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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홍혜민의 B:TV] 돌아온 ‘1박 2일’, 당신은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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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1박 2일’ 시즌4가 앞으로의 변화를 약속하며 첫 출발을 알렸다. KBS2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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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시즌4가 돌아왔다. 포맷이 주는 신선함은 없었지만, 신선한 멤버 조합에서 오는 새로움이 빈자리를 채웠다.

지난 8일 방송된 KBS2 ‘1박 2일’ 시즌4 첫 방송은 시청률 15.7%를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알렸다. 지난 3월 갑작스러운 제작 중단 사태를 맞이하기 직전 방송됐던 ‘1박 2일’ 시즌3 마지막 회의 시청률이 14.4%이었던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이는 분명 기대 이상의 결과다.

이날 방송에서는 유일한 원년 멤버인 김종민을 필두로 새 시즌에 합류한 연정훈, 문세윤, 김선호, 딘딘, 라비가 첫 번째 여행지인 충북 단양을 향한 여정을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1박 2일’ 시즌4는 ‘1박 2일’ 시즌3가 출연 멤버였던 정준영의 ‘몰카 파문’에 이어 김준호, 차태현의 내기 골프 의혹까지 연이은 악재를 맞으며 끝내 ‘제작 무기한 중단’ 결정을 내린 이후 9개월 만에 선보이는 새 시즌이다. 그러나 절치부심 끝에 돌아온 ‘1박 2일’은 프로그램 포맷 등에 대한 대폭 변화를 꾀하는 대신, 익숙한 기존 포맷에 멤버 라인업만 변경하는 ‘안전한’ 변화를 택했다. 편성 시간 역시 예전과 마찬가지인 일요일 오후 6시 30분으로 유지됐다.

이 같은 선택을 두고 첫 방송 전부터 우려의 시선은 쏟아졌다. 변화보단 안전을 택한 결정이 ‘1박 2일’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고정 시청층을 잡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됐지만, 빠르게 급변하는 시청 트렌드 속 이 같은 전략이 통할 것인가는 미지수였기 때문이었다. 또한 시청률에 대한 단기적 성과를 거두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전 시즌들과의 차별점을 갖추는 것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 역시 이어졌다.

기대보단 우려가 컸던 상황 속 출발을 알린 ‘1박 2일’ 시즌4는 새롭게 합류한 멤버들 간의 신선한 케미로 초반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일요일 프라임 시간대, KBS 예능에 높은 충성도를 가진 탄탄한 고정 시청층이 뒷받침 된 가운데 6명의 멤버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실제로 이전 시즌 멤버들과 달리 미션 성공을 위해 ‘까나리카노(까나리액젓+아메리카노)’를 거침없이 원샷하는 딘딘, 연정훈, 문세윤 등의 모습과 작품 속에서 보여줬던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반전 이미지’로 새로운 예능 캐릭터의 등장을 알린 김선호, 연정훈 등의 출격은 안방 예능 극장에 새로운 재미를 전했다. 덕분에 첫 방송과 동시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KBS 대표 예능의 체면을 살린 ‘1박 2일’ 시즌4에는 “기대 이상의 재미를 전했다”는 호평이 뒤따랐다.

이에 대해 ‘1박 2일’ 시즌4 김영도 PD는 본지에 “‘1박 2일’이 올해 봄 시즌3 방송을 종료하고 난 이후 많은 분들이 우려와 걱정을 했던 것 같다”며 “첫 방송이 기록한 높은 시청률은 ‘첫 방송을 어떻게 할까’에 대한 기대감이 표현된 결과라고 본다. 때문에 아직까진 조금 조심스럽다. 시청률에 연연하기 보다는 첫 단추를 잘 끼웠을 뿐이라고 생각하며 샴페인을 먼저 터트리진 않으려 한다. 다만 KBS 예능이 최근 조금 살아난 가운데, ‘1박 2일’이 그러한 분위기에 다소간은 기여했다는 데 만족하고 있다”고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 PD는 “제작자들은 대부분 제 프로그램을 만족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겠지만, 현재 ‘1박 2일’에 대해 일부 비판적인 시선이 있다는 것 역시 알고 있다”며 “첫 출연자들이었던 배우들의 경우 예능판에 대한 두려움이 보여졌던 것 같고, 예능인들의 경우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는 인물들도 있었고 모두 최선을 다하다 보니 진정성 있는 방송이 완성된 것 같다. 그 부분이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사지 않았나 싶다. 출연자들의 진정성이 잘 표현된 것이 다행인 것 같고, 한층 편해졌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자평 중이다”라고 첫 방송 시청 후기를 덧붙였다.

그러나 김 PD의 말처럼 일각에서는 첫 방송 전 우려했던 부분들에 대한 비판적 의견들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들은 ‘1박 2일’ 시즌4가 전 시즌들이 지난 12년간 끊임없이 반복해 왔던 복불복 게임, 식사를 위한 미션, 잠자리 선정을 위한 복불복 혹은 게임 등을 답습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유례없는 위기 속 대대적인 개편과 정비를 기대했건만, 모든 차별점의 창출을 ‘멤버들’에게 전가한 듯 한 제작진의 태도는 다소 맥 빠지는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김 PD는 “프로그램이 약 9개월 정도의 휴식기 끝에 돌아 왔는데, 완전히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가게 된다면 ‘1박 2일’의 정체성을 흐리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제작진도 고민이 컸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시청자들이 완전히 새로운 프로그램을 보고 싶을 것 인가. 우선 시청자들에게 ‘1박 2일’이 돌아왔음을 알린 뒤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인가를 고민한 끝에 처음부터 완전히 변화를 준다면 혼란이나 혼선을 드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한 김 PD는 “때문에 초반에는 전통적인 ‘1박 2일’의 향수를 더하고, 이게 인정받은 뒤에 변화를 주기로 결정했다. 지적을 받았던 ‘까나리 복불복’ 같은 경우도 정통적인 ‘1박 2일’의 대표 코드를 전면에 내세우기 위한 수단이었다. 새로운 변화는 차차 이루어 갈 예정이니 조금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일장일단과 함께 ‘1박 2일’ 시즌4는 출발했다. 지난 주말 갓 첫 방송을 마친 만큼,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흥행에 대한 기쁨도, 부진에 대한 아쉬움도 아직은 속단하기 이르다. 우리가 ‘점진적 변화’를 약속한 ‘1박 2일’의 새 시즌의 미래를 조금 더 기다려 봄 직 한 이유다.

“현재 예능 판도 속에서 관찰 예능이나, 음식 예능이 주 트렌드로 자리 잡았지만, 야생 버라이어티인 ‘1박 2일’이 돌아오면서 예능판에 또 한 번 새로운 즐거움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주말 저녁에 전 연령대가 다 같이 편안하게 보실 수 있는 예능, 멤버들이 뛰고, 달리고, 웃고, 망가지는 모습을 통해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돌아왔다는 것을 조금만 지켜 봐주셨으면 해요. 처음부터 신선하면서 정체성을 모두 담아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이니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합니다.” (김영도 ‘1박 2일’ 시즌4 PD)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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