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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MC호조, 트로트 '흥 천재'를 노리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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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MC호조 / 사진=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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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트로트 '흥 천재'를 노리는 남자가 있다. MC면 MC, 노래면 노래로 흥 충전은 완료했다. 이제는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호조다.

호조가 MC 겸 가수의 꿈을 꾸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시절부터다. 그는 결혼식장에서 트로트 축가를 부르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흥'을 발견했다. 호조는 "처음에는 주말 일자리를 찾았다. 결혼식장 축가 아르바이트가 일당이 3만 원이어서 시작하게 됐다. 축가 업체 사장님이 노래를 잘 하고 말을 잘 하니 MC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서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뛰어든 일에 시행착오도 있었다. 그러나 호조는 시행착오를 원동력 삼아 더욱 굳건해졌다. 그는 "처음에는 욕을 많이 먹었다. '어디서 저런 사회자를 데려왔냐. 돈을 못 주겠다'는 이야기도 들어봤다. 이런 얘기를 들으니 욕을 한 번 안 먹어 보고 싶더라. 그래서 더 MC에 전념하게 됐다"며 "노래도 마찬가지였다. 스스로가 늘 조마조마한 심경이다. 더 잘하고 싶은 욕심과 후회가 매 무대마다 있다. 오기가 생겨서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 설명했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음악이지만, 호조가 음악을 대하는 열정과 자세는 진지했다. 그는 "음악은 한 단계 한 단계 넘어갈수록 어렵다. 노래를 배운다는 건 끝이 없다. 단 한 번도 만족한 적이 없다. 고치려고 노력해서 그 부분을 완화시키면 다른 부분이 부족한 것 같아서 연습하게 된다. 될 때까지 파고들게 된다"고 했다.

이렇게 MC로 꾸준히 활동한 호조는 어느덧 12년 차 베테랑이 됐다. 이제는 지방 행사 MC가 아닌, 매체를 통해 더 많은 관중들과 호흡하고 싶다는 포부다. 이에 호조는 2016년 데뷔곡 '너뿐'을 발매하면서 본격적으로 트로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주로 경상북도에서만 활동했는데, 큰 물에서 놀다가 죽어보자는 심경으로 서울에 상경했다. 친구가 트로트 작곡가였다. 노래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서 '너뿐'을 내게 됐다. 얼떨결에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너뿐' 이후 호조는 두 번째 곡을 준비 중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현재 녹음이 중단된 상태라고. 그는 "앨범을 준비하다가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됐다. 편곡까지는 완성됐다. 그런데 아직 녹음을 못하고 있다. 시기를 고려 중"이라며 "이번 곡은 지역색이 뚜렷한 곡이라고 소개할 수 있다. 김천시에서 지원을 받아서 작업했다. 가사에 보면 김천의 관광지가 들어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뿐'이 세미 트로트였다면, 이번에 준비하는 곡은 정통 트로트다. 준비할 때 겁도 났다. 워낙 해보지 않은 장르였다. 그런데 하면 할 수록 재밌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정통 트로트는 기교가 많다. 간드러지게 갖고 노는 맛이 있는데, 이번에 진정으로 느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여파는 앨범 연기뿐 아니라 호조의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MC로 생계를 유지하던 그에게 행사가 줄어든 것이다. 호조는 "요즘 무대 설자리가 없다 보니 일용직으로 버티기도 한다. 아르바이트 자리도 못 구하는 실정이다. 아르바이트는 정해진 시간에 일을 해야 되는데 MC는 직업 특성상 갑자기 나가야 되는 일도 많다. 피해를 끼칠 수 없으니 더더욱 아르바이트도 못한다. 마냥 기다리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이어 "다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운전 쪽으로 자격증이 많아서 생각을 해봤는데,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시작하면 본업이 돼 버릴까 봐 겁이 난다. 마이크 잡는 게 뒷전이 되면 어쩌나 싶다. 당장 가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 한 몸만 건사하면 되니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호조는 본업이 아닌, 부수입이 될 만한 일은 다방면으로 고민 중이다. 그는 "본업이랑 연관해서는 유튜브를 생각 중이다. 딱 콘텐츠를 정해놓지 않고 자유로운 형식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다. 재밌는 내 일상을 보여드리면 어떨까. 현재 영상 작업을 배우고 있다"며 "또 손재주가 있는 편이라 스칸디아모스를 예쁘게 꾸며서 파는 것도 준비 중이다. 스칸디아모스는 이끼 종류로 집안의 습기를 빨아들인다. 도매로 사서 내가 예쁘게 만들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비록 코로나19로 행사는 줄었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트로트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조 역시 열풍에 힘입어 도약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그는 "트로트 열풍이 분 건 기회다. 트로트 시장이 활성화된다는 점도 이 시장에 몸담고 있는 나에겐 너무 좋다"고 말했다.

호조는 TV조선 '미스터 트롯'에 지원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스터 트롯'은 1차에서는 붙었는데, 아쉽게 2차에서 탈락했다. 떨어진 이유는 아무래도 외모 때문이 아닐까. 그래도 난 내 외모에 자신감이 있다. 트로트 바닥에도 나 같은 캐릭터는 하나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점잖고 멋있는 가수가 아닌, 장난스럽고 흥 넘치지만 실력이 되는 가수 말이다"라고 밝혔다.

호조는 "현재 KBS, MBC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해 놓은 상태다. 내 목소리 자체가 허스키하다. 한 번 들으면 기억할 수 있고, 스타일이 뚜렷하다.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오디션에서 무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또 호조는 '미스터트롯'으로 사랑을 받은 가수 장민호와 영탁과 친분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장민호와 영탁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바닥에서 활동하다 보니 트로트 가수 형들과 모임을 갖게 됐다. 난 전문적으로 레슨을 받은 적은 없어서 형들에게 애교를 부리면서 알려 달라고 한다. 집에도 찾아가면서 귀찮게 했다"며 "남들이 보면 잘 된 장민호와 영탁을 보고 배 아픈 게 아니냐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이들이 얼마나 고생한 걸 알기에 너무 기분이 좋다. 안 부럽다고 하면 거짓말인데, 나는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간 그들과 똑같이 될 거기 때문에 겁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호조는 앞으로의 미래를 그렸다. 그는 "올해 안에는 어떤 프로그램이든 출연하고 싶다. 방송 3사 예능프로그램이면 뭘 던져주든 다 자신 있다"며 "크게는 내 이름이 걸린 콘서트를 하고 싶다. 나훈아, 이미자 선배처럼 TV에서 단독으로 생중계하는 나만의 콘서트 말이다"라고 하며 미소를 보였다.

호조는 "'흥 천재' 호조가 되고 싶다. 진행하고 노래하다가 내 흥을 주체하지 못할 때가 있다. 무대에서 내려가지 말라고 해도 내려가서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노래를 부른다. 이런 점을 살려서 '흥 천재'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처럼 호조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내실을 다졌다. 대한민국을 강타한 트로 열풍과 함께 호조 역시 날개를 달고 순항하길 기대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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