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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니브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음악 하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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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김·엑소 첸·박혜원 등과 작업한 프로듀서…오늘 국내 데뷔 싱글

연합뉴스

싱어송라이터 니브
[153엔터테인먼트, 153줌바스뮤직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샘김, 엑소(EXO) 첸, 박혜원, 폴킴…. 트렌디하면서도 섬세한 음악적 문법으로 대중의 감성을 저격한 이들의 앨범 크레딧엔 공통적 이름이 있다. '지수 박'(Jisoo Park).

첸의 '사월이 지나면 우리 헤어져요', 박혜원 신곡 '아무렇지 않게, 안녕' 등을 작사·작곡한 그가 싱어송라이터로서 자기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니브'(NIve)라는 이름을 걸고 직접 노래한 한국 데뷔 싱글 '라이크 어 풀'(Like a Fool)을 2일 오후 6시 발매한다.

최근 강남구에서 만난 니브(본명 박지수·27)는 "어떤 반응이 나올지 너무 궁금하다"며 "걱정 반, 기대 반, 궁금증 한 스푼"이라고 싱글 발매를 앞둔 마음을 표현했다.

'라이크 어 풀'은 그가 한국에서 쏘아 올리는 정식 활동 신호탄이다. 2018년 미국에서 '겟어웨이'(Getaway)로 데뷔하고 네 차례 싱글을 내기도 했지만 모두 미국 활동을 하며 영어로 발표한 곡이었다.

이번 노래는 한국어로 나오는 첫 곡으로, 누군가를 바보처럼 좋아하는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따뜻한 기타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니브와 피처링으로 참여한 샘김의 깊은 음색이 잔잔하게 어우러진다. 니브가 샘김 싱글 '웨어스 마이 머니'(WHERE'S MY MONEY)를 공동 프로듀싱한 데 이어 이번엔 샘김이 니브의 지원군으로 나섰다.

"LA에서 '웨어스 마이 머니' 등을 작업하며 1주일을 보냈는데 마지막 날에 샘이 기타를 치더라고요. 재미로 기타 라인을 쳤는데, 그걸 듣고 너무 좋아서 당장 부스로 들어가서 녹음을 해 달라고 했죠. 그 이후 너무 자연스럽게 곡이 나왔어요."

연합뉴스

니브와 샘 김
[153엔터테인먼트, 153줌바스뮤직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실 니브는 일찌감치 한국 리스너들에게 존재를 알린 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돌아온 뮤지션이다. 지난 2014년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6'에 '뉴욕에서 온 음대생'으로 등장해 톱 9까지 오른 브라이언 박이 바로 그다.

당시 엑소의 메가 히트곡 '으르렁'을 어쿠스틱하게 재해석해 주목받은 그는 훗날 바로 그 '으르렁'의 작곡가 신혁과 인연을 맺게 된다. 슈퍼스타K 출연 후 로스앤젤레스(LA)에서 신혁을 만나 함께 음악 작업을 한 경험이 바탕이 돼 이후 신혁이 이끄는 153줌바스뮤직그룹에 합류했다. 현재는 워너뮤직그룹과 합작투자로 만들어진 153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 호주에 이민갔고, 이후 미국 뉴저지에서 고등학교에 다닌 그에게 음악은 "유일한 소통구"이자 "언어를 뛰어넘어 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소통 방법"이었다. 클라리넷 전공으로 뉴욕 명문 매네스 음대에 들어갔지만, 1년 정도 다니고 휴학해 버스킹도 하고 슈퍼스타K에도 나가는 등 대중음악의 길로 접어들었다.

"아직도 미쳤다는 생각이 들지만 저는 제 결정에 전혀 후회가 없고 너무 좋습니다(웃음)…지금 하는 걸 하기 위해서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수련 아닌 수련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클래식도 대중음악도 저한테는 똑같은 음악이에요."

그래서인지 여전히 그의 음악에는 현악기 등 클래식 요소가 많이 녹아들었다.

가사에는 밝음과 어두움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없는 복합적 감성이 흐른다. 그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It's Okay, not to be okay)라는 한 문장으로 자신의 음악적 메시지를 요약했다.

"사람들은 항상 기쁨과 긍정을 추구하잖아요. 하지만 긍정은 저희가 살아가는 삶의 극히 일부죠. 한 10∼15% 될까요. 나머지는 그렇지 않은 감정인데, 그런 감정들을 온전히 포용하고 누군가에게 인정받았을 때 위로를 받더라고요."

"해석의 아이러니를 주는 걸 좋아한다"는 니브의 감성은 그가 노랫말과 멜로디를 쓴 엑소 첸 솔로곡 '사월이 지나면 우리 헤어져요'에서도 두드러진다. 봄의 한가운데, 꽃피는 계절로 인식되는 4월과 "헤어지자"고 하는 제목은 아름다움과 슬픔이 공존하며 역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난해 4월 발매된 이 곡은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하며 대중적으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니브는 이 곡을 통해 "용기를 얻었다"며 "제 시야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앞으로 제가 낼 곡들도 항상 '괜찮아, 잘될 거야' 하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고백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죠. 제가 느낀 것을 음악을 들으시는 분들도 똑같이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

막 싱어송라이터로 발돋움을 시작한 니브는 하반기 정도에는 앨범을 내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당장 공연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터넷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 "공연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팬들이 생긴다면 그 이상 바랄 게 없다"며 미소지은 그는 "제가 하는 음악에 한 분이라도 공감해 주신다면, 관객 한 명이 있어도 공연하겠다"고 덧붙였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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