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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원맨쇼의 달인' 남보원 폐렴으로 별세···향년 8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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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원맨쇼의 달인’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던 원로 코미디언 남보원씨(본명 김덕용)가 21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4세.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 측은 이날 “남보원씨가 폐렴을 앓다가 이날 오후 3시40분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남씨는 연초부터 건강에 이상을 보였으며, 이후 치료와 퇴원을 번복하다가 결국 폐렴으로 사망했다. 그는 1년 넘게 감기를 앓으면서도 컨디션이 조금 좋아질 때면 계속 행사 등 일정을 소화해왔다고 한다.

평안남도 순천 출신인 고인은 1951년 1·4후퇴 때 가족들과 함께 월남한 ‘실향민 1세대’다. 서울 성동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동국대학교 정치학과를 중퇴했다.

1963년 영화인협회 주최 ‘스타탄생 코미디’ 1위로 데뷔했으며 ‘원맨쇼의 달인’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예명을 남보원으로 지은 것에 대해 그는 “깡패가 되려거든 우두머리가 되고 딴따라가 되려거든 넘버원이 되라”는 아버지의 말을 떠올려 남쪽 보물의 으뜸이라는 뜻으로 남보원(南寶元)이라고 정했다고 생전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특히 현장에 있는 듯한 성대모사가 일품이었다. 전투기 엔진 소리와 이륙, 출항하는 뱃고동, 기차 기적소리 등의 모사가 특기였다. 2010년 세상을 떠난 고 백남봉씨와 함께 투맨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전쟁을 경험한 그는 한국전쟁 당시 폭탄과 총알이 빗발치는 상황에서도 한번 들으면 잊어버리지 않고 똑같이 따라하는 재능으로 모든 것을 흉내내 한국전쟁의 상황을 목소리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1960년대 극장식 코미디부터 TV가 보급돼 자리잡은 1980년대까지 한국 코미디의 대표 주자로 활동했다.

1996년 예총예술문화상 예술부문을 수상했으며, 1997년 제4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 대상 화관문화훈장, 2015년 제3회 대만힌국 신창조인 대상 행복사회만들기 부문, 2016년 제7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고인이 43세의 나이에 얻은 딸이 있다. 빈소는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며, 장례는 한국방송코미디협회장으로 치러진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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