 많은 재능을 키워놓고자 한다. 저는 넷플릭스를 볼 때도 영어 공부를 해야 하는 성격"이라고 밝혔다.

이어 "또 제가 추구하는 가치관이 많은 드러나는 일들을 하고 싶다. 당장 추석이 지나고는 새끼 고양이를 임시 보호하기로 했다"며 "이렇게 제 마음 한구석에 걸렸던 일들을 바쁘지만 해나가고 싶다. 감사하고 운 좋게도 많은 분들이 저를 좋아해 주신다.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분야에서 견고한 성을 쌓고 또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도전하는 최희. 아직 가슴에 담은 열정이 가득하기에 그의 삶은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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