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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논란의 '동백꽃 필 무렵', 시청자 공감 해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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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빚은 수익분배금, 합리적 해법에 관심. '동백꽃 필 무렵'은 총 20부작(중간광고 분리 40부)이 방영되는 동안 완판을 기록하며 약 100억원 가량 광고수익을 냈다. /KBS '동백꽃 필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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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불거질 수밖에 없는 잠재적 불씨"...방송계 안팎 관심

[더팩트|강일홍 기자] <더팩트>가 연초 '동백꽃 필 무렵'의 저작재산권을 둘러싼 KBS와 외주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이하 팬)의 갈등을 단독 보도했는데요. 방송가에 큰 파장이 일었습니다. 바로 방송계의 오랜 관행과 관례에 따른 불공정한 갑을관계의 일단이 들춰졌기 때문이죠. 덧붙여 공정성을 우선 가치로 삼는 사회 분위기와 약자의 부당함에 대한 지적도 한몫을 했습니다. (1월7일자=[단독] KBS 연기대상 12관왕 '동백꽃 필 무렵', 수백억 수익분배 갈등)

저작재산권은 저작자가 자신의 저작물에 대해 갖는 배타적인 이용권을 말합니다. 팬은 기획단계부터 자사 작가진 구성(임상춘 대본) 배우 캐스팅(공동) 등 전 과정을 직접 개입했고 제작비 110억 원(회당 5억5000만)도 전액 투자해 진행했기 때문에 KBS의 저작권 독점은 부당하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드라마의 경우 KBS는 연출(파견 PD)을 지원했는데요. 편성권을 가진 KBS와 팬의 갈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과연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까요.

이미 알려진대로 양측 갈등의 핵심은 분배금입니다. 방송가에서는 이번 드라마 성공으로 최소 300억에서 향후 예상되는 미래가치를 포함해 최대 400억까지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데요. '동백꽃 필 무렵'은 총 20부작(중간광고 분리 40부)이 방영되는 동안 완판을 기록하며 약 100억원 가량 광고수익을 냈고, 넷플릭스에도 비슷한 수준의 액수로 판매됐습니다. IPTV와 케이블 VOD, 웹하드 및 웨이브 분야도 새로운 부가 수익 영역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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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에서는 '동백꽃의 필 무렵'이 기존 관행과 다르게 제작됐다고 말한다. 외주사 팬은 기여도에 따라 합당한 권리와 합당한 수준의 수익 분배를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더팩트 DB


제작 기여분 만큼 정당한 권리와 합당한 수준의 수익 분배 목소리

방송가에서는 '동백꽃 필 무렵'이 흥행 폭발하면서 제작비 110억원을 빼고도 최소 200억 이상 수익이 날 것이란 분석인데요. 통상 방송사는 외주사와 드라마가 시작된 이후에 적정한 선에서 계약서를 써왔고, 이번 드라마의 경우 팬이 투자비 등 제작 기여도 등 합리적이고 적정한 타협점을 요구하면서 현재까지 계약이 미뤄진 상태입니다. KBS는 '관례에 맞춰 빨리 협상을 마무짓자'는 입장이고, 팬은 '관행이 잘못됐다면 바꿔야 한다'며 맞서는 형국입니다.

항간에서는 '거대한 바위를 향해 계란으로 맞서는 꼴', '괜히 반발했다가 그나마 다음 드라마 편성권마저 놓치는 어리석은 일'이란 목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국내 외주사가 태반이 영세하기 때문인데요. 자체 자본력이 없어 방송사로부터 일부 제작비를 지원받거나 보전받아온 관례가 발목을 잡는 것이죠. 팬의 경우 기존 관례와 다르게 기여한 몫이 큰 만큼, 이에 합당한 권리와 합당한 수준의 수익 분배를 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팬은 그동안 '겨울연가'를 비롯해 '장밋빛 인생' '찬란한 유산' '해를 품은 달' '백년의 유산' 수많은 히트 드라마를 탄생시킨 제작사입니다. 국내 외주사 중에선 삼화프로덕션과 함께 대형 드라마 제작사로 꼽히는 곳으로 인정받고 있는데요. 팬은 또 오랜 드라마 제작 노하우와 함께 가장 많은 드라마 작가진을 자체 확보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방송가에서는 이번 갈등이 언젠가 한번은 불거질 수밖에 없는 잠재적 불씨였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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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은 마지막회 시청률 23.8%를 찍으며 2019년 최고 미니시리즈로 평가받았다. 남녀 주인공을 맡은 공효진(동백)과 강하늘(황용식)의 명품연기도 방영기간 내내 전국민적 화제를 모았다. /KBS '동백꽃 필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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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메이드 드라마에 열광한 시청자들, 상식에 어긋나지 않은 해법 기대

필자가 '동백꽃 필 무렵'을 둘러싼 갈등을 취재하면서 방송 관계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관행'과 '관례'였습니다. 관행이나 관례는 오래전부터 이어져오면서 일정한 틀로 굳어진 것인데요. 이해 당사자들끼리 합의를 하지 않고, 어느 한쪽의 요구로 바꾼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또 다른 한쪽의 양보와 희생을 전제해야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동백꽃의 필 무렵'의 경우는 기존 관행과 상황 자체가 다르다고 말합니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동백꽃 필 무렵'은 제작비 투자분부터 관행과 다르게 진행돼 향후 실패 리스크까지 외주사가 떠안은 케이스입니다. 기존 관행은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방송사가 대고 일부 PPL(10~15%)로 채운 뒤에 나머지를 제작사가 떠안습니다. 5년간 수익의 50%를 반씩 나누다가 5년 후에는 모든 저작권이나 기득권은 방송국으로 넘어갑니다. 양측 간 계약서 작성은 보통 드라마 제작이 진행된 이후 협상을 거쳐 진행하는데 거의 대부분은 지금껏 해온 관례대로 이뤄지죠.

싸움에는 반드시 상대가 있게 마련입니다. KBS는 팬 측이 관례를 어긴 채 억지를 쓴다고 말하고, 팬은 "기여도에 따라 적정하고 합당한 합의를 하려면 KBS가 정확한 수익 내역을 펼쳐놓고 신사답게 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필자의 '수익분배 갈등' 첫 보도에 대해 KBS 드라마센터 관계자의 불만은 "도대체 그 내용을 어디서 입수했느냐"였습니다. 문제 인식보다는 오로지 취재 출처에 더 관심이 많다는 얘긴데요. 웰메이드 드라마에 열광한 시청자들의 눈과 귀는 이제라도 상식에 어긋나지 않은 해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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