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추억으로 가는 당신'…"추억속 노래들 기록, 다음 세대에 이어지길"
하지만 우리 귓가에 익숙하게 자리 잡은 전통가요 명곡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어떤 사연을 품고 있는지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그 사연들을 유튜브 영상으로, 그리고 책으로 올올이 엮어 들려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트로트의 여왕' 주현미.
가수 주현미의 책 '추억으로 가는 당신'은 한국 대중가요 태동기인 192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추억의 명곡 50선에 얽힌 이야기를 한 자리에 모았다. 주현미 음악 인생을 담은 에세이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한국 트로트 사(史)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책 역할을 한다.
그는 1년 반 이상 유튜브 '주현미 TV'에서 전통가요를 보전하는 작업을 해왔다. 잊혀 가는 옛 노래가 안타까워 가사를 복원하고, 직접 노래 부른 영상을 차곡차곡 남겼다. 그렇게 100여 곡을 수집했고 전체 조회 수는 2천만 회를 넘겼다.
'추억으로 가는 당신'은 그런 주현미의 유튜브 아카이브를 종이책으로 옮겨온 것 같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소개한다.
"저와 여러분의 추억 속에 자리하고 있는 노래들, 여전히 우리를 울리는 그 많은 사연을 기록하다 보니 어느새 책 한 권으로 담을 만큼의 분량이 되었어요. 이 기록이 다음 세대에게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유달리 순정한 옛 가사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게 된다. 그만큼 많은 노래가 저마다 지고지순하고 애달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하는 가사로 익숙한 1953년 곡 '봄날은 간다'는 아들이 장가갈 때 시집오면서 입었던 연분홍 치마를 입겠다는 어머니의 유언을 모티프로 탄생했다.
전쟁 나간 오빠 대신 뱃사공이 된 소녀의 사연이 담긴 '처녀 뱃사공'(1958)처럼 옛 노래의 정서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등 아픈 굽이를 유난히 많이 거쳐온 우리 역사의 산물이기도 하다.
명곡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가요사에 이름을 남긴 명(名)작곡가, 명가수들 계보도 자연스럽게 일별하게 된다.
주현미의 데뷔곡인 '비 내리는 영동교'(1985)를 비롯해 '신사동 그 사람', '짝사랑', '추억으로 가는 당신' 등 주현미의 히트곡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도 엿볼 수 있다.
주현미는 사람들이 옛 노래와 그에 얽힌 사연을 읽고 더 단단해지길 바란다며 "이제 '주현미'의 노래가 아니라 '여러분'의 노래가 되어 함께 감상하고 따라 불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다.
책 속에 새겨진 QR코드를 통해 음악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쌤앤파커스 펴냄. 264쪽.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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