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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팝인터뷰①]'부부의 세계' 김영민 "박해준과 누가 더 욕먹을지 내기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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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배우 김영민/사진=매니지먼트 플레이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시청자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간 것 같아 좋은 경험”

지난 16일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신드롬적인 인기를 끌며 종영한 가운데 해당 작품에서 박해준이 분한 국민 불륜남 ‘이태오’ 못지않게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한 나쁜 남자가 있었다. 바로 ‘손제혁’ 역의 김영민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김영민은 이번 캐릭터를 위해 최대한 나쁜 마음을 끄집어내려고 노력했다면서 시청자들의 열렬한 성원에 다 같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 같아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부부의 세계’는 최종회까지 전국 28.4%, 수도권 31.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비지상파 드라마의 최고 기록을 또다시 경신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김영민은 이러한 인기에도 촬영현장만큼은 들뜨지 않고 좋은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모두가 끝까지 몰입했다고 회상했다.

“대본이 좋은 데다, 모완일 감독님과 김희애 선배님이 함께 하니 작품성 좋은 작품이 되겠구나 정도는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잘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너무 감사하다. 시청률이 잘 나오면 들뜨기도 하는데, 오히려 다들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기에 끝까지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다. 인기가 실감이 안 났는데, ‘SKY 캐슬’의 기록을 깼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잘된 거구나 싶었다. 요즘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고 다님에도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부부의 세계’의 파급력이 대단했구나 느끼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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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부부의 세계' 스틸


김영민은 극중 회계사 ‘손제혁’ 역을 맡았다. ‘손제혁’은 ‘이태오’(박해준)와 중, 고등학교 동창 사이다. 아내 ‘고예림’(박선영)이 있지만, 끊임없이 다른 여자들과 외도를 즐기는 인물이다. 특히 ‘이태오’의 아내인 ‘지선우’(김희애)까지 흠모한다.

“박해준과 둘 중 누가 욕을 많이 먹을까 내기했었는데 결국에는 박해준이 이긴 것 같다. (웃음) 나나 박해준이나 상처 받는 여성들 사이에서 안 좋은 남자들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본에도 그렇게 쓰여 있어서 그런 모습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어떻게 표현되고 존재해야 다른 인물들의 색깔, 관계에 맞게 풀어갈 수 있을지 연구를 했다.”

이어 “사실 ‘손제혁’을 이해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주변에서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남자들의 모습들을 찾아내려고 했던 것 같다. 바람 문제뿐만 아니라 사는데 있어서 상처 주는 말을 하고, 자신은 똑바로 못살면서 조언하는 등 비슷하게 부족하면서 자만한 모습들로 ‘손제혁’의 호흡을 찾았다. 나쁜 사람이니깐 나한테 있는 나쁜 마음을 최대한 가져보려고 했다. ‘손제혁’은 욕먹어도 싸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고예림’을 향해 모진 말만 내뱉는 ‘손제혁’이지만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변화를 맞이한다. 일각에서는 캐릭터성이 무너진 것 같다며 지적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김영민은 단순한 인물이기 때문에 변화도 가능한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고예림’이 아기를 갖자고 할 때 ‘심심하면 개를 키워’라고 하는데 그 대사는 ‘손제혁’의 ‘고예림’에 대한 태도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손제혁’이 ‘고예림’의 눈물을 통해 깨닫고 달라진다. 그래서 ‘고예림’과 새롭게 가정을 꾸려나가려고 했지만, ‘이태오’의 함정에 빠져서 다시 사랑을 잃게 되지 않나. ‘손제혁’이 1차적인 욕구를 채우려는 단순한 인물이기 때문에 쉽게 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단순하다는 그 안에서 (변화의) 정당성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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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영민/사진=매니지먼트 플레이 제공


‘손제혁’, ‘고예림’ 부부는 이혼 후 재결합을 이루어내지만, 결국 각자의 길을 걷게 되는 결말을 맞이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작가님이 잘못을 저지르고, 깨닫고, 노력을 한 부부를 두고 어떻게 결말을 낼지 생각을 많이 하셨을 것 같다. 결말이 비극적이기는 하지만, 난 좋다. 박선영과도 후반부 갈수록 즐거운 장면인데도 슬픈 느낌이 든다고 서로 이야기했었는데, ‘손제혁’의 입장에서도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고 ‘고예림’을 설득할 수 없는 거다. 마지막 장면은 교감을 나누는 것 같아 좋았다. ‘손제혁’은 ‘고예림’을 떠났지만, 새로운 인생을 펼칠 수 있는 길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쌓아온 ‘손제혁’의 느낌으로 보면, 새로운 여자와 잘 살 것 같다. 사랑을 잃고 인생의 의미를 찾은 느낌이다. ‘고예림’도 독립적으로 살게 됐으니 의미가 있는 거 아닌가 싶다.”

그러면서 “작가님이 부부간의 본능적이고 속 안에 있는 욕망을 통해 ‘부부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게 잘 표현된 것 같다. 결국 ‘부부의 세계’는 지붕 끝을 향해 달려가는 날카로운 관계를 이야기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치고 박고 끝까지 가다 보면 그 관계가 깨지고 상처 입지 않나. 부부뿐만 아니라 어떤 관계든 날카롭게 관계를 쌓아갈 때 놓칠 수 있는 그런 걸 우리 작품이 이야기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부부의 세계’가 시청률이 너무 잘 나오니 시청자들과 함께 작품을 만드는 느낌이었다. 연극처럼 현장감이 느껴졌다고 할까. 시청자들이 스태프 한 사람 같아서 좋은 경험이었다. 비록 난 나쁜 놈이었지만, 배우로서 인정해주는 게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앞으로의 행보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잘될 때나 잘되지 못할 때나 응원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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