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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뮤지컬 ‘렌트’에는 젊음과 열정의 에너지가 가득하다. 로저 역할을 맡아 열연 중인 배우 오종혁은 “에너지가 점점 진해지는 걸 느낀다. 주말에 2회 공연할 때는 너무 힘들지만 에너지를 줄일 수 없더라. 그만큼 배우들이 신나게 하고 있다"라며 애정을 내비쳤다.
'렌트'가 한국 공연 20주년을 맞아 돌아왔다.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ême)’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극작 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녹였다.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사랑과 우정, 삶에 대한 희망을 담는다. 1996년 미국, 2000년 한국에서 초연했다.
'렌트'를 본 적 없다 할지라도 넘버 ‘시즌 오브 러브’는 한 번쯤 들어봤을 터다. ‘시즌 오브 러브’ 뿐만 아니라 가스펠, 락, 레게, 알앤비, 탱고,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의 보고로서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시즌 오브 러브’는 너무 유명한 곡이고 ‘렌트’를 몰라도 들어봤을 정도로 좋아요. 가사가 어떻게 저렇지 생각할 정도죠. 곡 하나하나 안 좋은 게 없고 ’탱고모린‘도 신기할 정도로 잘 짜인 곡이고요. 저는 ‘아 윌 커버 유’가 너무 좋더라고요. 그 노래 자체가 콜린이고 엔젤 같아요. 지켜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서 뒤에서 넋두리하는, 내가 너에게 혼자 넋두리처럼 말해주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지켜줄게라고 하지만 지켜주지 못했기 때문에 붙잡고 싶은 감정이 느껴져서 제가 로저지만 가장 좋아하는 넘버예요.”
오종혁은 로저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죽기 전 텅 빈 삶을 구원해줄 마지막 노래를 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음악가다. 원래는 마크 역할로 지원했지만 앤디 세뇨르 주니어 연출은 그를 로저 역할로 점찍었다. 그는 마크 역할에 캐스팅된 정원영, 배두훈을 극찬하며 “욕심부리지 않길 잘했다”며 겸손해했다.
“아직 배워가는 중이어서 연기하는 게 더 재밌거든요. 연기할 부분이 많을 것 같아 마크로 오디션을 보려고 했어요. 앤디 연출이 한참 보시다가 왜 로저가 아니라 마크로 왔냐고 하더라고요. 딱 봐도 로저 같다고요. 다시 오라고 해서 하루 있다가 다시 왔고 로저가 됐습니다.” (웃음)
(정)원영, (배)두훈 배우가 표현하는 걸 보니 내가 안 하길 잘했다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저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되더라고요. 이전에도 훌륭한 선배님들이 마크 역할을 했지만 감히 제 생각에는 그에 못지않은 표현을 하고 있지 않나 해요. 마크를 바로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 좋은 경험이에요. 너무 매력적이고 훌륭하거든요. 너무나 어려운 역할이잖아요. 혼자 까불다 들어가고 정신없는 역할일 수도 있고 해석하거나 옆에서 보기만 하는 역할일 수도 있는데 외줄타기 하듯 긴장감 있게 표현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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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는 미미와 러브라인을 그린다. 약물중독자, 에이즈 환자로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오늘을 위해 사는 클럽 댄서다. 비극적 삶을 형상화한 원작과 달리 미미를 살려 해피엔딩을 이룬다.
“세상 밖으로 꺼내주는 인물이에요. 로저는 미미가 잡는데도 산타페로 떠나요. 그 또한 미미가 있어서 밖으로 나갈 수 있던 것 같아요. 저가 무서워하고 상처받고 닫아버린 마음을 미미라는 인물이 문을 열어주는 거죠. 사랑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상의 존재라고 생각해요. 로저에게 삶을 살아가는 목적이 될 수 있다고 봐요. 공연을 계속하면서 로저를 나올 수 있게 한 수호천사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서로 다른 매력의 소유자인 아이비, 김수하와 호흡하고 있다.
“아이비 배우는 굉장히 농염하다고 해야 할까요. 보고 있으면 그 유혹에 빠질 것 같아요. 앞에서 대시하고 어필하면 못 배기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혹하는 감정을 강하게 전달해요. 아이비 배우와 할 때는 이성으로 더 많은 느낌을 갖고 연기하는 것 같아요. 본능에 충실하게 되는 배우죠. 수하 미미는 치기 어리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마음이 좀 아픈 미미에요. 어떻게 보면 캐릭터적으로 더 가까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미미는 어린 친구인데 마약에 찌들어 살아가는 모습이 눈빛에 굉장히 많이 투영됐어요. 미미로서의 불안함이 보여서 보고 있으면 안타까워져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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