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코로나만 아니었어도 전설이 될 뻔한 공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트위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언더그라운드.넷] ‘코로나만 아니었어도 전설이 될 뻔한 공연.’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한 포스터(사진)에 누군가 붙인 제목이다. ‘분노의 락앤롤’이라는 제목의 이 포스터엔 출연그룹이 나열되어 있는데 ‘전설’이 될 만하다. ‘비틀스’, ‘오아시스’, ‘더 후’, ‘퀸’…. 1970~1980년대를 풍미한 록밴드들이다. 가만, 그런데 저 그룹들이 내한공연을 한다고? 그것도 함께.

폴 매카트니를 제외하면 비틀스 나머지 멤버는 이미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닌데? 포스터에 인쇄된 프레디 머큐리가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30년 가까이 되었는데. 설마 하면서도 긴가민가한 것은 오아시스의 경우 2009년 지산락페스티벌에 내한공연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한밤 중 공연장에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Don’t look back in anger”를 떼창한 기억이...(까지 쓰고 찾아보니 그게 2009년. 엊그제 일 같은 데 벌써 11년 전이다!) 아무튼 궁금하다. 포스터까지 만들어진 이 전설의 공연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 그 행사요? 바자회 같은 걸 열기로 했던 1부와 2부로 나눠 열려고 했던 게 3월 1일인가였을 겁니다. 코로나 때문에 결국 못 열고, 1부 바자회 행사만 5월말에 열었던 걸로 기억해요.”

포스터에 행사장소로 언급되어 있는 서울 관악구 ‘레드제플린펍’ 이재신 대표(49)의 말이다.

그는 “자세한 사정은 행사주최 쪽에 들어보라”며 연락처를 건냈다.

“포스터가 화제를 모았다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포스터 좀 얻을 수 없냐’는 문의도 많이 들었고요.”

행사 주최자 박모씨(22·여)의 말이다.

포스터는 인터넷에서 꽤 알려진 하위문화인 ‘슬픔의 케이팝 파티(슬케팝)’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했다고 했다.

“이제는 케이팝의 주류가 아닌 소녀시대, 2NE1, f(x)의 노래를, 장소를 대관해서 떼창하는 그런 것과 비슷한 취지 행사거든요.”

당연히 내한공연이나 모창을 하는 것이 아니라 록그룹의 전성기 시절 공연영상을 틀어놓고 떼창을 하는 행사였다.

그는 제목에 ‘분노’라는 말을 사용한 건 명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라는 ‘록 불모지’에 잘 오지 않은 것도 그렇지만, 옛날 록스타가 자기 관리도 못 해 탈모가 생긴다거나 재결합하지도, 앨범을 내지도 않고 있는 게….”

그래도 언급한 그룹 중 오아시스는 내한공연을 한 적 있지 않은가.

“아, 그것도 화나는 일이에요. 그땐 제가 어려서 이런 세계를 알지 못할 때였으니….”

생각해 보니 오아시스 내한공연 때 박씨는 열한 살이었다.

“사실 여건이 되면 20~30대 여성만을 위한 자리를 만들고 싶어요.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마음껏 춤추고 놀 장소가 많진 않거든요. 어디 가면 꼭 듣는 이야기가 ‘젊은 여자분들이 이런 노래를…’이라는 말입니다. 그런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스트레스가 되어버렸어요.”

기자도 물어볼 뻔했다. 어쨌든 그 꿈, 꼭 이루시길.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