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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소재 장벽 허문 이성민→고수의 연기력 ['머니게임' 첫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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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사진=tvN 머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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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말 그대로 묵직한 첫 방송이었다. '머니게임'이 소재의 장벽을 뛰어넘고 또 하나의 '웰메이드 드라마'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까.

15일 tvN 새 수목드라마 '머니게임'이 첫 방송됐다. '머니게임'은 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최대의 금융스캔들 속에서 국가적 비극을 막으려는 이들의 숨 가쁜 사투와 첨예한 신념 대립을 그린 드라마다.

이날 방송에서는 정부 지분 51%가 투입된 정인은행을 두고 뜨거운 공방을 펼치는 금융위원회 국정감사 현장과 함께 서막을 열었다. 정인은행의 처리 문제를 놓고 정부 내부적으로도 조정이 되지 않은 가운데 금융위 금정국 채이헌(고수) 과장은 국정감사에서 현 정책에 반기를 들고 정인은행을 매각해야 한다는 자신의 소신을 밝히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이 발언은 현 금융위원장의 목을 날리게 되고, 차기 위원장으로는 현재 금융위 부위원장인 허재(이성민)이 내정된다. 허재는 채이헌을 호출해 정인은행 사태와 관련해 견해가 같다며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허재의 행보에 경제학계의 거목인 채병학(정동환) 교수가 제동을 걸었다. 채병학은 시장의 자율성을 주장하는 허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했고, 대통령에게 허재가 금융위원장 자격이 없다는 글을 보냈다.

이에 허재는 채병학을 찾아가 "훼방 놓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지만, 채병학은 "넌 경제 관료로서 불안정하다. 자격이 안 되니까 반대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두 사람의 말싸움은 결국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허재는 결국 채병학을 절벽 아래로 밀쳐버리는 강력한 엔딩으로 첫 방송은 끝이 났다.

'머니게임'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의 경계를 허무는 듯한 첫 방송을 보여줬다. 각 인물이 가지고 있는 신념과 가치관, 이로 인해 벌어질 일들의 서막이 열렸다. 그리고 단연 돋보이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이었다.

첫 방송은 이성민이 끌고, 고수와 심은경이 미는 형국이었다. 이성민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위해 못할 일이 없는 야망가인 금융위 부위원장 허재 역을 맡아 완벽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자신의 앞길을 막는 정동환과 대립하는 장면은 폭발적인 몰입감을 자랑했다. 자신의 신념에 반대하는 사람에게 절규하며 충동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뒤 흔들리는 그의 눈빛은 숨도 쉬지 못할 만큼 강렬했다. 이성민의 연기만으로 '머니게임'은 볼 가치가 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고수는 경제학자인 국가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해 자신의 소신을 드러내는 채이헌의 흔들리는 감정선을 세심하게 그려내며 극의 중심에 안착했고, 돈도 빽도 없이 근성과 노력만으로 공직에 오른 신임 사무관 이혜준 역을 맡은 심은경 또한 역할의 굳건한 소신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그려냈다. 이외에도 검증된 실력파 배우진의 빈틈없는 연기가 '머니게임'의 중심을 탄탄히 잡았다.

'머니게임'은 대한민국 금융-경제의 심장부에 자리한 경제관료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최초의 드라마다. 대중의 실생활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국가 경제를 소재로 다룬 만큼 신선하기도, 또 경제라는 소재 자체가 장벽으로 여겨질 수도 있을 터.

실제로도 다소 생소하고 어려운 경제 용어들이 많이 등장했지만, 국가 경제의 구조보다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나 신념, 가치관에 집중하면서 스토리를 보다 쉽게 풀어나갔다. 또 결정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력이 '머니게임'이 가진 소재의 장벽을 천천히 지워냈다. 배우들의 연기와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드라마의 흐름이 읽혀졌다.

tvN이 2020년 처음으로 내놓는 첫 작품인 '머니게임'은 3.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무난한 시청률로 출발했다. 첫 방송 호평에 힘입어 '머니게임'이 지난해 tvN 수목드라마의 시청률 굴욕을 지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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