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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멜로가 체질' 전여빈 "억만장자 이은정役, 마음까지 부자라고 생각했다"[SS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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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차분한 말투에 조용한 분위기. 수수한 차림에 옅은 메이크업까지. 배우 전여빈의 실제 모습에서 ‘멜로가 체질’ 이은정이 겹쳐 보였다. 나긋나긋한 말투 위 자신의 생각을 뚜렷하게 두르는 야무진 면모가 더욱 그렇게 느끼도록 했다.

전여빈은 지난 28일 종영한 JTBC ‘멜로가 체질’에서 다큐멘터리 감독 이은정 역을 맡았다. ‘멜로가 체질’은 30세 여성들의 일과 사랑, 일상을 솔직하게 풀어낸 작품으로 영화 ‘극한직업’, ‘스물’ 이병헌 감독의 첫 드라마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방영 전부터 이목을 끌었다.

이 같은 화제성과 달리 매 회 시청률은 1%대에 머물렀지만, 호평과 마니아 층이 탄생하며 수치로 평가받기 아까운 드라마라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감독만의 독특한 구성, 유머로 결을 이루면서 풍자와 공감까지 덧댄 대사, 호연으로 완성된 캐릭터들의 색깔이 조화를 이뤘다는 평이다. 이은정이라는 옷을 완벽히 체득한 전여빈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2015년에 데뷔해 영화 ‘여자들’, ‘죄 많은 소녀’, ‘해치지 않아’, OCN 드라마 ‘구해줘’ 등 열일을 이어왔던 전여빈은 그렇게 ‘멜로가 체질’로 존재감을 빛냈다. 성공적인 드라마 첫 주연 신고식이다.

전여빈은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대부분의 배우가 낯익지 않으셨을 텐데 캐릭터로써 잘 봐주신 것 같다. 멋진 캐릭터를 만나 행복했다”라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시청률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전여빈은 “저는 평소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관객 숫자나 시청률을 기준으로 보진 않았다. 배우들의 연기나 이야기에 빠지곤 했지, 사람들이 보니까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주변 분들이 시청률이 낮은 거라고 속상해하시더라”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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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은 연인인 홍대(한준우 분)의 죽음을 마주한 후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아물지 않은 환부는 홍대의 환영까지 보게 했다. 결국 이은정은 심리 상담으로 숨겼던 감정을 꺼내며 극복 의지를 보인다. 유년 시절, 그리고 홍대와의 기억을 차분한 어조로 밝히던 이은정은 끝내 표정이 일그러지며 눈물을 터뜨린다. 상처와 마주한 순간이다.

전여빈은 이 장면을 위해 심리 상담 사례들을 찾아봤다고 전했다. “상담소를 찾는 분들 중에 쉽게 의중을 꺼내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먼 이야기를 하다가 발화가 되는 지점에 다다라서 울음이 터지는 분들이 많다고 하더라. 애를 쓴 장면이다. 제가 몰입할 수 있도록 스태프들도 더욱 집중해주셨다“

이은정은 연인이었던 홍대 외에 상수(손석구 분)와도 묘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극 중반부를 넘어서는 상수와 우연한 기회로 자주 마주치며 인연을 쌓아가는 것. 상반된 캐릭터인 두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전여빈은 ”홍대는 은정을 한없이 안아준 캐릭터다. 상수는 딱히 보고 싶지 않은데 자주 눈에 띄어 안볼 수 없었다. 다른 분위기의 두 분과 호흡을 맞춰 좋은 경험이었고 재밌었다. 현장에서 두 분 모두와 케미가 터진다고 해주셨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멜로가 체질’은 30세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전여빈이 체감한 30세는 어떤 나이인지 궁금해졌다. 공교롭게도 전여빈 역시 올해 나이 만 30세로 ‘멜로가 체질’과 접점이 있는 것. 전여빈은 “20대는 불안정하며 이리저리 치이기도 하는데, 30대는 그에 비해 요령이 생기는 것 같다. 콕 집어 말하긴 어렵다. 무언가 시작하기 젊은 나이고 나름의 지혜가 생기는 시기라고도 생각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은정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전했다. 이은정은 1억 원으로 제작한 영화로 3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일확천금 부자가 된다. 젊은 나이에 이룬 엄청난 성과지만,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며 제자리로 돌아간다. 전여빈은 ”저는 아직 돈이 별로 없다. 자수성가해야 된다“라고 웃은 후 ”이은정에게 대리 만족을 했다. 전 재산 기부는 제 입장에서 볼 때 상상도 안되는 일이다. 마음까지 부자인 멋진 사람 같다. 작은 행동에 책임지는 모습도 좋았고 자신의 연약한 모습을 마주했을 때 다시 받아들이고 시작하려하는 용기도 좋았다. 이은정에게 많은 걸 느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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