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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성대모사의 달인’ 남보원 별세···향년 8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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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원로 코미디언 남보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성대모사 코미디의 원조’이자 ‘원맨쇼의 달인’으로 불렸던 원로 코미디언 남보원씨(본명 김덕용)가 21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는 이날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던 남보원씨가 오후 3시40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남보원씨는 연초부터 건강에 이상을 보였으며, 이후 회복했지만 다시 의식을 잃는 등 치료와 퇴원을 반복하다가 결국 폐렴을 이기지 못했다.

고인은 1936년 평안남도 순천에서 부잣집 외아들로 태어났다. 한국전쟁 중에 월남해서 서울 성동기계공고를 졸업했다. 1957년 동국대 정치학과에 입학했지만 중퇴했다.

1963년 영화인협회가 주최한 ‘스타탄생’ 코미디 부문 입상을 계기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원맨쇼의 개척자이자 자칭타칭 ‘넘버원’으로 통했다. 고인은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입담 뿐만 아나리 탁월한 성대모사로 큰 인기를 모았다. 뱃고동 소리, 기차 소리, 전투기 소리 등을 똑같이 재현했고, 한국전쟁을 겪으며 직접 체험했을 폭격기 폭격음 묘사, 일왕 히로히토 항복 방송 성대모사 등은 고인의 전매특허이기도 했다. 2010년 7월 먼저 세상을 떠난 콤비이자 라이벌 코미디언 백남봉씨(1939~2010)와 함께 ‘성대모사의 쌍두마차’로 불리기도 했다.

고인은 2002년 출간한 자서전 <나? 남보원이야!>에서 “무대는 내 일터인 동시에 휴식처였고, 한시도 긴장을 풀 수 없는 공간이면서 또 가장 마음편한 곳이기도 했다. 내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도 무대 위였고, 가장 힘든 시기도 무대에 섬으로써 극복할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또 “어려서부터 무슨 소리든 한 번 들으면 남들보다 빨리 익혀 흉내를 냈고, 심지어는 서당에 가서 천자문을 뜻은 한 글자도 모른 채 음만 달달 외워버려 어른들을 놀라게 한 적도 있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어머니가 등록금을 마련해 주셨을 때, 나는 곧 스타가 될 거라는 꿈에 부풀어 복학을 포기하고 그 돈으로 무대복을 사 입고 돌아다녔다”고 밝히기도 했다.

예총예술문화상 연예부문(1996), 대한민국연예예술상 대상 화관문화훈장(2007), 대한민국 신창조인 대상 행복한사회만들기 부문(2015), 제7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2016)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주길자씨와 딸 김은희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한국방송코미디협회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오는 23일 낮 12시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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