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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EXO 첸 결혼에 두 갈래 팬심 "분유값 대줄 생각없다" vs "축하받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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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그룹 엑소 멤버 첸이 결혼과 임신 소식을 발표한 가운데 팬덤은 `탈퇴`와 `잔류`로 분열됐다. 탈퇴를 요구하는 팬들은 첸이 엑소의 이미지에 극심한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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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EXO) 첸(본명 김종대·28)이 지난 1월 갑작스런 결혼과 2세 소식을 발표한 가운데 팬덤 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일부 팬덤은 첸으로 인해 엑소의 이미지가 훼손됐다며 그룹 탈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1월 19일 서울 삼성동 SM타운 코엑스 아티움 앞에서 피켓 시위를 열기도 했다.

첸의 탈퇴를 요구하는 팬들은 "팬들로 인해 명성과 부 여자까지 얻었으면 팬들 마음도 헤아려야지. 너무 이기적이다"(sisl****), "눈치가 없는건지 분유값 벌려고 아등바등인건지"등의 의견을 보였다. 이들은 SNS상에서도 '첸 탈퇴해', '첸 붙어있지말고 나가', '첸 니 발로 나가' 등을 해시태그(#)로 달아 올리며 의견을 표했다.

반면 잔류를 요구하는 팬들은 "탈퇴하지말아요. 잘못한 것 아니다. 멋진 활동 응원해요"(casi****), "탈퇴를 왜 하냐. 축하받을 일인데"(loos****)등의 의견을 표했다.

특히 지난 20일 첸이 사과문을 올린 가운데 일부 팬들은 같은 날 수호의 첫 솔로 앨범 발매일임을 지적하며 분노했다. 팬들은 "저번에는 생일 전날, 이번엔 조용하다가 멤버 솔로 소식 뜬날. 초치는게 취미냐"(Lfor****), "사과해도 똑같아. 미래는 없어. 배신자"(s796****)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 1월 첸이 결혼 소식을 처음으로 전한 날은 멤버 카이의 생일 전날이자 리더 수호의 뮤지컬 '웃는 남자' 프레스콜 행사가 예정된 날이었다. 이와 관련해 팬들은 첸의 고백 타이밍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멤버의 개인 활동이 조명 받아야 할 시기에 온라인 포털사이트에 '첸'만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주목됐다는 것이다.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일 공식입장문을 통해 "첸의 결혼에 관해 엑소 멤버들과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엑소 멤버의 변동은 없다"고 밝혔다.

9년간 엑소 팬 활동을 이어온 A 씨는 "팬덤의 반응은 단순히 '결혼'이라는 사실로 인해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 과정이 어땠는지, 아티스트가 원래 어떤 사람으로 인식되었는지, 팬과 가수와 관계가 어땠는지 등이 결합해 생긴 감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국내 팬덤에서는 등을 돌렸고 해외 팬덤에서는 지지를 표했다"면서도 "다만 개개인 차가 있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이야기하기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아이돌의 결혼과 관련한 팬덤의 분열은 낯선 장면이 아니다.

지난 2014년 슈퍼주니어 성민이 뮤지컬 배우 김사은과 결혼한다고 전하자 팬덤 E.L.F는 성명서를 내고 "팬을 기만하는 행위와 한국 팬 단어 차단 및 해외투어 도중 독단적인 결혼 진행에 대한 피드백 요구 무시했다"고 지적하며 활동 중지를 요구한 바 있다.

원더걸스 선예와 H.O.T 문희준의 결혼 소식에도 팬들은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이들의 SNS에는 "무책임하다"는 팬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례적인 경우도 있다. 빅뱅 멤버 태양은 팬들의 축하와 함께 지난 2018년 배우 민효린과 웨딩마치를 올렸다. 그룹 'FT아일랜드' 멤버 최민환도 '라붐' 멤버 율희와 결혼 후 육아방송에도 출연하고 있으나 팬덤으로부터 큰 질타를 받지 않았다.

11년 차 빅뱅 팬 김소연 씨는 "태양은 배우 민효린과의 열애 사실이 먼저 알려지고 순차대로 결혼 소식을 전해 팬들이 이미 마음 준비가 된 상황"이었다면서 "또 평소 그룹 활동에 누구보다 성실했던 멤버라 팬들도 결혼을 축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현재 국내 아이돌 시장은 팬들의 시간과 돈이 성공의 척도다. 아티스트의 성공을 위해 앨범과 굿즈에 개인이 100만원 이상을 쓰는 것은 기본"이라며 "팬들은 음원차트 상위권을 위해 24시간 스트리밍을 돌리고 아티스트 응원을 위해 음악방송 전날 새벽부터 밤을 지새운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돌들도 고생하지만 팬들도 희생한다"며 "투자하는 것이 많은 만큼 기대하는 것도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서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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