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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그 남자의 기억법' 문가영, 신중한 발걸음을 내딛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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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그 남자의 기억법 문가영 / 사진=키이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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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서두르면 잘 되던 일도 그르치는 법이다. 원대한 꿈과 포부를 지녔지만 조급함 대신 신중한 발걸음을 기한 배우가 있다. 자신의 속도와 나이에 맞는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문가영이다.

문가영은 2006년 영화 '스승의 은혜'로 데뷔해 이후 드라마 '후아유' '왕가네 식구들' '마녀보감' '질투의 화신' '명불허전' '위대한 유혹자' '으라차차 와이키키2'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했다.

11세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 차곡차곡 배우로서의 입지를 넓혀온 그는 지난 13일 종영한 MBC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극본 김윤주·연출 오현종) 여자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그 남자의 기억법'은 과잉기억증후군으로 1년 365일 8760시간을 모조리 기억하는 앵커 이정훈(김동욱)과 열정을 다해 사는 라이징 스타 여하진(문가영)의 상처 극복 로맨스다. 극 중 문가영은 이슈메이커 여하진 역을 맡았다.

첫 주인공을 맡았던 작품인 만큼 종영에 아쉬움이 컸다. 그는 "어제까지만 해도 종영이라는 게 실감이 안 났다. 종영 인터뷰에서 현장, 작품에 이야기를 하면서 그제서야 마무리하는 느낌이 든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 남자의 기억법'은 저한테 조급해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게 해 준 것 같다. 또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어 감사했다"며 "좋은 의미로 제 마음을 아리게 하는 작품이 된 것 같다. 가끔 센치할 때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린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여하진 역을 향한 애정도 남달랐다. 그는 "하고 있는 직업(배우)이 같다 보니까 해 보고 싶었던 걸 작품에서 맘껏 해 봤다"며 "또 하진이 캐릭터가 여성팬분들께 사랑을 받길 바랐다. 밝고 긍정적이고 주체적인 캐릭터였는데 그런 부분이 잘 통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작품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직업적인 면에서 인기가 많은 것 같다. 극 중 캐릭터 이정훈과 여하진의 직업이 각각 앵커, 연예인이라는 공인이다 보니 팬덤을 형성하는 데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형식상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긴 하지만 복합적 장르도 섞인 작품이다. 위기들도 너무 많다 보니 보시는 분들이 더 애타하셨고 그래서 더 응원을 많이 보내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작품 흥행의 공을 함께한 김동욱에게 돌리기도 했다. 그는 현장 속 김동욱에 대해 "정말 든든했다"며 "장면을 만들어 갈 때 항상 상의했고, 제 의사를 물어봐 주기도 했다. 제가 존경하는 모습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동욱에게 너무 많이 배웠다. 그의 여유로움이 나에게 전파돼 좋은 영향을 끼쳤다. 뭔가에 시달리지 않는 느낌으로 연기를 했다. 주고받는 템포도 좋았다"며 "내가 나오지 않는 장면에서도 김동욱의 촬영분을 들여다볼 정도로 배울 점이 많은 배우였다"고 칭찬했다.

함께 고생해 준 스태프들의 노고에도 감사해했다. 그는 "촬영 현장은 항상 배려가 넘쳤다. 너무나 좋은 사람들과 일을 하다 보니, 몸이 힘들더라도 재밌었다. 각자 맡은 바에서 최선을 다 해주셨다. 소품, 음향, 조명 등 어느 하나 애정을 안 기울인 부분이 없다. 그런 것들이 방송에서 잘 묻어나서 보시는 분들도 편안하게 봐 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

'케미'가 돋보인 주연들의 열연과 배려 넘치는 현장은 뜨거운 반응을 모았다. 급기야 이정훈, 여하진의 모습이 담긴 '짤'을 만들어 선물하는 팬들까지 등장했다고. 그는 "팬분들이 합성 '짤'을 만들어 주거나 청첩장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이렇게 진지하고 디테일하게 만들어 주시니까 너무 놀랐다. 가끔 이런 인기가 얼떨떨하기도 하다"는 심경을 드러냈다.

모든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문가영이었다. 실제 그는 모든 사람들에게 착한 사람이고 싶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나쁘고 쓴소리를 듣기 싫어한다"며 "어른들에게 '애어른' '철이 들었다'는 말을 듣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선하지만 소신만은 확고했다. 실제 그는 평소 SNS을 통해 사회적, 페미니즘 이슈 등에 대한 게시물을 게재해 화제에 오른 바 있다. 이에 대해 문가영은 "그런 부분은 제 사적인 관심사자 제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는 것 같다"며 "민감한 문제지도 하지만 제가 맞다고 생각하는 걸 올리는 것이고 절대 틀린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백번, 천번을 되새기다 게시물을 올린다"고 전했다.

갖가지 취미에도 관심이 많은 평범한 25세의 모습이었다. "평소 책을 워낙 좋아해서 집에서 쉬게 되면 책을 본다. 또 노래도 듣고 넷플릭스도 보는 걸 좋아한다"고 전한 그는 "요즘에는 새로운 취미를 위해 코바늘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면 배우로서는 평범하지 않은 포부를 지녔다. 그는 해외 진출 기회가 닿는다면 마다하지 않고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넷플릭스 진출에 대해서도 "너무 하고 싶다. 하지만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기회를 노릴 것"이라는 열정을 드러냈다.

큰꿈을 지닌 그지만 느림의 미학을 아는 문가영이다. "예전에는 빠른 시간 내에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 제 나이에 맞는 기록을 남기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 그는 "현재 25살의 문가영의 모습을 남긴 것처럼 제 기록을 남기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같은 목표에도 어떤 배역을 해 나가냐는 것은 나의 숙제"라며 "내가 잘 담길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게 배우로서의 소망 중 하나"라고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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