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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안두희 마지막 인터뷰 “민족의 거목이지만 내가 쓰러뜨려야”(역사저널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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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역사저널 그날’…인터뷰어 전용길 전 PD 출연

세계일보

안두희


김구 선생을 암살해 ‘민족의 죄인’으로 남은 안두희(1917~1996)는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어떤 말을 남겼을까.

31일 방송된 KBS1 ‘역사저널 그날’은 안두희에 대해 조명했다.

김구 선생은 1949년 6월 26일 서울 경교장(현 서대문구 강북삼성병원 내 위치)에서 육군 소위 안두희가 쏜 총탄 4발을 맞고 숨졌다.

안두희는 무기징역을 받았으나 1년도 안 되어 특별사면됐고 육군에도 복귀했다. 이후 군납 사업을 하며 윤택한 삶을 이어갔다.

그러나 안두희는 사람들의 테러를 피해 거처를 옮겨가며 살아야만 했다. 민족주의자들에게 납치와 협박을 당하기도 하고, 흉기 피습도 당했다.

세간의 눈을 피해 살던 안두희는 1989년 침대에 누운 채 TV에 출연해 KBS와 인터뷰했다 .

PD가 “다 혼자 하신 건가요?”라 묻자 안두희는 “혼자?”라 반문했다. 음모론에 대해 묻자 안두희는 “조금 더 마음 놓고 말할 수 있는 세월이 돼야 나 개인을 놓고 이야기를 하지만”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안두희는 결국 TV에 출연해서도 침묵을 지켰다.

이날 방송된 ‘역사저널 그날’에는 안두희를 인터뷰한 전용길 전 KBS PD가 출연했다.

전용길은 “방송사상 최초 인터뷰였다”며 “두 번에 걸쳐 안두희를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1987년 3월 병원에 입원했다는 말을 듣고 찾았는데 ‘기자를 싫어하니 나가라’고 했다”며 “기자가 아니라 PD라 하자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죽기 전 진실을 말한다면 자네에게 이야기할테니 지금은 가게’라 당부했다”고 말했다.

전용길은 2년 뒤 수소문 끝에 안두희가 의정부역 근처에 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200개가 넘는 옥탑방을 한 달여 확인한 끝에 만났다.

전용길을 만난 안두희는 “민족의 거목이지만 내가 넘어뜨려야 한국독립당 벌레들을 청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

사진=KBS1 ‘역사저널 그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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