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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결혼이주 3개월 만에 주검이 된 베트남 신부 부모의 절규(KBS 제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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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들’ 베트남인 아내 살해·암매장 사건 사연 전해

세계일보

5일 오후 방송된 KBS 2TV 교양 프로그램 ‘제보자들’은 한국 생활 3개월 만에 남편에게 살해·암매장을 당한 베트남 여성의 사연을 전했다. KBS2 ‘제보자들’ 캡처


‘발전된 부자 나라, 무한한 기회의 땅’은 이국 여성에게 비극의 무대가 됐다.

5일 오후 방송된 KBS 2TV 교양 프로그램 ‘제보자들’은 한국인 남편에게 피살된 뒤 암매장까지 당한 베트남 여성 A씨(30)의 사연을 소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경기도의 한 장례식장에 베트남 여성의 빈소가 마련됐다.

고인의 이름은 한국어와 베트남어로 병기됐다.

급히 한국을 찾은 고인의 어머니와 지인, 고인에게 도움을 주려는 단체 관계자들이 조문객을 맞았다.

앞서 A씨는 결혼 이민으로 3개월 전 한국 땅을 밟았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약 15㎞ 떨어진 마을에 살던 그는 2017년 현지에서 한국인 B씨(57)와 결혼했다.

이후 A씨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며 한국행을 기대했다.

기대는 끝내 현실이 되지 못했다.

A씨는 지난달 16일 경기 양주의 집에서 B씨에게 흉기로 살해됐다.

한국 땅을 밟은지 3개월 만이었다.

피살되기 하루 전 A씨는 한국에서 만난 베트남 출신 지인들에게 “내일 연락이 되지 않으면 나를 꼭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실제로 이튿날 휴대전화가 종일 꺼져있고 연락도 닿지 않는 등 A씨의 말이 현실이 되자 지인들은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아내를 살해한 뒤 자신의 고향 근처로 가 암매장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반나절 만에 전북 김제의 한 감나무밭에서 A씨의 시신을 찾아냈다.

구속된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부부 사이 여러 문제로 말다툼하다 홧김에 살해했다”고 말했다.

A씨의 모친은 딸의 유골을 가지고 베트남으로 돌아갔다.

A씨는 친정집 인근 시립 묘지에 안장됐고, 건강 문제로 한국에 오지 못했던 아버지는 딸의 제단을 지키고 있었다.

A씨의 부모는 “부디 앞으로 우리 딸처럼 황망한 죽음이 없기를 바란다”며 “한국이 차별 없는 공정한 수사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경기 양주경찰서는 지난달 26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B씨를 검찰에 기소 의견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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