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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세젤예' 기태영 "슬럼프로 4년간 공백, 연기에 대한 갈증 더 커졌죠"[SS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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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오랜만에 안방극장에 찾아온 배우 기태영(41)이 그간 공백의 이유에 대해 털어놨다.

22일 종영한 KBS2 주말극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하 세젤예)는 가부장적 시대를 견디고 자식들을 번듯하게 키워낸 엄마 박선자(김해숙 분)와 세명의 딸들 강미선(유선 분), 강미리(김소연 분), 강미혜(김하경 분)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부모, 자식 간의 모습을 그려내며 웃음과 공감을 선물했다. 이에 힘입어 ‘세젤예’ 마지막회는 35.9%로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극중 기태영은 출판사 돌담길의 대표이자 편집장인 김우진 역을 맡아 강미혜(김하경 분)와 러브라인을 형성했다. 겉으론 까칠하고 차갑지만 강미혜로 인해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면서 따뜻한 남자로 변화하는 인물이다.

최근 서울 중구 창경궁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기태영 “시놉시스를 봤는데 ‘우진’ 밖에 눈에 들어오는 역할이 없었다”며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저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제가 우진처럼 까칠하단 의미는 아니다”라고 웃은 그는 “우진의 모습이 겉으론 차가워 보이지만 상처들로 인한 자기방어적인 행동이라 생각했는데 저도 예민하고 섬세한 편인데다 사람에게 상처받은 경험들도 있어, 그 스토리들을 한 번 표현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분량적인 한계 때문에 우진의 캐릭터를 많이 못 보여준 거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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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세젤예’는 극 중반부부터 출생의 비밀, 재벌가 후계 다툼, 불치병 등 막장 소재들로 논란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태영은 “사실 현실이 더 막장이지 않나. 현실이 드라마같은 일들이 너무 많다. 그게 인생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막장이라 생각하진 않는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세젤예’에서 기태영은 작품을 시작하기 전보다 체중이 감량되고 더욱 탄탄해진 몸매로 시선을 끌기도 했다. 다이어트에 대해 묻자 “살면서 처음으로 많이 쪘었다. 10kg 정도 쪘다”고 운을 뗀 기태영은 “작품을 해야 하니 살을 빼야겠다 생각하고 뺐는데 사실 저한텐 어려운게 아니었다. 탄수화물 양만으로도 몸무게가 달라진다”며 여유로운 웃음을 짓기도 했다.

드라마 초반 기태영은 장발의 헤어스타일로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원래 작품을 안 할 땐 샵도 안가고 커트도 안한다. 장발에 묶고 다닐 때도 많다”며 “하루는 ‘세젤예’ 감독님과 작가님이 만나자고 해서 집앞에 나갔는데, 제 긴 머리를 보자마자 ‘우진이다’라고 하시더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고 걱정했는데도 ‘이거다’ 하시더라”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그러면서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나쁘진 않았던 거 같다. 예쁜걸 떠나 편집장이 줄 수 있는 예민함을 표현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만족하면서도 “그런데 주변에서 머리 좀 자르란 말을 많이 하더라”라고 웃으며 “아내 유진은 무조건 다 괜찮다고 해줬다. 콩깍지는 아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2015년 방송된 KBS2 ‘별난 며느리’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기태영. 오랜만에 복귀한 현장이 어색하진 않았을까. 이에 “어렵거나 긴장되거나 그런건 없었다. 그냥 너무 재미있었다. 오히려 예전에 연기할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편해진거 같다”는 기태영은 “초반에 몇 신은 힘이 들어가 보이기도 했는데, 제가 욕심 부려서 그런거 같기도 하다. 그래도 많이 내려놓고 편안하게 했던 작품인거 같다. 힘들단 생각도 없었고 불평불만도 없었다”고 답했다.

공백기가 생긴 이유에 대해선 ‘슬럼프’를 겪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나름의 슬럼프가 있었다.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다보면 누구든지 쉬고 싶다든가 다른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 않나. 내겐 그런 시기였던 거 같다”며 “그런데 지금 되돌아보니 (연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고, 정말 배부른 생각이었구나 싶다. 일을 다시 하니 너무 즐겁더라”라고 일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또 배우로서의 장점에 대해 “제 생활이 단순한데 안 해본 것들을 연기로 많이 해 볼 수 있고, 배역으로 표현 할 수 있어 제겐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직업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기태영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연기에 대한 욕심과 갈증이 더욱 커졌다고 했다. 그렇다고 조급해진 건 아니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커졌다. 여러과정 속에서 이제야 좀더 깊이있게 연기를 더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보니 중견선배님들의 연륜이 뭔지 조금은 알 거 같더라. 이해의 폭도 넓어지고 여유도 생긴 거 같다. 지금이 제겐 가장 행복한 시기인 거 같다. 일터를 가도, 집에 와도 행복하고 감사하다.”

주변 배우들에게도 아이를 꼭 낳으라고 말하고 다닌다는 기태영은 “아이를 낳으면 연기자로서의 많은걸 포기해야 할 것처럼 느낄 수 있는데 그렇지 않더라. 새로운 시작이다. 정말 많은 걸 배우게 된다. 아직 멀었지만 인생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고 삶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단걸 더더욱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인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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