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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나영석의 실험 '금금밤' 숏폼…첫방 시청률 2.9%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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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tvN에서 방영되는 나영석 PD의 새 예능 '금요일금요일밤에' 중 배우 이서진의 뉴욕 여행을 담은 '이서진의 뉴욕뉴욕' [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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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CJ ENM PD가 내놓은 숏폼(short-form) 구성은 예능프로그램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10일 첫선을 보인 tvN ‘금요일금요일밤에’는 90분간 15분 남짓의 프로그램 6개를 한 바구니 안에 담는 옴니버스 구성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60~80분 가량 보여주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스토리텔링을 쌓는 기존 예능 프로그램의 문법과는 확연히 달랐기 때문이다.

일단 다양함을 제공한다는 시도에서 호평 분위기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90분이라는 시간에 여행, 요리, 미술, 과학, 스포츠 등 다양한 콘텐트를 집어넣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며 “과거엔 버라이어티 쇼라고 해도 하나의 스튜디오에서 비슷한 포맷을 보여줬는데, ‘금금밤’은 완전히 다른 리얼리티 코너 6개를 선보였다. 낯설지만 흥미로운 실험”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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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신작 예능 '금요일금요일밤에' 중 '신기한 미술나라' [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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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등의 영향으로 달라진 시청 패턴을 적극적으로 소화하려는 시도도 돋보였다.

여행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이서진의 뉴욕뉴욕’은 여행의 목적이나 준비과정 등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구성을 보여주는가 하면, 각 프로그램이 마칠 때마다 우측 하단에 다음 방영 프로그램의 섬네일을 공개하는 유튜브 스타일도 차용했다.

반면 프로그램 간 고르지 않은 편차 등 옴니버스 구성에서 불거질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종합편성채널의 한 PD는 “6개의 프로그램의 재미나 퀄리티가 고르지 않았다. 여러 PD가 제작해 묶어서 그런지 나 PD의 전작과 비교하면 다소 산만하고 엉성한 느낌도 받았다”고 말했다. ‘금금밤’이 방영되는 동안 트위터 등 SNS에서도 “일부 프로그램 시간은 비중을 줄였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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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CJ ENM PD [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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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스타일의 편성 방식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는 의견도 있다. 유튜브는 이용자의 취향을 분석한 알고리즘에 따라 여러 가지 동영상을 제공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게 됐지만, TV는 이런 알고리즘이 없어 효과를 극대화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TV라는 매체 속성상 시청자 취향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내놓기 때문에 언제든 채널을 이탈할 수 있는 위험성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유튜브에서 보여줄 수 없는 높은 퀄리티로 이를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금금밤’의 첫 방송 시청률은 2.9%를 기록했다. 나 PD가 tvN에서 내놓은 새 포맷의 ‘첫방’ 시청률 중에선 역대 최저치다.

앞서 내놓은 ‘꽃보다 할배(2013년, 4.1%)’, ‘삼시세끼(2014년, 4.6%)’, ‘윤식당(2017년, 6.2%)’, ‘알쓸신잡(2017년, 5.4%)’, ‘스페인하숙(2019년, 7.6%)’ 등은 4%대 이상의 시청률로 출발했다. 2015년 ‘신서유기’가 2.7%를 기록했지만, 이는 네이버TV로 먼저 방영되고 나서 재편집해 tvN에 2회 분량으로 재방영한 경우이기 때문에 단순 비교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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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CJ ENM PD가 내놓은 주요 프로그램의 첫 방송 시청률 [자료=닐슨코리아, 전국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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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금요일밤에 [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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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측은 “새로운 실험인 만큼 제작진도 시청률에 대해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며 “프로그램에 대해 재미와 감동 등 시청자의 다양한 반응이 나와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간 편차에 대해서도 “아직은 자리를 잡을 시간이 필요한 만큼 몇 주 정도는 지켜봐야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 PD도 제작발표회에서 “낮은 시청률을 각오하고 만들었다”고 수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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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금요일밤에'의 장은정 CJ ENM PD [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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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와 별도로 CJ ENM이 얻는 수확도 적잖다는 의견도 있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6개 중 반응이 좋은 프로그램을 선별해 시간을 늘리면, 처음부터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승부를 거는 것보다 리스크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6개의 소형 프로그램을 모두 나영석 PD가 만들지 않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CJ ENM 제작진의 내부 역량을 키우고 검증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차세대 ‘나영석’을 발굴한다면 CJ ENM으로선 시청률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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